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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160명 연수원 보냈지만…대구 집 대기 200명 늘었다

중앙일보 2020.03.03 05:00 종합 4면 지면보기
보건당국이 병원에서 치료받지 못하는 대구지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를 공공시설에서 치료하겠다는 대책을 내놨지만, 확산세를 감당 못 하고 있다. 대구 확진자가 3000명에 육박하고서야 나온 뒤늦은 대책인데다 지원 인력·물자 부족 문제도 가중되고 있다. 

2일 대구지역 확진자 3081명 중 1050명만 입원
1일 1661명 입원대기에서 2일 2031명까지 늘어
중앙교육원에 160명 격리 대책내놨지만 "늦다"
"늘어난 환진자에 대책 못 따라가 생기는 문제"

 

160명 생활치료센터 수용해도 1800명 이상 입원대기 

지난 1일 대구 동구 중앙교육연수원. 신종 코로나 확진자 중에서도 경증 환자를 수용해 관리해나갈 생활치료센터다. 대구=백경서 기자

지난 1일 대구 동구 중앙교육연수원. 신종 코로나 확진자 중에서도 경증 환자를 수용해 관리해나갈 생활치료센터다. 대구=백경서 기자

 
2일 대구시 등에 따르면 이날 기준 자택에서 입원대기 중인 대구지역 신종 코로나 확진자는 2031명이다. 대구지역 신종 코로나 확진자는 총 3081명으로 1050명만 입원 조치됐다.
 
중앙재난대책본부가 지난 1일 중앙교육연수원을 '생활치료센터'로 지정해 확진자 160명을 수용하겠다며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지침'을 개정할 때 대구지역 확진자 1661명이 입원대기 상태였다. 2일 추가 확진자가 크게 늘면서 대기 중인 160명을 중앙교육연수원에 수용한다해도 1871명이 병원에서 치료받지 못한다. 생활치료센터로 160명(2일 현재 실제 입소는 100명) 을 보낸다해도 절대치로는 입원 대기자가 전날보다 210명 증가한 셈이다.  
 

병원 입원 중 경증 환자 생활치료센터 우선 수용

2일 오전 대구시 동구 신서동 교육부 중앙교육연수원 창의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증 확진자를 맞을 준비가 한창이다. 연합뉴스

2일 오전 대구시 동구 신서동 교육부 중앙교육연수원 창의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증 확진자를 맞을 준비가 한창이다. 연합뉴스

 
대구시와 보건당국은 대구동산병원과 대구의료원 등 코로나19 전담병원에 입원한 경증 환자들을 생활치료센터로 옮긴 뒤 빈 병상에 입원대기 중인 중증 환자를 수용한다는 계획이다. 병원에 입원 중인 경증환자가 생활치료센터 수용 우선 대상이다. 늘어나는 확진자에 비해 격리시설이 크게 부족하고 당뇨·고혈압 등 지병을 가진 70~80대 코로나19 확진자들이 집에서 입원을 기다리다 숨지는 일이 연이어서 발생하면서 나온 기준이다. 
 
하지만 자가격리 중인 환자들은 전화로 문진하고 있어 정확하게 증상을 파악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
 
김종연 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 교수도 2일 코로나19 대응 정례브리핑에서 '경증·중증 분류 기준' 질문에 "바뀐 지침상으로는심박수·수축기 혈압·호흡수·발열·의식 수준 등 5가지 기준으로 점수를 내고 기저 질환자를 고위험자로 분류하지만, 자가격리나 입원 대기 중인 분들은 생태학적 징후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했다.
 

생활치료센터 운영해도 인력·물자 부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4000명을 넘어선 2일 오전 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대구 중구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병원 시설팀 관계자들이 병실 청소를 위해 보호복을 입고 병동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4000명을 넘어선 2일 오전 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대구 중구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병원 시설팀 관계자들이 병실 청소를 위해 보호복을 입고 병동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생활치료센터로 경증 환자를 옮기는 것부터 난관이다. 대구시는 자체 확보한 구급차 36대, 대구시 소방본부가 보유한 구급차 54대 등 총 90대로 매일 신종 코로나 확진자를 이송하고 있다.
 
생활치료센터로 확진자 이송은 구급차 1대당 1명이 원칙이고 매번 방역작업까지 해야 한다. 동시에 대구에서 발생하는 확진자 이송도 함께 해야 한다. 구급차 1대가 1일 최대 수송할 수 있는 확진자는 7~8명 수준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2일 160명을 생활치료센터로 옮길 계획이지만, 구급차가 부족해 오늘 내로 끝낼 수 있을지 장담할 수는 없다"고 했다.
 
생활치료센터에 배정될 인력과 물자가 충분한지 의문이다. 경북대병원과 영남대병원, 대구가톨릭병원, 대구의료원, 대구동산병원 등 지역 거점 병원에서 인력과 물자를 지원받아야 하지만, 각 병원은 밀려드는 환자 때문에 한계에 다다른 상태다.
29일 오전 대구시청에서 권영진 대구시장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대구시

29일 오전 대구시청에서 권영진 대구시장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대구시

 
대구시는 삼성인재개발원 영덕연수원, 농협경주교육원, 문경 서울대병원인재원 등 7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생활치료센터 3곳을 추가 확보했지만, 이곳들도 인력과 물자 문제가 뒤따른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2일 "의사나 의학전문가들이 생활치료센터에 대규모 인력이나 장비가 투입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다"면서도 "생활치료센터에 배치될 인력 확보를 위해 의료인에 대한 동원령을 내려서라도 필요한 인력을 조기에 확보해 달라"고 강조한 이유다.
 

보건당국 지침 개정 "조금 더 빨랐더라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4000명을 넘어선 2일 오전 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대구 중구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근무를 마친 의료진의 등이 땀에 흠뻑 젖어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4000명을 넘어선 2일 오전 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대구 중구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근무를 마친 의료진의 등이 땀에 흠뻑 젖어있다. 뉴스1

 
정홍수 대구시의사회 부회장은 "정부가 연수원 등을 확보했지만, 확진자가 늘어난 만큼 따라가질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라며 "지침이 바뀌어 숨통이 좀 트였지만, 한발씩 늦은 지침이 나오다 보니 조금씩 빨리 결정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대구=진창일·김윤호 기자, 황수연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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