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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본 “신천지 강제수사 반대, 신자들 더 숨을 우려”

중앙일보 2020.03.03 00:03 종합 6면 지면보기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박원순 서울시장 등 범여권 중심의 ‘신천지 강제수사’ 주장에 대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에 부정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중대본은 대구시의 신천지 고발 조치에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드러냈던 것으로 확인됐다.
 

추미애·박원순 등 압수수색 촉구
중대본 “자발적 협조 유도가 중요”
고발 조치한 대구시에도 불만
법조계 “검찰수사 촉구 정치적 의도”

김강립 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2일 정례 브리핑에서 “정부의 강압적 조치로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신자가 음성적으로 숨는 움직임이 확산할 경우 방역에 긍정적이지 않은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조정관은 “(신천지의) 방역 당국 협조에 차질이 있었다는 근거가 확인되는 시점까지는 신천지 측의 자발적 협조를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와 관련해 “현재까지 신천지 측의 자료 누락이나 비협조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김 조정관은 “지자체가 확보한 신천지 명단과 신천지에서 제공한 자료가 대체로 크게 다르지 않다”며 “기준이 주소지인지 교회인지, 미성년자가 포함됐는지 아닌지 등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강제수사 촉구 주장을 사실상 공개 반박한 셈이다. 앞서 추 장관은 지난달 28일 일선 검찰청에 “당국 조사 방해나 거부 등 불법행위가 있으면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로 강력하게 대처하라”고 지시했다. 박원순 시장은 1일 “윤석열 검찰총장은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을 체포해야 한다”고 촉구한 데 이어 이 총회장 등을 살인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공식 입장을 표명한 건 이날이 처음이지만 중대본은 사실 강제수사 필요성이 제기됐을 때부터 부정적 입장을 꾸준히 견지해 왔다. 중대본은 대구시가 신천지를 경찰에 고발했던 지난달 28일 대검찰청 관계자로부터 “신천지에 대한 강제수사 지원이 필요한가”라는 문의를 받고 “지금은 불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신천지가 제출한 신자 수 등을 중대본 확보 자료와 비교·확인하지 않고 고발부터 한 대구시 조치는 불만스럽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은 중대본 입장을 확인한 뒤 “방역 당국은 방역에 필요한 관련 명단을 확보한 상태이므로 당장은 강제수사가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을 각급 검찰청에 전달했다. 이에 따라 신천지에 대한 강제수사는 당분간 현실화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전병율 전 질병관리본부장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수사로는 바이러스를 잡을 수 없다. 자칫 신천지 교인들이 핍박을 받는다고 생각해 감염병 전파 등 돌출행동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추 장관 등이 도움을 주진 못할망정 방역 작업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애초부터 강제수사 촉구 배경에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대표적 진보단체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소속 권경애 변호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박 시장의 고발 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지지자들이 윤 총장을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다”며 “이 재난을 윤 총장을 잡을 호기로 보는 사람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감염병 재난 정국에서 튀어보려는 정치인들의 공포스러운 쇼맨십이며, 이 사태의 책임을 지울 희생양을 찾는 현대판 마녀사냥식 폭력에 가깝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강광우·박사라·박태인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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