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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쓰고 땀 뻘뻘, 프로야구 2군 캠프 진풍경

중앙일보 2020.03.03 00:02 경제 6면 지면보기
코로나19 사태가 커지면서 국내에서 훈련 중인 프로야구 선수들도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NC 2군 선수들이 2일 마산구장에서 마스크를 쓴 채 훈련하고 있다. [사진 NC 다이노스]

코로나19 사태가 커지면서 국내에서 훈련 중인 프로야구 선수들도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NC 2군 선수들이 2일 마산구장에서 마스크를 쓴 채 훈련하고 있다. [사진 NC 다이노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프로야구 선수들이 마스크를 낀 채 훈련하는 진풍경이 나왔다. 해외 전지훈련 중인 1군 선수들은 염려가 덜 하지만, 국내에 남은 선수들은 마스크를 벗기 껄끄럽다.
 

NC·롯데 코로나 불안 속 고육지책
삼성은 대구 출·퇴근 대신 숙소에
해외전훈 1군은 줄줄이 귀국 연기
KBO 실행위, 오늘 개막 연기 논의

NC 다이노스 선수단은 2일 홈구장인 경남 창원 NC 파크 옆 마산구장에 모여 훈련을 이어갔다. 이한결 NC 홍보팀 매니저는 “현재 국내에 머무는 선수는 30명이다. 코치, 트레이너 등 현장 인력을 포함하면 국내 잔류군 규모는 60명에 이른다. 구단은 선수들에게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권고하지만, 답답해서 벗는 선수도 있다”고 전했다.
 
국내에 머무는 선수는 재활훈련 중인 선수거나 2군 선수다. 실전 훈련은 아직 하지 않는다. 대신 실내 웨이트트레이닝과 실외 체력훈련을 한다. NC 구단의 공식 훈련 스케줄은 그대로이지만, 마스크를 쓰면 강도 높은 훈련을 할 수 없다. 결국 마스크를 벗거나, 훈련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사태가 커지면서 국내에서 훈련 중인 프로야구 선수들도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NC 2군 선수들이 2일 마산구장에서 마스크를 쓴 채 훈련하고 있다. [사진 NC 다이노스]

코로나19 사태가 커지면서 국내에서 훈련 중인 프로야구 선수들도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NC 2군 선수들이 2일 마산구장에서 마스크를 쓴 채 훈련하고 있다. [사진 NC 다이노스]

지난달 말 NC 협력사 직원이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여 검사를 받았다. 한바탕 난리가 났다. NC 구단은 즉각 훈련을 중단했고, 구단 직원에게는 재택근무를 지시했다. 해당 직원은 다행히 음성 판정을 받았고, NC 선수단은 지난달 28일 훈련을 재개했다.
 
현재 선수와 직원 가운데에 건강에 이상이 있는 사람은 없다.
 
경남 김해의 상동구장 풍경도 마산구장과 비슷하다. 롯데 자이언츠 2군 선수와 코칭스태프는 그라운드에서 기술훈련을 할 때도 마스크를 쓰는 등 극도로 조심하고 있다. 래리 서튼 롯데 2군 감독도 마스크를 벗지 않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2군은 경산볼파크에서 훈련 중이다. 연고지인 대구에서 코로나19가 크게 확산하고 있고, 경북 경산에서도 최근 확진자가 크게 늘었다. 삼성 구단은 코로나19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 선수 상당수가 대구에 살면서 경산볼파크로 출·퇴근하기 때문이다.
 
김남형 삼성 홍보팀장은 “잔류 선수와 코칭스태프 규모는 25명이다. 이들은 전원 경산볼파크에 입소해서 훈련 중이다. 입소한 선수들은 외부와 격리한 상태라 훈련 중에는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고 전했다. 경산볼파크에는 훈련장뿐 아니라 숙소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일단 입소하고 나면 구단의 철저한 관리·통제를 받는다. 이곳에는 이들을 지원하는 구단 직원 최소 인원만 출입한다. 이들조차 사무실을 오갈 때 열 감지 카메라를 통과해야 한다.
 
수원 연고 팀 KT 위즈의 2군 훈련장은 전북 익산구장이다. KT 2군은 대만에 스프링캠프를 차릴 예정이었는데, 지난달 초 국내 훈련으로 계획을 바꿨다. 당시에는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국내보다는 대만이 더 가팔라 국내에 머무는 게 더 안전하다고 판단했다. 지금은 상황이 뒤바뀌었다. KT 관계자는 “40여 명의 국내 잔류군은 모두 숙소(인근 아파트)에서 생활하고 있다. 식사도 야구장에서 해결한다.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 훈련 때만 마스크를 벗는다”고 전했다.
 
14일부터 2주간 진행할 예정이었던 프로야구 시범경기는 이미 취소됐다. KBO리그 역사상 초유의 조치다. 3일 한국야구위원회(KBO) 실행위원회(단장 회의)에서는 개막전 연기 등을 논의한다. 선수들 입장에선 구체적 방안이 나오기 전까지 훈련을 멈출 수 없다. 마스크를 쓴 채 땀을 흘리는 희한한 장면이 나오는 이유다.
 
KBO 실행위 결정과 상관없이 프로야구팀들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 중이다. 롯데 구단은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진행 중인 1군 스프링캠프를 연장했다. 롯데는 당초 5일 귀국할 예정이었다. 시범경기가 취소된 상황이라서 전력 유지와 선수 보호를 위해 현지에서 자체 청백전을 하며 더 머물다가 17일 귀국한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훈련 중인 삼성 1군도 스프링캠프 일정을 연장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 상황이 심각한 만큼 굳이 서둘러 귀국할 이유가 없다. 반면 LG 트윈스, 두산 베어스, 키움 히어로즈 등 서울 연고 팀은 예정대로 귀국한다. 귀국 후에는 평가전을 계획하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에서 전지훈련 중인 한화 이글스, SK 와이번스, NC, KT 1군도 캠프 현지 체류 연장을 고려하고 있다. 변수는 13일 시작하는 2021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지역 예선전이다. 경기에 앞서 현지 야구장을 비워줘야 한다. 다른 구장도 찾아야 하고, 평가전 일정도 잡아야 하는데, 만만치 않아서 다들 고민이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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