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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경제에 11.7조 인공호흡 “빨리 돈 풀어라”

중앙일보 2020.03.05 00:02 경제 1면 지면보기
4일 오후 서울 종로 피맛골 골목. 음식점 간판은 즐비하지만, 지나는 이들이 없다. 김영주 기자

4일 오후 서울 종로 피맛골 골목. 음식점 간판은 즐비하지만, 지나는 이들이 없다. 김영주 기자

문재인 정부 들어 최대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이 편성됐다. 512조3000억원 규모 수퍼 예산의 잉크도 채 마르기 전에 초(超)스피드로 추경안이 짜였다. 이번 추경 앞에는 ‘코로나19 극복’이란 수식어가 붙었다. 한국 경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점점 크게 번지면서 당장 급한 불을 끄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정부의 위기감이 배어 있다.
 

역대 네번째 규모 추경안 확정
당장 불 꺼야 위기감에 초고속 편성
바닥경기 살리고 취약층 지원 집중
7세 미만 자녀당 40만원 상품권
3~6월 카드 쓰면 소득공제 2배로

정부는 4일 국무회의를 열고 11조7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정했다. 현 정부 들어 매년 추경이 편성됐는데, 올해 이전에 추경 규모가 10조원이 넘었던 건 2017년(11조2000억원)뿐이다. 이번 추경은 역대로도 네 번째 규모에 해당한다. 올해 추경보다 규모가 컸던 해는 금융위기 대처에 쓰였던 2009년(28조4000억원), 경기 침체와 세수 결손 해소를 위해 편성한 2013년(17조3000억원), 외환위기에 대응한 1998년(13조9000억원)뿐이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대응을 위한 2015년 추경(11조6000억원)보다도 규모가 크다.
 
추경은 이례적으로 신속히 진행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추경 편성을 검토하라”고 한 이후 열흘 만에 정부 추경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금번 추경 산업은 코로나 사태 방역 및 피해 극복, 민생 안정과 관련해 시급성·집행가능성·한시성이라는 세 가지 원칙에 부합하는 사업을 중심으로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2020년‘코로나19 극복’추경.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2020년‘코로나19 극복’추경.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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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 예산 중 2조3000억원은 감염병 검역·진단·치료 등 방역체계를 고도화하는 데 쓰일 계획이다. 정부는 우선 병실 안의 바이러스가 바깥으로 퍼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음압 병실과 음압 구급차를 추가 구입하고, 호남권 1곳이었던 감염병 전문병원을 영남권과 중부권에 1곳씩 확충할 방침이다. 정부의 방역조치에 참여하면서 피해를 본 의료기관에는 총 3500억원을 들여 보상한다.
 
이번 사태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는 총 2조4000억원이 쓰인다. 소상공인·중소기업 긴급경영자금 융자에 2조원을 확대 지원하고 기업은행을 통해 소상공인 초저금리(1.48%) 대출도 2조원 확대한다. 또 저임금 근로자를 계속 고용하는 소상공인 사업장에는 4개월 동안 1인당 7만원의 임금 보조금을 지급한다.
 
연도별 추경 규모 및 추경 편성 이유.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연도별 추경 규모 및 추경 편성 이유.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3조원 규모의 민생·고용 안정 대책도 들어갔다. 7세 미만 자녀가 있는 가족은 자녀 한 명당 4개월간 월 10만원씩 총 40만원어치의 지역사랑상품권을 받게 된다. 10만원의 아동수당과 별도로 지급된다. 생계·의료·주거·교육급여 수급자에게도 지역사랑상품권 등을 4개월간 준다. 가구원 수에 따라 지급 액수는 달라진다. 생계·의료급여 수급 가구의 경우 1인 가구는 월 13만원, 2인 가구는 22만원, 3인 가구는 29만원, 4인 가구는 35만원어치를 각각 받는다. 고효율 가전제품을 사면 구매 가격의 10%를  30만원 한도 내에서 돌려받는다.
 
또 3월부터 6월까지 신용카드 사용액에 대한 소득공제율은 2배로 올라간다. 신용카드는 15→30%, 체크카드와 현금영수증은 30→60%, 전통시장·대중교통 사용분은 40→80%의 소득공제율이 적용된다. 다만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받으려면 연간 총급여의 25% 이상을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등으로 써야 한다. 3~6월 자동차를 사면 개별소비세를 100만원 한도에서 70% 깎아준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소비 심리가 극도로 얼어붙은 상황을 일단 풀어야 한다”며 “소비 심리를 깨우고 실질적인 경기 부양 효과를 얻으려면 경제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도록 효율적이고 즉각적인 집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하남현·임성빈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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