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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크·삼국지 할 수 있는 마트 체험 매장에 40대 몰리는 이유

중앙일보 2020.03.03 05:00
 지난달 22일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지하 1층에 위치한 일렉트로마트 게이밍 숍에서 매장을 찾은 40대 고객이 게임을 즐기는 모습. 사진 이마트

지난달 22일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지하 1층에 위치한 일렉트로마트 게이밍 숍에서 매장을 찾은 40대 고객이 게임을 즐기는 모습. 사진 이마트

 
#. 서울 동작구에 사는 남정현(41)씨는 최근 1인칭 슈팅 게임 ‘오버워치’에 푹 빠져 있다. 주 52시간 근무제가 확대되면서 퇴근 후 1~2시간 정도 게임을 즐기는 게 일상이 됐다. 그는 “퇴근 후 잠자리에 들기 전 게임 몇 판 하는 게 삶의 낙이 됐다”며 “PC방 부럽지 않을 정도의 장비를 갖춰 매일 퇴근 시간이 기다려진다”고 했다. 
 
#. 직장인 조민재(40ㆍ성남시 분당구)씨도 취미 생활로 ‘문명 6’이라는 게임을 즐긴다. 역사 속 지도자 중 한명이 돼 자신만의 국가를 운영한다는 콘셉트가 좋아서다. 조씨는 “아내를 설득해 주말에만 게임을 한다는 조건을 달고 취미생활을 즐긴다”며 “한 판 플레이하는데 5~6시간이 걸리다 보니 편안한 의자가 중요한 것 같아 최근 게이밍 의자를 장만했다”고 말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발간한 2019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18년 국내 게임 시장 규모는 2017년 대비 8.7% 커진 14조 2902억원으로 집계됐다. 2013년부터 2018년까지 5년 연속 신장세를 이어간 것이다.   
 
 
이렇게 국내 게임 시장이 성장하면서 관련 용품 판매도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마트가 키보드, 마우스, 헤드셋과 같은 게이밍 관련 상품 매출 2년 치를 분석한 결과 2018년엔 전년 동기 대비 108.1% 증가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89.9% 늘었다. 또 2018년 게임용 모니터 매출은 전년 대비 67.9%, 게이밍 의자의 경우 같은 기간 매출이 9배나 늘었다.  
 
이는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여가가 늘어나는 데다, X-세대(1970년대 초반~1980년 출생 세대)가 소비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X-세대는 10대 시절 ‘스트리트 파이터’, ‘킹오브파이터즈’ 등으로 대표되는 콘솔 게임을 시작으로 1990년대 ‘스타크래프트’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PC방이 빠르게 보급되고, e스포츠 시장이 태동하고 커지는 것을 체험한 세대다. 40대가 되면서 소비력을 갖춘 이들은 게임업계 주 고객인 1020에 비해 게임을 즐기는 시간은 짧아도 탄탄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취미생활에 과감히 투자하는 경향을 보인다.   
가상의 우주전쟁을 다룬 컴퓨터 게임 '스타크래프트(Star Craft)'. 사진 블리자드

가상의 우주전쟁을 다룬 컴퓨터 게임 '스타크래프트(Star Craft)'. 사진 블리자드

 
실제로 이마트가 지난해 일렉트로마트 게임용품의 연령별 객단가를 분석한 결과 40대의 1인당 평균 객단가는 20대, 30대보다 각각 12.7%, 13.7%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게임용품 매출에서도 40대 고객의 매출 비중이 34.6%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마트가 운영하는 가전제품 전문점인 일렉트로 마트 전경. 사진 이마트

이마트가 운영하는 가전제품 전문점인 일렉트로 마트 전경. 사진 이마트

유통업계는 게이밍 존 확대에 나서고 있다. ‘체험형 게이밍’ 매장을 통해 고객 유입을 늘리고, 이들의 매장 체류 시간 증가가 자연히 관련 상품 매출 신장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2018년 9월 이마트 죽전점 내 일렉트로마트에 게이밍 숍을 처음 선보였다. 이후 게이밍 숍을 지속해서 늘리며 점포 수를 7개까지 확대했다. 이마트는 게이밍 숍을 연내 10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게이밍 숍에선 고객이 프로게이머가 사용하는 키보드와 마우스, 헤드셋은 물론, 의자나 공유기 등 관련 상품을 시연해 볼 수 있도록 했다. 또 플레이스테이션, 닌텐도와 같은 콘솔 게임을 무료로 즐길 수 있는 공간까지 마련했다. 
 
이마트의 이민재 디지털 가전 바이어는 “게이밍 숍이 20대부터 40대까지 폭넓은 계층의 호응을 얻어내며 일렉트로마트 전체 매출 신장을 견인하는 효자 카테고리로 자리 잡고 있다”며 “앞으로 스마트폰 게임도 경험하고 즐길 수 있는 게임 관련 토탈 샵으로 발전시켜나갈 것”이라고 했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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