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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코로나19 피해자 통신비 감면 추진"…통신업계 "피해 범위와 규모 산정 쉽지 않아"

중앙일보 2020.03.03 15:45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피해 지역 주민이나 소상공인을 위한 통신 요금 감면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피해 지역과 대상을 특정하고 감면 액수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이동통신사 등의 반론도 만만치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일 "이통3사 관계자들과 지난달 27일부터 이동통신 유통망 임대로 지원 등 코로나19 상생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통3사와 코로나19 피해 지역이나 피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통신 요금 감면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는 것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국가적인 재난·재해 시에 전기요금·가스요금 등과 함께 통신요금을 일시적으로 감면해 왔다”며 “이번에도 통신비 감면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현재까지 피해 상황이 확정되지 않아 구체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소상공인을 위해 강원 인제군이 2일 소상공인 점포를 돌며 소독 등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소상공인을 위해 강원 인제군이 2일 소상공인 점포를 돌며 소독 등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연합뉴스

 

특별재난구역 선포 때엔 최대 1만2500원  

정부는 우선 대구·경북 지역의 경우, 특별재난지역에 준해서 통신비 인하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대구를 방문해 “상황이 매우 엄중하기 때문에 특별재난지역 선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대구ㆍ경북 지역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지는 않았지만, 그 이상의 강력한 지원책을 동반하겠다는 의미다. 특히 정부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통신요금 감면 방안을 강력히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또 소상공인 외에도 최대한 많은 가입자에게 감면 혜택이 돌아가길 바라고 있다. 
 
하지만 이통사는 난감해하고 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지금까지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에 보조를 맞춰 보편 요금제, 선택약정 요율 인상 등을 시행해 왔다”며 “지속적인 통신비 인하로 영업이익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형 사건이 터질 때마다 통신비를 감면하라고 하니 기업으로선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대구시청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대구지역 특별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대구시청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대구지역 특별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메르스 땐 확진자·격리자만 기본요금 감면  
정부는 통신요금의 감면 사례로 포항 지진이나 강원 산불 등을 앞세우고 있다. 실제로 2017년 지진이 발생한 경북 포항과 지난해 산불이 발생한 강원 지역에 대한 통신요금 감면이 시행된 적이 있다. 이통사들은 당시 재난 등급(1~90등급)에 따라 최대 1만2500원까지 통신요금을 감면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기존 재난 지역은 시설이 얼마나 파괴됐느냐의 정도로 재난 등급을 산정한다”며 “감염병으로 인한 피해 등급에는 다른 기준이 적용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와 유사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때도 통신비 감면이 이뤄졌다. 이통사는 메르스 사태 당시 확진자와 격리자를 대상으로 휴대전화 통신비와 초고속 인터넷, 인터넷TV(IPTV)등의 기본요금 한 달 치(2015년 6월분)를 감면해줬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확진자나 격리자 등을 지원하는 것과 소상공인 등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통신비 감면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피해 범위와 규모를 산정하는 방법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동통신 3사의 브랜드 로고. [연합뉴스]

이동통신 3사의 브랜드 로고. [연합뉴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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