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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30분 밀착하는데…미용사 등 서비스업 코로나 비상

중앙일보 2020.03.04 00:03 종합 16면 지면보기
대전시 유성구 방역 요원들이 지난 1일 궁동 일원에서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전시 유성구 방역 요원들이 지난 1일 궁동 일원에서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전시 서구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신관순씨는 최근 미용실 문을 닫았다. 그가 영업을 중단한 건 미용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지 40년 만에 처음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고객의 발길이 끊겼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헤어숍·철도·극장가 강타
미용실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
코레일 열차 창가 좌석 우선 배정
일부 영화관은 한 칸씩 띄고 매표

신씨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지난해 2월 종업원(1명)까지 해고하고 혼자 영업을 해왔는데 요즘 하루에 한 명도 안 올 때가 있어 아예 문을 닫았다”며 “인근 지역 미용실에서 확진자까지 나와 미용업계가 더욱 얼어붙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미용업 등 고객과 종사원 사이 또는 고객 간 밀접 접촉하는 업종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미용업계는 지난 1일 대전시 유성구 궁동의 리소헤어 충남대점 20대 남자 미용사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타격이 더 크다고 한다.
 
3일 대전미용사협회에 따르면 대전지역에는 4000여 개의 미용실과 150여 개 이발소가 있다. 이 가운데 20% 정도는 문을 닫았고, 나머지도 사실상 개점 휴업상태라고 한다. 미용업은 업무 특성상 최소한 30분, 길게는 2시간 이상 고객과 밀착 접촉해야 한다. 또 말을 하지 않고는 업무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코로나 사태에서 미용업은 ‘서비스업계의 사각지대’로 불린다.
 
미용사들은 고객을 상대할 때 마스크 착용이 필수다. 신관순씨는 “요즘 마스크를 구하기도 어려운데 업주 혼자 영업하는 미용실은 마스크를 구하러 갈 사람도 없다”며 “정부나 지자체에서 마스크라도 쉽게 구할 수 있게 대책을 마련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전시 서구 만년동의 미용실 업주 백모(51)씨는 “하루에 한두명 정도 고객이 찾고 있다”며 “마스크는 구할 수 없고 영업은 해야 하고 답답하다”고 했다.
 
총선 후보도 대책을 호소했다. 조수연 미래통합당 대전 서구갑 예비후보는 “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식당, 이·미용 업소 종사자, 시장 상인 등에게 마스크를 우선 공급해주는 것을 공식 제안한다”고 했다. 사업자등록증과 신분증을 지참하면, 이를 확인해 우선 살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한국철도(코레일)도 대책을 마련했다. 열차의 특성상 승객끼리 좁은 공간에서 접촉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철도는 3일부터 승객을 창가 좌석으로 우선 배정해 2명이 나란히 앉는 경우를 최소화하기로 했다. 승객 사이 거리를 최대한 멀게 하겠다는 취지다.
 
한국철도는 승객수가 적은 열차를 대상으로 지난달 27일부터 이런 방식을 적용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모든 열차로 확대한다. 다만 예약률이 50%를 넘으면 창가 자리를 배정한 다음 통로 쪽 자리를 채울 수 밖에 없다고 한국철도는 전했다.
 
일부 승객들은 “다른 열차는 몰라도 코로나19 집단 발생지역인 대구·경북을 경유하는 경부선 노선은 좌석을 한 칸씩 띄어 배정하도록 발권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한국철도는 검표 등을 위한 승무원의 객실 방문도 당분간 최소화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극장도 사정은 비슷하다. 대전지역 일부 극장은 3일부터 한 석을 건너뛰는 징검다리 좌석 입장권을 팔기로 했다. 극장 관계자는 “관람객이 코로나 사태 이전보다 90% 줄었다”며 “관객이 알아서 접촉을 피할 수 있는 좌석을 사기 때문에 배치가 큰 의미는 없지만 되도록 관람객이 떨어져 앉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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