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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강한 항생제 맞서 더 강해진 세균 악순환 끊기 위해 뭐가 필요할까

중앙일보 2020.03.02 10:48
과연 치료 효과 있었을까요, 감기 걸렸을 때 먹은 항생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COVID-19)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바이러스를 직접 잡는 치료제가 없으며 변이로 인해 기존 백신이 통하지 않고, 무서운 전파력까지. 보이지 않는 적과의 싸움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강력한 항생제로도 치료되지 않는 세균, 슈퍼박테리아(슈퍼버그)와의 전쟁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항생제는 지난 70여 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구했습니다. 항생제의 발견으로 해로운 세균을 없앨 수 있으면서 한때 치료가 불가능했던 다양한 질병을 치료할 수 있게 되었죠. 하지만 이제 세균들이 반격하고 있습니다. 슈퍼박테리아는 왜 인간을 공격하게 되었을까요.
 
글=한은정 기자 han.eunjeong@joongang.co.kr, 사진=이원용(오픈스튜디오), 동행취재=김수연(서울 세화여중 1)·박상우(경기도 화정초 5) 학생기자, 참고도서=『슈퍼버그-보이지 않는 적과의 전쟁』(흐름출판), 자료=질병관리본부
소중 독자 여러분은 페니실린이라고 들어봤나요. 세계 최초의 항생제 페니실린은 아주 우연한 기회에 발견되었습니다. 영국의 의사였던 알렉산더 플레밍은 작은 상처에도 세균 감염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포도상구균을 죽이는 물질을 찾기 위해 애를 썼는데요. 그러던 어느 여름날 휴가를 다녀온 플레밍은 책상 위에 놓아둔 포도상구균에 푸른곰팡이가 피어있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놀랍게도 그 곰팡이가 핀 자리에 포도상구균이 죽어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플레이밍은 이 곰팡이속의 균을 죽이는 물질을 페니실린이라 이름을 붙이고 연구하죠. 1928년에 발견한 페니실린은 1941년부터 약으로 생산됐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폐렴에 걸린 병사들의 사망률을 18%에서 1%까지 떨어뜨리며 많은 생명을 구했고, 이후 폐렴·결핵·세균성 장염 등 수많은 세균성 질환의 치료가 가능해졌어요.  
 
1945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플레밍은 수상 소감에서 “페니실린을 너무 많이 사용하면 내성균이 나타날 것”이라고 묵직한 경고를 던졌습니다. 그의 예언대로 항생제 사용이 늘어남과 동시에 항생제에 적응하면서 죽지 않고 살아남는 세균이 생겨나는 항생제 내성 문제도 나타났죠. 내성을 갖춘 박테리아로 인해 미국에서만 한 해 3만5000명이 목숨을 잃고 있다고 미 질병통제센터(CDC)가 지난해 밝혔어요. 2016년 5월 발표된 영국 정부의 보고서(Jim O’Neill Report)에 따르면, 항생제 내성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할 경우 2050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연간 1000만 명이 사망할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이는 암으로 인한 사망자 수(820만 명)를 넘어서는 수치입니다.
 
슈퍼박테리아와의 전쟁
항생제 내성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항생제의 올바른 사용법을 알아보기 위해 소중 학생기자단이 ‘슈퍼버그 : 우리의 삶을 위한 투쟁’ 특별전이 열리는 대전 국립중앙과학관을 찾았다.

항생제 내성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항생제의 올바른 사용법을 알아보기 위해 소중 학생기자단이 ‘슈퍼버그 : 우리의 삶을 위한 투쟁’ 특별전이 열리는 대전 국립중앙과학관을 찾았다.

항생제 내성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항생제를 올바르게 사용하는 방법을 알아보기 위해 소중 학생기자단이 ‘슈퍼버그 : 우리의 삶을 위한 투쟁’ 특별전이 열리고 있는 대전 국립중앙과학관을 찾았습니다. 이번 전시는 영국과학박물관에서 기획한 ‘Superbugs’ 전시를 우리나라의 상황에 맞게 재구성했다고 해요. 박상우 학생기자가 “항생제란 말의 뜻이 무엇인가요?”라고 질문했죠. 국립중앙과학관 전시총괄과 임지혜 주무관이 “한자로 항(抗)은 막는다는 뜻이고, 생(生)은 산다는 거예요. 세균이 사는 것을 막는 애들이죠. 영어로는 안티박테리아(antibiotics)인데 역시 박테리아를 막는다는 뜻이에요.”
국립중앙과학관 전시총괄과 임지혜(왼쪽) 주무관이 박상우(가운데)·김수연 학생기자에게 항생제 오남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국립중앙과학관 전시총괄과 임지혜(왼쪽) 주무관이 박상우(가운데)·김수연 학생기자에게 항생제 오남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항생제란 미생물에 의해 만들어져 다른 미생물의 성장을 저해하거나 죽이는 물질입니다. 세포벽이나 세포막의 합성을 억제하는 방법, 세포가 번식하는 데 꼭 필요한 단백질 합성을 억제하는 방법, 핵산이나 엽산 등의 합성을 억제하는 방법 등으로 우리 몸에서 나쁜 세균을 막는 역할을 하죠. “미생물 중에서 병을 일으키는 세균을 병원성 세균이라고 하는데, 그 세균들 때문에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죽었어요. 그 세균을 치료하는 항생제가 개발되면서 세균에 감염됐어도 치료하고 살 수 있게 된 거죠.” 효과가 너무 좋아서일까요. 사람들은 점점 항생제를 많이 쓰게 됩니다. 항생제가 개발되면 개발될수록 세균들도 점차 저항성을 가지면서 항생제 내성균이 나타나기 시작했죠. 그들도 살아남기 위해 힘을 점점 키울 수밖에 없었을 거예요. “옛날에는 조금만 써도 됐었는데 세균들이 저항하기 시작하면서 더 강한 항생제가 필요해졌어요. 그렇게 세균이 더 강해지면 항생제도 더 강해져야 되는 거죠. 둘 사이의 전쟁 같은 상황이 벌어지면서 항생제로 더 이상 치료가 안 되는 세균들이 나타났어요. 공식적으로는 다제내성균인데 최근에는 슈퍼박테리아 혹은 슈퍼버그라고 하죠.”  
20세기 기적이라고 불렸던 항생제가 어느새 독이 되어 버렸습니다. 항생제가 잘 안 듣는 걸 항생제 내성이 생겼다고 하는데요. 특히 우리나라는 항생제 사용량이 많기로 유명합니다. 전시장에서는 우리나라 항생제 사용 실태를 알아볼 수도 있었어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가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우리나라의 항생제 사용량은 31.5DDD. OECD 국가 평균 수치 23.5DDD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DDD는 국민 1000명 중 매일 항생제를 복용하는 사람의 수예요. 2세 이하 영유아한테 처방하는 건수도 미국은 1인당 연평균 1건이라면 한국은 3.4건으로 많은 편이었죠. 우리나라에서 항생제 내성 문제가 심각한 이유입니다.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에게도 항생제를 많이 사용해요. 가축을 사람들이 먹고, 분뇨 등으로 땅과 물이 오염되고, 다시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 다 연관이 되기 때문에 사람과 동·식물, 환경을 같이 관리해줘야 해요.”  
 
인간에게 질병을 유발하는 흔한 세균들인  대장균·폐렴구균·표피포도구균 등도 살펴봤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들 중 다수를 잠재적인 ‘슈퍼박테리아’ 위협으로 규정한 바 있죠. 질병을 유발한다고 생각해서인지 생긴 것도 무서워 보였죠. 우리의 입·코·목 등에서 발견되는 폐렴막대균은 다양한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데, 특히 폐렴과 요로감염의 흔한 원인균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부 폐렴막대균 슈퍼박테리아 균주(순수하게 분리·배양한 개체들의 집합)는 모든 항생제에 대해 내성을 갖고 있다고 해요.
 
세균의 전파에는 국경이 없습니다. 세균은 사람보다 훨씬 더 빠르게 세계 곳곳으로 퍼져 나가죠. 슈퍼박테리아는 음식과 물, 인체를 통해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병원으로도 전파될 수 있습니다. 연구자들은 새로운 항생제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각국 정부는 국민들의 행동을 바꾸고 있습니다.  

대전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열리고 있는 ‘슈퍼버그 : 우리의 삶을 위한 투쟁’ 특별전에서는 슈퍼 박테리아를 막고 항생제를 오랫동안 사용하기 위한 사람들의 노력, 인간에게 질병을 유발하는 세균들과 유해한 세균과 싸우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까지 다양한 내용을 만날 수 있다.

대전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열리고 있는 ‘슈퍼버그 : 우리의 삶을 위한 투쟁’ 특별전에서는 슈퍼 박테리아를 막고 항생제를 오랫동안 사용하기 위한 사람들의 노력, 인간에게 질병을 유발하는 세균들과 유해한 세균과 싸우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까지 다양한 내용을 만날 수 있다.

슈퍼박테리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글로벌 사회가 노력하고 있는 점도 많았죠. “결핵은 많은 사람들을 사망에 이르게 하는 감염질환이에요. 항결핵약에 내성이 생긴 상태인 다제내성 결핵을 치료하기 위해 백신을 만드는 얘기를 볼 수 있습니다.” 새로운 항생제를 찾기 위한 연구 사례들도 만날 수 있었죠. 조지 메이슨 대학의 연구자들은 세균 감염의 치료를 위해 코모도 도마뱀의 혈액 단백질을 이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해요. 코모도 도마뱀의 타액은 다양한 균주의 세균을 포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면역을 제공하는 도마뱀의 혈류와 타액 단백질이 새로운 치료제의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세균은 서로 영향을 미친다고 했잖아요. 그래서 여러 나라들이 다 똑같이 노력하고 있죠.”
 
김수연 학생기자가 “우리가 항생제 사용에 대해서 오해하는 부분이 있나요?”라고 질문했습니다. “가장 쉽게 오해하는 게 감기 걸렸을 때도 항생제를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죠. 감기는 바이러스지 박테리아가 아니에요. 그렇기 때문에 감기에 세균을 없애주는 항생제를 쓰는 건 아닌 거죠.” 세균과 바이러스는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미생물이라는 것은 똑같지만 조금의 차이점이 있습니다. 세균은 스스로 살아갈 수 있지만 바이러스는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없어요. 인간·동물 등의 숙주 없이는 증식할 수 없죠. 세균보다 바이러스의 크기가 더 작고 변이되는 속도가 굉장히 빨라 항바이러스제 개발이 어렵대요. “요즘 유행하는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항생제를 먹어야 할까요?” “아니요.” “맞아요, 전혀 다른 개념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항생제를 적절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여러 사람이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가축에게 항생제 사용을 줄이자는 동물복지 운동가, 슈퍼박테리아의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하는 감염 관리 간호사, 건강한 돼지와 감염된 돼지의 기침을 구분하는 돼지 기침 모니터, 손 소독용 문손잡이 등의 아이디어까지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노력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도 살펴볼 수 있었어요.  
항생제 처방을 가급적 피하고 싶을 때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심사평가원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병원평가정보를 볼 수 있는데, 그곳에서 우리 동네 의원들이 항생제를 얼마나 많이 처방해주는지 알 수 있죠. 그걸 보고 항생제를 적게 쓰는 병원에 찾아가면 됩니다.” 남는 의약품은 반드시 약국에 가면 있는 폐의약품 수거함에 버려야 하죠. 폐의약품은 생활폐기물로 분류되는데요. 생활폐기물은 여전히 매립되는 경우가 많아 생활폐기물로 분류된 폐의약품이 매립되어 하천으로 흐르고 땅에 스며들어 다시 우리 인체로 흡수될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약국에서 모은 폐의약품은 모두 안전하게 소각 처리하죠.  
“항생제는 꼭 필요할 때만 써야 하고, 안 그러면 정말 필요할 때 항생제를 못 쓸 수도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세계보건기구가 세계항생제인식주간을 만들었어요.” 항생제 내성에 대한 인식과 실천을 강조하기 위해 매년 11월 셋째 주를 특별 주간으로 지정한 겁니다. 항생제 내성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보건복지부·환경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항생제 내성 대책은 2020년까지 인체를 대상으로 사용되는 항생제를 2015년 대비 20%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또 감기 등을 포함하는 급성상기도감염의 항생제 처방률도 50% 줄이고, 전반적인 호흡기계질환의 항생제 처방률도 20%를 축소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임지혜 주무관은 마지막으로 “전 세계가 다 같이 노력하고 있는 걸 봤죠. 항생제를 함부로 많이 먹거나 잘못 쓰면 안 되고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서 모두 노력해야 합니다. 여러분도 손을 깨끗이 씻고 예방접종도 꼭 하고, 항생제는 처방받은 대로 먹어야 해요”라고 당부했습니다.
 
전문가에게 묻다
항생제 내성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한양대학교병원 감염내과 김봉영 교수를 만났습니다. 김 교수는 감염질환·불명열·HIV/AIDS·다제내성균 등을 전문으로 진료하고 있으며 대한감염학회·대한항균요법학회 정회원 등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항생제 오남용으로 생긴 슈퍼박테리아는 어떤 게 있나요.
감염 관리 쪽에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두 가지가 있죠. 요로감염·복강내감염 등에 사용하는 카바페넴계열 항생제에 내성을 획득한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 CRE(carbapenem-resistant Enterobacteriaceae)가 있어요. CRE는 요로감염·복강내감염을 잘 일으킬 수 있습니다. 골수염·심내막염 등에 사용되는 반코마이신을 많이 쓰게 되면 반코마이신 내성 장알균 VRE(vancomycin resistant enterococcus)가 나올 수 있습니다. VRE는 카테터 관련 혈류감염(중심정맥·말초정맥·동맥 등에 쓰이는 혈관 카테터가 환자에게 삽입되거나 연결부가 교체될 때 감염 증상을 일으키는 것)을 일으킬 수 있어 치명적이에요.
 
슈퍼박테리아 치료법은 아직 없는 건가요. 
사실 박테리아나 세균들이 항생제가 없다고 치유가 100% 안 되는 건 아니에요. 우리 몸에는 기본적인 면역능력이 있기 때문에 외부에 들어오는 물체에 대해 어느 정도 방어할 능력이 있는데, 항생제가 들어옴으로써 훨씬 더 효율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거죠. 운 좋게 우리 몸에 면역체계가 잘 작동해서 죽일 수도 있는데, 우리 몸이 밀리는 경우 항생제를 쓰는 거예요. 슈퍼박테리아는 우리 몸에서 이길 수 있는 자원이 없어지는 거라 치료하기 어렵죠. 새로운 항생제 개발은 시도하고 있기는 한데 쉽지는 않아요. 여러 가지 원인이 있는데 첫 번째로는 균들이 내성을 갖고 고도화가 되기 때문이에요. 그걸 뛰어넘는 항생제를 만들어야 하니까 무척 어렵죠. 두 번째로는 제약사 입장에서 돈이 안 되는 거죠. 당뇨나 혈압 같이 평생 먹어야 하는 약이 아니라 감염증은 보통 2주나 한 달 안에 상황이 종료되니까 수익성을 따지면서 개발이 잘 안 되죠.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항생제 오남용을 줄여야 한다고 말하는 거예요.
 
코로나바이러스와 항생제를 묶어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전혀 상관없어요. 코로나는 바이러스고, 항생제 문제는 세균이에요. 물고기와 개가 다르듯이 완전 다른 종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감기에 항생제를 사용하지 말라고 하는 것도 감기는 바이러스 때문에 걸리는 건데 세균 죽이는 약을 쓰면 뭐가 효과가 있을까요. 물론 세균성 때문에 염증이 있고 그럴 때는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되어 있는데요. 아주 낮은 확률이고, 설령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도 감기 정도는 우리 몸의 면역체계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습니다.
 
사람뿐만 아니라 농축수산·식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항생제 내성이 문제 되고 있는데요.
어류·축산도 감염에 취약할 수 있으니까 사료에 섞어 주는 걸로 알고 있어요. 일부 항생제 같은 경우에는 약간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는 얘기도 있어서 그런 목적으로도 사용해요. 세균에 의해 사람이나 동물이 위험할 때 써야 하는 건데 그냥 무작정 쓰는 게 문제인 거죠. 예를 들어 항생제를 많이 써서 장이 내성균 덩어리인 동물이 변을 봤어요. 그 변을 비료로 상추를 키웠어요. 잘 씻는다고 해도 균이 몇 개 남아있을 수 있죠. 그걸 인간이 먹게 되면 내성균을 얻게 되고, 인간이 변을 봐서 상하수도를 오염시키고, 그 물을 어떤 동물이 먹게 되고 이런 식으로 돌아가는 구조입니다.
 
항생제에 대해 가장 많이 잘못 알고 있는 점이 궁금해요.
‘감기에 항생제가 효과 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항생제는 세균을 죽이는 약이라고 알아야 되는데 염증을 감소시킨다, 만병통치약이다, 열나거나 그럴 때 다 써도 된다 그런 식으로 오해하는 게 제일 큰 거 같아요. 항생제는 종류에 따라 죽일 수 있는 균의 범위가 달라서 거기에 맞춰서 써야 하는데 무조건 광범위하게 다 죽일 수 있겠거니 생각하는 것도 잘못된 믿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양대학교병원 감염내과 김봉영 교수를 만나 항생제 내성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한양대학교병원 감염내과 김봉영 교수를 만나 항생제 내성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항생제를 가장 많이 쓰는 질병이 결국에는 상기도 감염(편도염·인두염·후두염 등 코와 인후의 감염을 통틀어 이르는 말), 감기나 폐렴 이쪽이거든요. 그래서 감기에 항생제를 쓴다는 믿음은 버리고, 병원에 요구하지도 말아야 해요. 실제로 개인 병원에서 많이 처방하는 이유가 사람들이 빨리 안 나으면 항생제 안 줘서 그러는 거 아니냐 빨리 달라고 요구해서 못 이기고 결국 처방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항생제에 대해 관심을 좀 더 가지면 좋을 것 같아요.  
 
평소 항생제를 잘 쓰지 않았다면 나중에 정말 필요할 때 항생제를 쓰면 잘 듣게 되는 건가요.
우리 몸에 있는 박테리아들이 항생제를 적게 먹었다는 게 많이 노출이 안 되고 내성균을 얻을 수 있는 찬스는 많이 낮췄다는 뜻인데요. 하지만 외부에서도 획득할 수 있으니까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할 수 있어요. 그래도 확률은 덜 사용하는 게 확실히 낮춰주는 건 맞아요.  
 
사람들이 항생제의 사용법·문제점 등을 잘 모르는 것 같은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암은 사람들이 많이 죽고 불치병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감염증 같은 경우에는 워낙 흔한 병이에요. 게다가 과거에는 항생제로 그런 균들을 다 잡을 수 있는 시절이 있었으니 아직까지 그게 뇌리에 남아있는 거죠. 근데 이건 우리나라 문제고, 세계적으로는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요.  
 
항생제 내성을 극복하기 위한 연구에는 무엇이 있나요.
우선 항생제 스튜어드십 프로그램이 있어요. 지금 하고 있는 이야기의 종합적인 버전인데 내성균을 만들지 않기 위해 우리가 현실적으로 취할 수 있는 방법은 결국 항생제 오남용을 줄이는 거잖아요. 근데 개개인한테 맡기는 건 안 된다는 거죠. 좀 더 조직적으로 프로그램 같은 것도 만들고, 항생제를 올바르게 사용하게끔 하는 시스템적인 접근을 항생제 스튜어드십이라고 불러요. 우리나라는 대형병원 위주로 현재 시행은 하고 있는데 아직까진 걸음마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신약을 만드는 연구도 빼놓을 수 없고, 병원 환경에서 균을 옮기거나 퍼트리게 하지 말자는 감염관리 측면의 연구도 있겠죠. 저 같은 경우는 스튜어드십에 몰두하고 있고 관리 쪽에 발을 걸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어떤 식으로 세팅하면 좋을지, 어떻게 하면 좀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지 그런 것들에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환자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한국형 웹 기반 항생제 관리 플랫폼 개발에 도전하신다고 들었는데요.
환자의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게 해줄 프로그램이 있다면 좀 더 나은 항생제 적정 처방 환경이 될 것 같았어요. 처방 검토 시간과 처방 오류는 줄고 처방 검토량은 늘어날 수 있겠죠. 현재 코로나19 때문에 연기가 됐는데 전국 중소병원들에게 항생제 스튜어드십이 어떤 측면에서 필요할지 요구도와 인식도를 설문 형태로 조사할 예정이에요. 항생제를 올바르게 사용하려면 실태를 알아야 하기 때문에 질적인 측면에서 어느 정도가 괜찮은지 아니면 양적인 측면에서 지금 어떤 상태인지 그런 것들을 조사·활용하고 그런 체계를 계속 연구하고 있습니다. 
 
항생제에 관한 오해와 진실
Q 항생제와 위장약은 늘 같이 먹어야 하나요.  
항생제의 흔한 부작용으로 소화 불량, 속 쓰림 등의 위장관 장애가 생기는 경우가 있어 위장약을 함께 처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용법에 맞게 복용하기 바랍니다.  
 
Q 항생제 내성이 생기면 어떤 일이 벌어지나요.  
항생제 내성균은 항생제를 써도 잘 죽지 않기 때문에, 항생제 내성균에 의한 감염은 치료가 어렵습니다. 이에 따라 항생제 내성이 확산되면, 암 치료나 수술과 같은 의료 행위가 감염 위험 때문에 어려워지고 폐렴과 중이염도 고칠 수 없을 수 있죠. 가벼운 찰과상 등 작은 상처로 생긴 염증에도 생명을 잃을 수 있습니다.  
 
Q 항생제를 처방받았는데 증상이 좋아지면 제가 알아서 항생제만 빼고 먹어도 되나요.  
아닙니다. 항생제를 처방받은 경우 반드시 의사가 처방한 용법과 용량, 기간을 지켜 복용해야 합니다. 임의로 중단할 경우 치료가 제대로 되지 않을 뿐 아니라 항생제 내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Q 항생제 내성은 항생제를 자주 복용하는 사람들만 문제가 되나요.  
그렇지 않아요. 항생제 복약 지시를 꼼꼼히 따르는 것이 위험을 줄여주지만 누구든 다제내성균에 감염될 수 있습니다. 세균이나 병원체가 변이를 일으켜 항생제 효과에 저항하는 방법을 찾아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적응의 과정을 통해 항생제 내성이 발생합니다. 내성균에 감염되면 누구나 치료가 어려워지죠.  
 
Q 다른 사람에게 처방된 항생제를 복용해도 괜찮나요.  
안 됩니다. 환자들은 특정한 감염에 대해 항생제를 처방받습니다. 특정 균에 감염된 사람에게 처방된 항생제는 다른 사람에게는 효과가 없을 수 있죠. 반드시 일차의료진을 방문해 필요할 경우 적절한 약을 처방받아야 합니다.  
 
소중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평소 항생제는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나서 약국에서 약으로 받았을 때 들었던 것이 전부였는데, 이번 취재를 통해 항생제는 세균에만 사용해야 한다는 점, 과도한 항생제 사용이 초래할 수 있는 문제 등 여러 가지 정보를 알아볼 수 있어 좋은 경험이었어요. 앞으로는 병원에서 처방해준 항생제는 끝까지 다 복용하고 큰 문제가 아니라면 추가로 항생제 처방 등을 요구하지 않는 등 항생제에 유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앞으로 우리나라 시민들이 항생제에 대해서 좀 더 알고 제대로 사용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김수연(서울 세화여중 1) 학생기자
 
이번 항생제 취재를 통래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가장 중요했던 것이 바로 항생제의 올바른 사용법이었어요. 항생제는 일반 감기나 몸살 등의 증상에는 사용하면 안 되고, 항생제를 많이 쓰게 되면 내성이 생겨 꼭 필요할 때 치료하기 힘들다는 내용이었죠. 무엇보다 항생제는 감기약이 아니라 세균 감염을 막는 치료제고, 의사의 처방을 꼭 따라야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항생제 내성으로 인류가 위험한 상황에 처하지 않게 우리 모두 항생제 남용을 막아보도록 해요.    박상우(경기도 화정초 5)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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