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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한 속이고, 사재기하고…고개든 '국민방패' 마스크 범죄

중앙일보 2020.03.03 10:25
3일 정부가 정한 마스크 공적 판매처인 서울 양천구 행복한 백화점 앞에서 마스크를 구매하려는 시민들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정부가 정한 마스크 공적 판매처인 서울 양천구 행복한 백화점 앞에서 마스크를 구매하려는 시민들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마스크'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마스크가 코로나19 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국민방패'로 자리 잡으면서다.

마스크 품귀 현상에 사재기 업자 잇따라 적발
식약처 신고센터 하루 평균 200건 피해 접수
결제사이트 유도, 대금만 챙기는 수법 유행
대구에서 정부지원 마스크 훔친 일당 검거

 
마스크 품귀현상 탓에 '금보다 귀한 마스크'라는 말이 기정사실로 한 분위기다. 충북 청주청원경찰서는 지난 2일 2014년 만든 마스크 660여장의 제조 일자를 2019년으로 바꾼 혐의(약사법 위반)로 A씨(45)를 불구속 입건했다.
 
그는 청원구 자신의 집에서 20개들이 마스크 포장 박스 33개에 붙은 제조 일자(2014년)를 2019년으로 바꾼 것으로 드러났다. 적발 당시 2014년으로 표기된 마스크 개별 포장지 제조 일자는 아직 바꾸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최근 품귀 현상을 보이는 마스크 소비자 가격이 오르자, A씨가 제조 일자만 바꿔 되팔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보관하고 있던 마스크를 지인에게 나눠주려고 한 것이지, 판매 목적으로 제조 일자를 바꾼 것은 아니다”라고 혐의를 부인했다.
 
마스크 사재기는 끊이지 않는다. 이달 초 경북지방경찰청은 마스크 13만여장을 보관한 혐의로 경기도 유통업체를 적발했다. 이 업체는 마스크 100만장을 구매해 팔고 남은 13만여장의 마스크를 최근까지 물류창고에 보관해온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이 마스크 사재기로 보는 셈이다. 
 
서울에선 어린이용 KF94 마스크 22만장을 보관하고 있던 업체가 경찰에 발견됐다. 수서경찰서는 이달 초 성동구의 한 업체에서 어린이용 마스크 22만여장을 발견해 즉시 유통할 것을 권고했다.
지난달 29일 오후 경기도 김포시 한 창고에서 판매업자들이 사재기한 마스크 2만9천장이 상자에 담긴 채 쌓여 있다.   경찰은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A씨 등 마스크 판매업자 2명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오후 경기도 김포시 한 창고에서 판매업자들이 사재기한 마스크 2만9천장이 상자에 담긴 채 쌓여 있다. 경찰은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A씨 등 마스크 판매업자 2명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마스크 판매사기도 등장했다. 지난 1일 B씨는 인터넷 중고물품 거래 장터인 ‘중고나라’에서 “마스크 400장을 양도하려고 한다. 너무 많이 산 관계로 일부 양도한다”는 글을 보고 판매자에게 연락했다. 판매가는 60만원. B씨는 판매자가 안내한 안전결제사이트에 접속했다가 이 거래가 사기라는 것을 알아채고 거래를 취소했다. 사이트에 ID와 비밀번호를 아무렇게나 입력해도 로그인이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2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인터넷 중고거래 시장에서 가짜 안전결제사이트로 유도해 현금을 가로채는 인터넷 사기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특히 B씨 사례처럼 최근 신종 코로나 사태로 마스크 수요가 늘면서 이를 노린 가짜 안전결제사이트 유도 사례가 있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이날 중고나라에는 “마스크 거래 안전결제 주의하라”는 사기 피해 신고 글이 여러 건 올라와 있다. 실제로 최근 가짜 안전결제 사이트를 이용해 마스크 대금만 받아 챙긴 일당이 서울지방경찰청에 검거되는 일이 있었다. 사기꾼들이 노리는 건 ‘안전결제 시스템’이다. 안전결제는 구매자가 물건 대금을 안전결제 사이트에 송금하면, 사이트를 운영하는 회사는 구매자가 물품을 정상적으로 받았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대금을 판매자에게 송금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3일 오전 대전시 서구 둔산동 한 약국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예방용 마스크 구입을 위해 약국이 열자마자 몰려들고 있다. 약국에서 판매하는 수량은 20매로 한정돼 문을 열자마자 동났다.연합뉴스

3일 오전 대전시 서구 둔산동 한 약국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예방용 마스크 구입을 위해 약국이 열자마자 몰려들고 있다. 약국에서 판매하는 수량은 20매로 한정돼 문을 열자마자 동났다.연합뉴스

 
원래 개인 간 직거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나 사기꾼들은 이를 악용한다. 상대방에게 가짜 안전결제 사이트 주소를 보내는 것이다. 마스크 제조·유통 현장에서 발생하는 매점매석(사재기) 단속을 총괄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위해 사범 중앙조사단엔 마스크 매점매석 행위 신고센터엔 하루 평균 200건의 신고가 접수된다. 현재까지 4만 건 넘는 신고가 들어온다.
 
한편 대구에서는 주택 우편함에 꽂힌 정부지원 마스크 223매를 훔친 일당 5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대구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대구 서구와 북구 일대 공동주택 3개 단지에서 마스크를 도난당했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서 이들을 붙잡았다. 이 마스크는 주민센터 직원이 마스크 보급 편의를 위해 세대별 우편함에 넣은 것이다. 
 
대구·청주=김윤호·최종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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