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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독박 육아’에 지친 엄마들…육아템 사들이기 나섰다

중앙일보 2020.03.04 16:14
2월 1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 일가족이 거주한 경기도 시흥의 한 아파트 놀이터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뉴스1

2월 1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 일가족이 거주한 경기도 시흥의 한 아파트 놀이터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뉴스1

“오늘의 시간표는 0교시 율동, 1교시 한글, 2교시 요리, 3교시 발레, 4교시 수학”
 
경기도 이천시에 사는 가정주부 김정현 씨(37)는 최근 소셜미디어에 ‘정현스쿨’ 해시태그(#)와 함께 게시물을 올리고 있다. 5살 딸과 함께 하는 ‘집에서 놀자 시리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지난달부터 외출을 자제하던 김 씨는 지난달 22일부터는 거의 ‘집콕’ 신세가 됐다. 김씨가 거주하는 아파트에서만 코로나19 확진자가 3명이나 발생하면서다. 시끌벅적 아이들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던 아파트 놀이터는 텅 빈 지 오래다.
 
딸과 종일 붙어 지내다 보니 처음엔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털어 요리하다가 교구 판매 사이트를 찾아 글라스 호일, 컬러 종이컵 등 만들기 재료를 대량 구매했다. 아이 책도 여러 권 샀다. 코로나 사태로 도서관이 휴관하면서 대출이 아예 불가능해져서다. 김 씨는 “최근 2주일간 딸과 함께 활동하는데 쓴 비용이 20만원은 된 것 같다”며 “돈도 돈이지만 매일 하루를 어떻게 보낼지가 가장 큰 고민”이라고 말했다.
집에서 피자만들기. 사진 김정현씨.

집에서 피자만들기. 사진 김정현씨.

각종 소셜미디어와 맘카페에선 김씨와 비슷한 일상을 보내는 엄마들의 고민이 쏟아진다. 주로 “아이랑 온종일 어떻게 지내나요”, “코로나 너무 지겨워요”, “하루 세끼 챙겨 먹이는 거 너무 힘들어요” 같은 내용이다. 코로나19 사태로 개학이 3주나 미뤄지면서 고민은 더 커졌다. 일부 엄마들은 돌아가면서 영어책 읽어주기 등 가정보육이나 홈스쿨링을 하는 ‘품앗이’에 나서기도 했다.
 

교육완구 소비 급증…“게임기 재고 없을 정도”

서울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경보 심각 단계 격상에 따라 어린이집이 휴원·휴관에 들어간 2월 25일 서울의 한 어린이집 교실이 텅 비어 있다. 뉴스1

서울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경보 심각 단계 격상에 따라 어린이집이 휴원·휴관에 들어간 2월 25일 서울의 한 어린이집 교실이 텅 비어 있다. 뉴스1

'독박육아'에 따른 이런 고충은 온라인 쇼핑몰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아이들과 실내에서 할 수 있는 보드게임이나 퍼즐, 모래놀이 등 각종 교육완구 소비량이 급증한 것.  
 
G마켓의 경우 지난달 23일부터 지난 2일까지 장난감 매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43%였다. 이 가운데 모래놀이(309%), 트램펄린(102%), 블록(121%), 유아물감(383%) 매출이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위메프의 토이 북과 자석 블록 매출 증가율은 각각 960%, 804%에 달했다. 11번가에선 점토 놀이 완구가 2.6배, 그네와 미끄럼틀, 볼 풀 등 공간 놀이기구가 2배로 매출이 각각 늘었다.
 
롯데마트가 지난달 18일부터 2일까지 2주간 토이저러스 온라인몰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36% 늘었다. 특히 닌텐도 스위치와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같은 게임 관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인기를 끌었다. 롯데마트 측은 “게임기 관련 상품은 재고를 확보하기 어려울 정도로 팔리고 있다”고 밝혔다.
 

홈쇼핑은 스쿨링 긴급 편성·기획전까지

사진 CJ ENM 오쇼핑

사진 CJ ENM 오쇼핑

홈쇼핑 업계에선 홈스쿨링 관련 매출이 눈에 띄게 늘면서 긴급 편성에 나서고 있다. GS홈쇼핑은 지난 1일과 2일 방송한 온라인교육 상품과 홈스쿨링 렌털 상품 매출액이 당초 목표를 200%와 150%씩 넘기면서 홈스쿨링 관련 상품을 추가 편성하기로 했다.  
 
현대홈쇼핑도 지난달 24일 판매한 스마트러닝 프로그램이 평소보다 82.1% 많은 매출 5억원을 기록했고, 지난달 5일과 7일 방송했던 유·아동 교육 놀이 상품도 각각 35%, 10%씩 목표 매출액을 초과 달성했다. 

 
CJ ENM오쇼핑부문은 지난 2일부터 CJ몰에서 초등학생 어학 및 독서 상품부터 유아 교구 등을 선보이는 ‘우리집 홈스쿨링’ 기획전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 유·아동 도서 등 교육 상품 주문량이 전달보다 170% 늘면서다. 지난달 26일 판매한 연령별 교과 과정 독서 프로그램 정기배송 상품은 목표 판매량을 63% 초과 달성하기도 했다. 4일 초등학생 교과 AI 스마트 학습 프로그램과 6일 EBS 무제한 수강권 등 판매를 앞두고 있다.
 
CJ ENM오쇼핑부문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유치원, 초등학교 개학이 연기되고 학원이 휴원하는 등 아이들의 교육환경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학습 공백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홈스쿨링 기획전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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