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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머니] 코로나로 취소한 결혼식, 신천지에 손해배상 청구?

중앙일보 2020.03.03 06:00
코로나 여파로 결혼식을 취소하는 예비부부의 안타까운 사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대구의 예비부부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수백만원의 위약금을 내고 결혼식을 취소한 뒤 “신천지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싶다”는 글을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리기도 하는데요. 정말 소송을 한다면 승소 가능성이 있을까요? 결론은 '쉽지 않다'입니다.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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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해서 취소한 경우 

=일단 감염 확산을 우려하는 차원에서 결혼식을 취소한 경우가 대부분일 터다. 이런 경우엔 손해배상을 받기가 쉽지 않다는 게 법조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손해배상 소송에서는 상대의 불법행위와 나의 피해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김광삼 법무법인 더쌤 변호사는 "코로나가 심각한 상황이라 해도 결혼식을 올리는 것이 아주 불가능하진 않기 때문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해도 승소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하객이 오기 어렵기 때문에' '사람들이 모여 있으면 위험하니까' 결혼을 취소하는 것은 결국 당사자의 주관에 따른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신랑·신부가 확진자라면

=이런 상황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필연적으로’ 결혼식을 취소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 경우에도 손해배상을 받으려면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일단 특정 신천지 신도로 인해 신랑 혹은 신부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사실이 입증돼야 한다. 감염 경로가 확실하지 않은 경우라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대상(피고)을 설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혼식을 취소한 예비부부의 사연. 네이버카페 캡처

결혼식을 취소한 예비부부의 사연. 네이버카페 캡처

 
=장우진 법무법인 지솔 변호사는 “환자가 자신이 확진자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숨기고 결혼 예정인 신부를 만나서 밥을 같이 먹은 경우라면 인과 관계가 인정된다”며 “이 경우에도 함께 밥을 먹을 당시 피해자가 결혼을 일주일 남긴 예비 신부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거나, 그에 준하는 자세한 사정을 해당 신도가 알고 있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별손해가 뭐길래?

=손해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일반손해(당연히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는 손해)와 특별손해(불법행위를 하는 사람이 예측할 수 없는 손해)다. 일례로 A가 자가격리 지침을 어기고 지인 B를 만나 고의로 코로나19에 감염되도록 했다고 가정해보자. 이때 B가 ▲지불해야 하는 병원비 ▲직장 결근으로 발생한 월급 손실 등은 ‘당연히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는’ 일반 손해에 해당한다.
 
=반면 B가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이라는 사실까지는 ‘일반적으로’ 예측하기 어려운 특수한 사정일 수 있다. 
 
=성시형 법률사무소 화랑 변호사는 “신천지에서 조직적으로 감염 사실을 은폐하면서 이런 행위를 하면 지역 사회에서 위기감이 고조되며, 결혼식이 무더기로 취소될 것이란 예측을 했다는 사실이 인정돼야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다”며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 입증이 어렵다”고 분석했다.
 

#손해배상, 왜 어려울까? 

=김용범 법무법인 오킴스 변호사는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려면 청구하려는 사람이 모든 걸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불법 행위가 있었다거나 예견 가능성이 있었음에도 주의 의무를 위반했다는 사실, 상당한 수준의 인과 관계 등을 전부 피해자가 입증해야 한다.
 
홍지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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