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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가 직접 댓글 달아준다…‘덕질’ 편해지는 요즘 앱

중앙일보 2020.03.04 06:00
'문화 강국', '정보기술(IT) 강국'. 한국의 두 대표 산업이 만나는 지점은 어디일까. K팝의 원동력인 '덕질(팬덤 활동)'에도 IT는 필수다. 10년 전 덕질의 중심지가 웹 기반의 '공카(공식 팬카페)'였다면, 요즘은 앱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스마트한 덕질을 도와주는 '덕질 필수 앱'을 살펴봤다.
 

BTS 오리지널 공개한 '위버스'

위버스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개발 자회사 비엔엑스(beNX)가 지난해 6월 출시한 팬 커뮤니티 앱이다. 현재 소속 가수인 방탄소년단(BTS)ㆍTXTㆍ여자친구의 205개국 팬덤 520만명이 가입해있다. 빅히트는 2018년 물적분할을 통해 비엔엑스를 설립하면서 "기존 IT 회사에 콘텐트를 제공하는 대신 팬과의 소통에 최적화된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위버스' 캡처. 2일 새벽 팬 게시물에 BTS 멤버 뷔가 댓글을 달았다. 5분만에 '좋아요' 1만개가 찍혔다. [사진 위버스 캡처]

'위버스' 캡처. 2일 새벽 팬 게시물에 BTS 멤버 뷔가 댓글을 달았다. 5분만에 '좋아요' 1만개가 찍혔다. [사진 위버스 캡처]

위버스의 락인(lock-in) 전략은 영리하다. V앱과 팬카페, 유튜브 등에 흩어져있던 콘텐트를 앱 하나에 모았다. 여기서 'BTS 본보야지 시즌4'를 단독 공개하는 등 오리지널 콘텐트를 선보인다. 스타는 위버스에 직접 글을 쓰고, 일상을 공유하고, 팬에게 댓글을 단다. BTS 멤버 '뷔'는 팬과 게임도 한다. 스타의 특정 게시글은 응원ㆍ댓글에 시간제한(24시간)이 있다. 팬들이 앱을 자주 찾고, 즉각 반응하게 한 것이다. 실제 지난 2일 오후 BTS의 RM이 올린 게시글엔 1분 만에 댓글 1만개가 달렸다. 위버스 계정은 커머스 앱 위플리(위버스샵)와도 연동된다.
 
BTS 팬클럽 '아미'에서 2년째 활동 중인 강혜리(26)씨는 "위버스가 생기면서 소통이 더 활발해졌다"며 "아미들이 쓴 글을 멤버들이 직접 보고 댓글을 다는데, 트위터 답글을 받는 것만큼 기분 좋다"고 말했다.
 
강력한 IP(지적 재산권)를 토대로 거대 플랫폼에서 독립하려는 흐름은 기획사 전반에서 관찰된다. SM엔터테인먼트도 자체 팬 플랫폼 '리슨(lysn)'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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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질'의 정석

트위터와 네이버 브이라이브(V앱)는 덕질의 기본이다. 트위터에선 관심사가 같은 '트친(트위터 친구)'을 만나기 쉽고, 해시태그ㆍ리트윗으로 집단적 움직임을 보여주기도 좋다. 지난해 전세계에서 발생한 K팝 관련 트윗은 무려 61억건. 2018년 러시아 월드컵 관련 트윗(6억건)의 10배다. 잭 도시 트위터 대표는 지난해 3월 방한 행사에서 트위터 부활의 주역으로 K팝을 꼽았다.


V앱은 '스타 라이브 방송'으로 출시 5년 만에 240개국에서 매달 3000만명이 찾는 서비스가 됐다. 아이돌 위주로 1300여 개 채널이 운영된다. 스타는 언제 어디서나 '나만의 방송'을 켜고, 팬들은 그걸 실시간으로 시청한다. 아이돌그룹 위너와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는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콘서트ㆍ팬미팅을 V앱 라이브로 대체하기도 했다. V앱은 지난해 유럽과 미주에서 각각 3년간 성장률(월 사용자수 기준)이 659%, 572%를 기록했다.
 
지난 21일 BTS가 정규 4집을 발매한 직후 48시간 동안 각국에서 관련 트윗 1700만건이 발생했다. [사진 트위터]

지난 21일 BTS가 정규 4집을 발매한 직후 48시간 동안 각국에서 관련 트윗 1700만건이 발생했다. [사진 트위터]

"내 가수 스케쥴 알려줘"

린더는 일정 알림 앱이다. 특정 스타를 구독하면 방송ㆍ공연ㆍ생일 등 스케줄 알림이 온다. 스타 외에도 '코로나19' 뉴스, '올리브영 세일', '뮤지컬 티켓팅' 등 다양한 일정을 구독할 수 있다. 린더를 사용하는 10년차 아이돌 팬 김모(25)씨는 "예전엔 포털 캘린더에 직접 스케쥴을 적어가며 덕질했는데 세상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화력_인증_투표앱

투표는 팬덤이 가진 '화력'의 척도다. '최애돌'은 '최애(제일 좋아하는 스타)'에게 하트를 줘 순위를 겨루는 앱이다. 월별 누적 1위가 되면 스타의 이름으로 복지재단에 50~100만원씩 기부된다. '팬앤스타', '팬플러스' 같은 앱도 인기다. 일정 투표 수를 채우면 뉴욕 타임스퀘어나 지하철역에 스타의 광고를 걸어준다. 멜론 '아지톡', '틱톡'도 필수 앱이다. 인기가요 등 음악방송 순위에 투표가 반영되기 때문이다.
 
아이돌 투표 앱 '최애돌'(왼쪽)과 '팬앤스타'. 최애돌은 월별 누적 인기순위 1위인 아이돌의 이름으로 기부를, 팬앤스타는 지하철역 광고를 걸어준다. [사진 각 앱 캡처]

아이돌 투표 앱 '최애돌'(왼쪽)과 '팬앤스타'. 최애돌은 월별 누적 인기순위 1위인 아이돌의 이름으로 기부를, 팬앤스타는 지하철역 광고를 걸어준다. [사진 각 앱 캡처]

댄스배틀 앱

K팝 댄스배틀 앱 '어메이저'는 95%가 해외 사용자다. 특히 미국ㆍ베트남ㆍ브라질 사용자가 많다. 같은 곡에 춤을 춘 두 영상 중 한 쪽에 투표해 인기 영상을 뽑는 시스템이다. '틱톡'과 '틴더'가 반씩 섞인 형태다.
 
이같은 트렌드에 대해 신민수 한양대 경영대 교수는 "K팝 시장의 전망이 밝더라도 IT를 접목할 땐 앱 경제에 숙련된 소비자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과거에는 한 분야를 장악할 정도로 앱 정체성이 분명해야 했지만, 요즘은 콘텐트ㆍ커뮤니티ㆍ커머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앱이 시장 주도권을 잡는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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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민 기자 kim.jungmin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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