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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창·박우섭 등 與공천 줄줄이 탈락···'족쇄'된 안철수 인연

중앙일보 2020.03.03 07:00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인연이 더불어민주당 공천에서 족쇄로 작용하고 있다.
 
민주당은 2일 전략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도종환)를 열고 서울 중-성동을 지역구 후보로 박성준 전 JTBC 아나운서 팀장을 전략공천했다. 지상욱 미래통합당 의원이 현역인 중-성동을은 하승창 전 청와대 사회혁신 수석과 전태일 열사 여동생인 전순옥 전 의원이 경선을 준비해 온 지역구다. 민주당이 지난 19일 이 지역을 전략공천지역으로 분류한 뒤 최기상 전 판사 공천설 등이 돌았지만, 막판에 박 전 팀장으로 급선회했다.
 
충남 금산 출신인 박 전 팀장은 한때 민주당이 대전 대덕 등 대전ㆍ충남 지역 공천을 염두에 두고 공천 준비작업을 해오던 인사다. 민주당의 핵심 당직자는 “지 의원과의 가상대결에서 하 전 수석이나 전 전 의원에 비해 박 전 팀장이 선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내부 조사 결과가 반영된 결정”이라고 말했다. 
2018년 2월26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음료를 가지러 가는 길에 마주친 하승창 사회혁신수석(왼쪽)과 가벼운 대화를 주고받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2018년 2월26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음료를 가지러 가는 길에 마주친 하승창 사회혁신수석(왼쪽)과 가벼운 대화를 주고받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하 전 수석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제가 충분하지 않았기에 이런 결과가 나오게 된 것이라 생각하고 되돌아보겠다”고 밝혔지만, 민주당 일각에선 “명분 없는 묻지마 공천”이라는 성토가 쏟아졌다. 하 전 수석과 가까운 민주당의 한 원외 인사는 “2012년 안철수의 ‘진심캠프’에 몸담았던 이력이 문제가 됐을 것”이라며 “청와대 수석을 지낸 사람에게 경선 기회도 주지 않은 채 인지도가 높다는 이유로 전직 아나운서를 전략공천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비판했다. 시민운동가 출신으로 2012년 ‘진심캠프’ 대외협력팀장을 맡았던 하 전 수석은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거쳐 청와대 사회혁신 수석을 지냈다.
 
경선에 뛰어든 이들도 ‘안철수 꼬리표의 한계’를 실감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발표된 인천 미추홀을에서는 이 지역 3선 구청장 출신인 박우섭 예비후보가 남영희 전 청와대 행정관에 패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박 전 구청장은 보수세가 강한 이 지역에서 그나마 경쟁력이 있는 카드로 평가받아왔다. 경선에서도 권리당원 투표(50%)와 시민선거인단 투표(50%)에서 모두 박 전 구청장이 승리했지만, 2017년 국민의당 입당 이력이 발목을 잡았다. 25% 감점 룰이 적용돼서다.
 
새정치민주연합 시절인 2015년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 후보로 나선 박우섭 전 인천 남구청장. [중앙포토]

새정치민주연합 시절인 2015년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 후보로 나선 박우섭 전 인천 남구청장. [중앙포토]

경기 김포을 경선에 참여하는 박상혁 변호사도 같은 이유로 ‘경선 컷오프→재심→경선 참여’의 우여곡절을 겪었다. 2004년 고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의 비서로 정치권에 입문해 하 전 수석과 마찬가지로 ‘박원순 서울시’와 ‘문재인 정부 청와대’를 거쳤지만 2012년 ‘진심캠프’ 이력이 공천심사 과정에서 문제가 됐다는 후문이다.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당이 탈당 감점 제도를 문재인 정부나 당에 대한 기여 등을 고려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적용해 오히려 경쟁력 있는 후보를 배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장혁ㆍ석경민 기자 im.janghy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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