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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이틀 만에 또다시 “코로나 발원지 연구 강화” 지시

중앙일보 2020.03.05 01:00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또다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발원지에 대한 연구 강화를 지시했다. 시 주석은 4일 중국 최고 지도부 회의인 정치국 상무위원회를 개최하고 “계속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근원 연구를 강화하라”고 말했다.
 

4일 6차 신종 코로나 정치국 상무위원회 개최
“계속해서 코로나 발원지 연구 강화하라” 역설
2일엔 “코로나 어디서 왔는지 조사하라” 언급도
중국 관영 언론에선 “중국이 사과할 필요 없다”
“세계가 중국에 감사해야 한다” 주장도 등장
외교부, "중국에 누명을 덮어씌우려는 것"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4일 중국 최고 지도부 회의인 정치국 상무위원회를 개최하고 방역과 생산의 두 마리 토끼잡기를 강조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발원지에 대한 연구 강화를 지시했다. 지난 2일에 이어 또다시 바이러스 근원지를 언급한 것이다. [중국 신화망 캡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4일 중국 최고 지도부 회의인 정치국 상무위원회를 개최하고 방역과 생산의 두 마리 토끼잡기를 강조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발원지에 대한 연구 강화를 지시했다. 지난 2일에 이어 또다시 바이러스 근원지를 언급한 것이다. [중국 신화망 캡처]

 
지난 2일 중국 군사의학연구원과 칭화(淸華)대학 의학원을 잇달아 시찰한 뒤 가진 좌담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근원과 전파 경로 연구 강화”를 역설한 데 이어 불과 이틀 만에 다시 신종 코로나의 발원지 문제를 들고나온 것이다. 
 
이번엔 중국 최고 지도부 회의에서 언급한 것으로, 지난 2일의 발언과 비교해 의미가 더 크다. 또 4일의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시 주석이 신종 코로나 대응과 관련해 주재한 여섯 번째 정치국 상무위원회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일 칭화대학 의학원을 방문해 연구진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어디에서 왔는지를 조사하라고 주문했다. [중국 신화망 캡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일 칭화대학 의학원을 방문해 연구진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어디에서 왔는지를 조사하라고 주문했다. [중국 신화망 캡처]

 
이날 시 주석은 승기를 잡아가는 신종 코로나 방역 업무를 한층 강화하는 한편 생산 활동 재개에 만전을 기하라고 주문했다. 또 “과학연구의 핵심 문제 돌파력을 강화해 우세한 역량으로 먼저 가장 긴박한 문제를 해결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계속해서 바이러스 근원과 전파 시스템에 대한 연구를 강화하라”고 역설했다. 또 “백신과 진단 키트, 의료 장비 등의 연구 개발을 임상 치료와 긴밀하게 결합하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지난달 26일의 신종 코로나 관련 5차 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선 “중국의 방역 경험을 세계와 나누라”고 말했다. 이번 6차 회의에선 “바이러스 근원 연구 강화”를 지시해 중국이 신종 코로나의 발원지가 아니라는 점을 부각한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최근 신종 코로나 사태와 관련해 방역 작업과 생산 활동 재개를 동시에 주문하면서 한편으론 신종 코로나의 근원을 찾으라고 역설하고 있다. [중국 신화망 캡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최근 신종 코로나 사태와 관련해 방역 작업과 생산 활동 재개를 동시에 주문하면서 한편으론 신종 코로나의 근원을 찾으라고 역설하고 있다. [중국 신화망 캡처]

 
배경엔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가 유행하며 ‘중국 책임론’이 대두하는 걸 애초에 싹부터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최근 중국 언론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중국이 사과해야 할 게 아니라 오히려 세계가 중국에 감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실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4일 신화망(新華网)과 환구망(環球网) 등에 잇따라 실린 “떳떳하라, 세계가 중국에 감사해야 한다”는 제목의 글이다. 이 글은 ‘황(黃)선생이 금융을 본다’는 계정 사용자의 글인데 이를 중국 관영 언론이 공식 인용한 형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어디에서 발원했는지를 연구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배경엔 코로나 발원지가 중국이 아니란 주장이 깔렸다. [중국 신화망 캡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어디에서 발원했는지를 연구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배경엔 코로나 발원지가 중국이 아니란 주장이 깔렸다. [중국 신화망 캡처]

 
이 글은 “최근 중국이 세계를 향해 사과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데 이는 매우 터무니없다”고 강변한다. “중국이 신종 코로나와 싸우느라 엄청난 희생과 경제적 비용을 지불한 끝에 그 전파 경로를 차단했다”고 주장했다. “세상 어떤 나라가 중국만큼 희생했느냐”고 따진 후에 “현재 많은 연구가 바이러스의 근원이 다른 나라에서 왔다고 지적한다며 이 때문에 중국은 사과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글은 또 “세계가 중국에 대해 감사해야 한다"며 "중국의 거대한 희생이 없었다면 세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항할 시간적 여유를 갖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라는 주장했다. 온라인 공간의 대화방에서나 들을 말이 중국 관영 언론에 버젓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4일 정례 브리핑에서 "신종 코로나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칭하는 것은 중국에 전염병을 만든 나라라는 누명을 덮어씌우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AP=연합뉴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4일 정례 브리핑에서 "신종 코로나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칭하는 것은 중국에 전염병을 만든 나라라는 누명을 덮어씌우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AP=연합뉴스]

 
이런 움직임에 이날 중국 외교부까지 가세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개별 매체가 어떤 근거도 없이 신종 코로나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멋대로 칭하는 것은 중국에 전염병을 만든 나라라는 누명을 덮어씌우려는 것으로, 전적으로 다른 저의가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오 대변인도 신종 코로나의 발원지가 중국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재 바이러스 발원지를 찾는 작업이 진행 중인데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면서 “세계보건기구(WHO)도 여러 차례 신종 코로나는 세계적 현상이며 발원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밝혔었다”고 말했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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