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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대구에 위험한 확진자 355명···이중 260명이 집에 있다

중앙일보 2020.03.04 02:00 종합 8면 지면보기
3일 대구시 수성구 노변동 대구스타디움에서 119 구급대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19) 경증 확진자 이송을 끝내고 늦은 점심을 해결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대구시 수성구 노변동 대구스타디움에서 119 구급대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19) 경증 확진자 이송을 끝내고 늦은 점심을 해결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광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중 기저질환(지병)을 가진 사람이 355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뇨나 폐질환 같은 지병을 앓고 있는 환자다. 이들은 사망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에 속한다. 보건 당국은 만성 기저질환 보유자, 65세 이상 노인 등을 고위험군으로 본다. 
 

건보, 대구환자 중 2390명 분석한 결과 

건강보험공단이 3일 대구의 확진환자 2390명을 분석한 결과,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은 355명(14.9%)이다. 당뇨병이 100명, 폐질환이 187명, 암이 57명, 고혈압이 37명, 신부전(신장병)이 7명, 심부전(심장병)이 6명 등이다. 39명은 이런 병을 두 가지 이상을 앓고 있다. 또 60대 이상의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은 162명(중복질환자 포함)이다. 3일 기준 대구 확진환자는 3600명이다. 건보공단 분석 비율을 적용하면 기저질환 환자는 536명으로 추정할 수 있다. 
 
기저질환 확진자들은 어디에 있을까. 대구시의 음압병상(병실 공기가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는 특수시설)은 54개다. 이미 100% 가동 중이다. 환자의 중증도를 구별하지 않고 먼저 발생한 확진환자가 음압병상을 차지하고 있다. 경증 환자가 상당수 입원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들이 평균 3주간 음압병상을 차지하다가 퇴원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일에서야 보건 당국이 환자의 중증도를 4단계로 나눠 중증 이상만 음압병상에 입원시키기로 방침을 바꿨다. 
3일 울산중구새마을회 방역 봉사대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울산 중구 동헌 주변을 방역하고 있다. 뉴스1

3일 울산중구새마을회 방역 봉사대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울산 중구 동헌 주변을 방역하고 있다. 뉴스1

 

자가격리자 중 60대 이상 '고위험군' 18% 

보건 당국은 ▶65세 이상 고령 ▶당뇨·만성 폐질환·암환자 등 만성 기저질환자 ▶투석환자 등 특수상황자 ▶산소치료가 필요한 입원환자를 고위험군으로 본다. 고령의 기저질환 고위험군이 언제든지 중증으로 악화할 수 위험이 있다. 코로나19는 기저질환이 있을 경우 갑자기 증세가 악화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그나마 병원에 입원하고 있으면 응급 대처가 가능하다. 입원 기회를 못 잡고 집에 격리된 고위험군이 문제다. 그동안 대구에서 5명이 집에서 숨지거나 이송 중 숨졌다. 3일 기준 집에 방치된 대구의 확진환자는 2195명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60대 이상의 고위험군이 391명(17.8%)이다. 60대 288명, 70대 84명, 80대 이상은 19명이다. 이 중 일부가 3일 연수원으로 옮겼지만 여전히 1800여명이 집에 있다. 건보공단 분석 비율을 적용하면 260명가량이 기저질환 환자로 추정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왼쪽)가 3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대구 중구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을 찾아 의료봉사를 위해 레벨D 보호복을 입고 격리병동으로 들어가고 있다. 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왼쪽)가 3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대구 중구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을 찾아 의료봉사를 위해 레벨D 보호복을 입고 격리병동으로 들어가고 있다. 뉴스1

 

매일 수백명씩 느는 환자 감당 어려워 

대구시의사회 소속 110명의 의사가 이들을 전화 상담해서 중증도 등을 파악하고 있다. 매일 수백명씩 느는 확진자를 감당하지 못한다. 대구의 한 의사는 “한 70대 환자는 ‘스스로 체온을 재기 어렵다’ ‘귀가 어둡다’고 말씀하시더라”며 “이럴 땐 입원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구시의사회 관계자는 “하루에 500명씩 늘다 보니 전화 상담과 중증도 구분의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흉통이나 호흡곤란을 호소하는 환자를 발견해 입원시킨 경우도 있다. 아주 운이 좋은 경우다.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며 병상이 부족해지자 3일 오후 대구시 수성구 노변동 대구스타디움에 경주 등에 마련된 생활치료센터로 이동할 경증 확진자들을 태운 119 앰뷸런스가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며 병상이 부족해지자 3일 오후 대구시 수성구 노변동 대구스타디움에 경주 등에 마련된 생활치료센터로 이동할 경증 확진자들을 태운 119 앰뷸런스가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생활센터로 환자 옮기는 것도 쉽지 않아 

자가격리 중인 환자를 생활치료센터로 옮기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한 명의 소방대원이 구급차에 환자를 태워 이송한다. 인력과 구급차량이 매우 부족하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이송할 환자를 추리고 이들의 동의를 받아 의료시설이 아닌 곳에서 진료행위를 해야 하다 보니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며 “이런 게 전부 행정절차다. 계획대로 하려면 한참 전 사전 협의가 필요했던 사항”이라고 말했다. 
 
대구= 김윤호·김정석 기자, 김민욱·황수연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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