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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원은 의학적 판단, 격리해제는 방역적 판단으로”…더딘 퇴원율 올라갈까

중앙일보 2020.03.03 16:45
서울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조기 발견을 위해 3일 서울 잠실주경기장 등 3곳에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 방식의 선별진료소를 3일 본격 운영에 나섰다. 오종택 기자

서울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조기 발견을 위해 3일 서울 잠실주경기장 등 3곳에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 방식의 선별진료소를 3일 본격 운영에 나섰다. 오종택 기자

 3일 0시 기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4812명으로 늘었다. 지난 1월 20일 국내 첫 확진자인 중국인 A씨(35ㆍ여)가 나온 뒤 43일만이다. 확진자 중 치료가 끝나 격리해제된 숫자는 34명이다. 전체 확진자의 0.7% 수준이다.
 
 퇴원 환자의 비율이 이처럼 저조한 것은 지난달 18일 31번 확진자가 나온 뒤 신천지 대구교회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증한 영향이 크다. 지난달 20일 확진자가 100명을 넘은 뒤 13일만에 48배로 늘었다. 때문에 늘어나는 환자에 비해 회복되는 환자 수가 미미하게 보이는 것이다. 
 
 실제로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3일 현재 1~30번 확진자 중 26명은 격리해제 조치됐다.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는 4명이다. 
 
 이와 관련해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은 지난 2일 정례 브리핑에서 “환자가 없었다가 다시 환자가 생기기 시작한 지가 얼마 안됐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격리해제자가 확진 환자 중에 생기기는 좀 시간 갭(시간차)이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2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에서 코로나19 국내 발생현황 및 확진환자 중간조사 결과 등 정례브리핑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2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에서 코로나19 국내 발생현황 및 확진환자 중간조사 결과 등 정례브리핑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퇴원자 수가 더디게 늘어나는 데는 깐깐한 퇴원 기준에서도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사실상 ‘격리해제=퇴원’인 상황에서 그동안 퇴원을 판단하는 기준은 높았다.  
 
 지난 2일까지 퇴원한 환자는 임상증상이 좋아지고 난 뒤 24시간 이상 간격으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두 번 이상해서 두 번 연속 음성일 경우 퇴원할 수 있었다.
 
 방지환 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장은 지난 1일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에서 “(현재 기준에 따르면) 임상증상이 다 좋아져서 환자가 멀쩡한데 퇴원을 하지 못해 중증 환자가 치료를 받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확진자 치료를 위한 병상 부족 상황이 심각해지자 방역 당국은 2일 해당 지침을 개정했다. 퇴원 기준은 의학적 판단으로 입원 치료가 필요하냐 아니냐에 따라, 격리 해제는 방역적 측면에서 바이러스가 분비되느냐 안되느냐에 따라 결정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동안 ‘퇴원=격리해제’에서 퇴원과 격리해제의 이원화 시스템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정 본부장은 이날 “환자가 적고 이 병의 특성을 잘 알지 못했을 때는 무조건 음압격리병상으로 수용했지만 PCR 검사에서 2번 연속 음성이 확인되지 않아 체류하는 환자도 있는 만큼 의학적 판단과 방역적 측면을 고려해 이를 구분히 병상을 효율적으로 쓰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기자회견에서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이 부족한 병상의 배정과 이송 체계에 대한 제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기자회견에서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이 부족한 병상의 배정과 이송 체계에 대한 제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 센터장은 “해외 자료에 따르면 증상 발현 뒤 21일이 지나면 대개 몸에서 바이러스 배출이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퇴원 후 최초증상 발현 뒤 21일 되는 날까지 자가 격리를 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명돈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환자 상태가 좋아져 외래 진료 가능한 시점이 퇴원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퇴원→격리해제’로 완치 환자에 대한 판단을 나누는 것은 확진자 중 재발환자 발생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조치기도 하다.
 
 실제로 지난달 22일 퇴원했던 25번 환자(73ㆍ여)의 경우 퇴원 나흘만인 지난달 26일 재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달 8일 확진된 뒤 2주간 입원해 퇴원했지만 나흘만에 재확진 판정을 받고 지난달 28일 다시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PCR검사에서 위양성이 나오거나, ‘음성→양성’ 혹은 ‘양성→음성’ 등 결과가 오락가락 하는 문제도 있다. 방 센터장은 “PCR은 유전자 양을 재는 것인 만큼 거의 비슷한 시점에 검체를 추출해도 유전자 양의 차이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은 “검사에서 바이러스 음성이 나오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고 음성이 나와도 재발될 수 있는 만큼, 음성 판정을 받아도 격리기간을 3~4일 늘리고 이 기간 중에는 병원이 아닌 격리 시설 등으로 보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현옥ㆍ황수연ㆍ윤상언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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