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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수의 노후준비 5년 설계] 주택연금, 늦춰 받는 게 유리한 이유

중앙일보 2020.03.03 00:02 경제 5면 지면보기
서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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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연금은 내 집에 살면서 생활비도 얻어 쓸 수 있는 꿩먹고 알먹는 노후대책 수단이다. 집은 있지만 금융자산이 별로 없는 은퇴자한테는 더 없이 고마운 존재다. 주택연금이 연금이 아닌 대출 성격이라 수수료에 이자를 갚아야 하지만 그래도 가입자는 별로 손해를 보지 않는 구조다.
 
올해부터 주택연금의 가입 문턱이 더욱 낮아질 전망이다. 이를 테면 최소가입 연령이 60세에서 55세로 낮아질 가능성이 큰 데, 이렇게 되면 60세 이전에 퇴직한 사람은 소득공백기 문제를 어느정도 해결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주택연금을 일찍 수령하게 됐다고 꼭 좋아할 일은 아니다. 보유 금융자산이 넉넉하거나 개인연금을 들어 놓았다면 주택연금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결과가 되서다. 3억원 짜리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자. 60세부터 매달 60만원을 받을 수 있다. 70세부터라면 수령액은 90만원으로 늘어난다. 그러나 55세부터 받으면 43만원에 그친다. 현역 때야 월 17만원이 아무 것도 아닐지 모르지만 은퇴하고 나면 다른 사정이다. 보유 주택의 입지도 고려해야 한다. 살고 있는 지역에 개발 호재가 있는 등 주택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면 주택연금을 늦춰 받는 것이 유리하다. 주택연금은 가입 시점의 주택 가격을 기준으로 연금액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한번 결정된 연금액은 평생 유지된다. 만약 조기 가입할 수 밖에 없다면 소득공백기에 수령액을 늘려주는 ‘전후후박형’이 바람직하다.
 
주택연금은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엔 없는 장점이 있다. 평생 연금혜택을 보는 종신형이기 때문이다. 노후엔 국민연금같은 종신형 상품을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느냐가 관건이다. 노후자산은 수령 기간이 정해진 개인연금과 퇴직연금을 먼저 투입하고 종신형은 가급적 아껴 쓰는 것이 효율을 높이는 길이다. 주택연금에 가입하는 것은 안전한 장기 국채를 사는 것과 같다. 만약 가입자 사후 집값이 연금 총액을 밑돌더라도 부족액을 유족에게 넘기지 않는다.
 
서명수 객원기자  seo.myo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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