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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재택근무, 회사가 안 알리고 위치 추적 땐 위법

중앙일보 2020.03.04 00:02 경제 2면 지면보기
지단달 25일 티몬 직원들이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경보 격상에 따른 재택근무를 위해 노트북을 수령하고 있다. 티몬은 직원들의 건강관리와 지역사회 전파 방지 차원에서 26일부터 28일까지 3일간 전 직원 재택근무를 실시했다. [뉴스1]

지단달 25일 티몬 직원들이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경보 격상에 따른 재택근무를 위해 노트북을 수령하고 있다. 티몬은 직원들의 건강관리와 지역사회 전파 방지 차원에서 26일부터 28일까지 3일간 전 직원 재택근무를 실시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은 직장인의 일하는 방식도 바꿔놨다. 재택근무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평소와 다름없는 근무’를 원하는 회사와 ‘느슨한 유연 근무’를 바라는 근로자 간 동상이몽도 나타나고 있다. 회사로 출퇴근할 경우 명확했던 업무 경계가 불분명해지면서다. 최근 ‘신종 코로나 관련 사업주의 법적 책임’ 보고서를 낸 법무법인 화우 오태환 변호사의 조언을 받아 재택근무를 둘러싼 궁금증을 팩트 체크했다.
 

검색 등 딴짓하면 업무 태만 징계
인터넷·전화비 회사가 낼 의무없어

사고 땐 산재, 근로자에 입증 책임
분쟁 대비해 근무 기록해둘 필요

① 재택근무를 위치 추적하면=위치정보법 15조에 따르면 개인 동의를 받지 않고 위치 정보를 수집·이용하거나 제공할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개인정보보호법 16조는 ‘개인정보를 수집할 경우엔 목적에 필요한 최소한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하지만 일부 회사에선 직원에게 업무용 PC·스마트폰을 주거나, 업무용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게 하면서 위치정보 수집에 동의하도록 하고 있다. 동의를 근거로 위치 추적할 길을 열어놓은 셈이다.
 
원칙적으로 회사가 근로자 동의를 받았다면 재택근무에 따른 위치 추적도 할 수 있다. 다만 동의받을 때 재택근무자의 위치 파악 등을 정보처리 목적으로 사전에 고지한 경우만 가능하다. 특히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해 수집한 위치 정보를 징계할 때 근거로 쓸 경우 절차 위반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② 전화 안 받고, 인터넷 검색으로 시간 때우면=재택근무도 엄연한 근무다. 근로자는 근무 시간 중 성실하게 일할 의무가 있다. 근무 시간 중 정위치, 언제든 통화할 수 있도록 유선 대기하는 등 회사의 재택근무 지침에도 불구하고 직원이 전화를 제대로 받지 않거나 인터넷 검색, 취미·영리 활동을 하는 등 업무에 태만할 경우 복무규율 위반에 따른 징계 대상이다. 다만 회사가 실제 근무에 태만한 근로자를 징계하려면 구체적인 태만 행위·상황을 특정해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 근로자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방식으로 일하는지 확인하기 어려운 만큼 처벌은 쉽지 않다.
 
③ 집에서 일하니 돈이 나가는데=집에서 인터넷·전화로 업무를 할 경우 들어가는 비용도 회사가 실비 정산을 해줘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사용자가 근로에 대한 대가로 임금을 주는 것 외에 업무에 필요한 부대비용을 별도로 줘야 할 법률상 의무는 없다. 다만 업무에 꼭 필요한 경우 발생하는 인터넷·전화 등 비용에 대해 단체협약·취업규칙 근거 규정에 따라 실비를 청구할 수 있다. 사용자는 재택근무로 사무실 유지 비용이나 보조 인력 인건비 등 간접비를 덜 지출하는 데 따른 반사 이익이 발생한다. 재택근무가 장기화할 경우 노사 합의로 적정한 비용 보전 기준을 마련해 두면 좋다.
 
④ 재택근무하다 사고 나면=재택근무는 근로자 업무 장소를 자택으로 정한 것 외에는 근로기준법·산업재해보상법에 따른 제재를 받는다는 점에서 회사에서 일할 때와 같다. 원칙적으로 재택근무 시 발생한 사고도 회사에서 일할 때 사고와 업무상 산재 판단 기준이 같다는 얘기다. 다만 산재에 해당하는 ‘업무상 재해’는 업무에 기인해 발생한 재해나 출퇴근 시 입은 재해를 말한다. 사용자가 아닌 근로자가 입증해야 한다.
 
⑤ 재택근무 기준 명확하게 보완을=최근 시행한 재택근무는 사전에 노사가 근로 조건에 합의하거나 취업 규칙, 단체 협약 등에 근거를 마련하지 않은 채 급히 임시·잠정적으로 추진한 경우가 많다. 재택근무가 장기화할 경우 전체 근로시간을 정하거나 업무 수행 범위를 정할 때 다툼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사용자는 근로 계약, 취업 규칙을 통해 명확한 재택근무 기준과 보상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근로자도 분쟁 소지를 막기 위해 명확한 근무 결과를 남겨두면 좋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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