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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하기 힘든 마스크, 만들어 쓴다 "KF필터 넣으면 95% 효과"

중앙일보 2020.03.03 17:26
마스크 자체제작 소비자가 늘면서 마스크용 필터 재료도 자주 동이 난다. 네이버쇼핑 캡처

마스크 자체제작 소비자가 늘면서 마스크용 필터 재료도 자주 동이 난다. 네이버쇼핑 캡처

서울 송파구에 사는 회사원 김이경(45) 씨는 공적 마스크가 풀린 2일 동네 약국 8곳을 방문해 보건 마스크 2개(KF80)를 겨우 구하는 데 그쳤다. 어머니와 함께 쓸 마스크가 필요해 약국 순례에 나섰지만 딱 하루 치만 구한 것이다. 공급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을 절감하고 마스크 자체 제작을 결심했다. 김 씨는 이날 국산 멜트 블로운 부직포(Melt Blown·효율 94% 이상) 6m를 3만원에 주문하는 데 성공했다. 김 씨는 “면 마스크에 천을 덧대고 주문한 필터를 잘라 넣어 사용할 예정”이라며 “보건 마스크만큼 보호가 될지 모르지만 안 하는 것보다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 장기화로 마스크 공급이 여전히 불안정하다. 마스크 찾기에 지친 소비자 중 김 씨처럼 만들어 쓰기로 돌아서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온라인에서 마스크용 부직포와 MB 필터가 날개 돋친 듯 팔린다. 특히 MB 필터는 입고 뒤 몇 시간 만에 동난다. 외부로부터 공기를 걸러내는 MB 필터는 부직포의 일종으로 마스크의 핵심 소재다.    
마스크 대란 시대. 소비자는 자체 제작 마스크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 유튜브 캡처

마스크 대란 시대. 소비자는 자체 제작 마스크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 유튜브 캡처

네이버 온라인몰에서 필터를 판매하는 ‘하나워터’ 사이트엔 자체 제작에 나선 소비자 리뷰가 2300개가 넘어섰다. 방한용 면 마스크에 손수건을 덧대 바느질한 뒤 필터 교체형으로 만들었다는 체험담이 많다. 부직포 시트 혹은 빨아 쓰는 종이 행주를 이용해 일회용으로 제작해 쓴 소비자 경험담도 볼 수 있다. 마스크 대란의 시대 소비자가 대응 방식을 다각화해 견디고 있다. 
  
재봉 관련 유튜브 채널에선 마스크 만들기 가이드와 도안을 공유하고 있다. 재봉틀이 없어도 만들 수 있는 쉬운 도안이 인기다. 유튜버 ‘꼬밀자매’의 경우 적합 재료 구하기 등을 안내하고 주방에서 사용하는 다시백과 마스크용 부직포, 다리미를 이용한 마스크 만드는 법을 안내하고 있다. 이 채널 구독자 수는 1000명이 조금 넘지만, 이 동영상 조회 수는 3일 현재 12만이 넘었다. 이밖에 각종 소셜미디어에도 해시태그(#)에 마스크 자체제작 팁을 안내하고 있다. 수제 마스크를 만들어 코로나 19로 신음하는 지역이나 저소득층에 지원하자는 움직임도 있다. 
 
마스크 부족에 지쳐 자체 제작에 나선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유튜브 꼬밀자매 채널

마스크 부족에 지쳐 자체 제작에 나선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유튜브 꼬밀자매 채널

마스크 부족을 해결할 아이디어 상품에 대한 관심도 높다. 1만~2만원가량으로 필터를 교체해 쓰는 면 재질의 다회용 마스크는 일회용 마스크보다는 수급이 원활한 편이다. 실리콘이나 플라스틱으로 만든 ‘마스크 가드’도 인기다. 1만원 이상으로 가드는 반영구적이라 마스크 가격이 올라도 안심할 수 있다. 하지만 두 가지 모두 필터는 따로 사야 하는 단점이 있다. 가드 사용자들은 필터용 재료를 확보하고 잘라 쓰는 방식으로 버틴다.   
 

면 마스크에 KF필터 넣으면 최대 95% 효과 

자체 제작한 마스크가 보건 마스크만큼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 자칫 오염된 환경에서 제작한 마스크가 위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식품의약품부 이정미 의약분석팀장은 “최근 실험 결과 면 마스크에 KF 필터를 넣으면 보건용 마스크만큼의 비말 차단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에선 필터를 낀 수제마스크와 덴탈 마스크 3종을 비교해 분진포집효율 시험을 한 결과 수제 필터 면 마스크는 평균 80~95% 차단 효과가 있었다. 덴탈 마스크는 66~70%의 성능을 보였다. KF필터를 넣은 수제 면마스크가 KF80 보건용 마스크(평균 입자크기 0.6㎛, 80% 이상 차단)와 비슷한 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다만 주의사항도 있다. 면 마스크에 넣는 필터는 ▶마스크와 같은 크기로 잘라야 하고 ▶필터를 교체할 때 반드시 손을 씻고 되도록 위생용 장갑을 끼고 ▶면 마스크는 사용 뒤 필터를 뺀 뒤 세탁 ▶완전히 말려서 사용해야 차단 효과를 볼 수 있다. 
 
부직포를 재단해 일회용 마스크를 만드는 경우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깨끗한 환경에서 제작해야 하는 것은 물론, 사용하는 가위와 바늘, 다리미 등도 소독한 뒤 사용해야 한다. 접착제를 쓰는 것은 호흡기에 무리가 될 수 있다는 것도 유의할 점이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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