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中당국 인정前 원인 밝힌 죄? 코로나 게놈 공개한 연구실 폐쇄

중앙일보 2020.02.29 17:17
중국 당국보다 빨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게놈(genome·유전체) 서열을 전 세계에 공개했던 실험실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문을 닫았다고 외신이 전했다.
 
29일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게놈 서열을 지난달 11일 온라인에 공개한 상하이(上海)시 공공위생 임상센터의 실험실이 다음날 '교정(rectification)'을 이유로 문을 닫으라는 지시를 받았고, 결국 그 다음날 잠정 폐쇄됐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중난산(鐘南山)은 지난달 20일 CCTV 인터뷰에서 ’우한 폐렴이 사람 간 에 전염된다는 것은 확증적"이라고 인정했다. [중국 CCTV 캡처]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중난산(鐘南山)은 지난달 20일 CCTV 인터뷰에서 ’우한 폐렴이 사람 간 에 전염된다는 것은 확증적"이라고 인정했다. [중국 CCTV 캡처]

이후 폐쇄 이유를 구체적으로 통지 받지 못한 센터 측이 상급기관에 4차례나 해당 실험실의 운영 재개를 요청했지만 아무 답도 듣지 못했다고 SCMP는 덧붙였다. 센터 측은 SCMP에 “이 때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연구가 큰 차질을 빚게 됐다”고 말했다.
 
SCMP는 실험실 폐쇄가 중국 당국보다 앞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게놈서열과 관련이 있는지는 분명치 않다고 했다. 다만 실험실은 생물안전 등급상 2번째로 높은 3등급 시설로 지난달 5일 인가작업을 담당하는 중국 합격평정 국가인가위원회의 연례 점검을 통과한 상태였다고 한다. 실험실 폐쇄가 중국 당국의 보복 조치와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는 대목이다.
 
SCMP는 이 실험실이 지난달 5일 당시까지 정체가 알려지지 않았던 바이러스의 게놈 서열 확인작업을 끝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토대로 당일 센터 측은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공공장소에 대한 적절한 예방통제조치를 취하도록 조언했지만, 중국은 별다른 조처에 나서지 않았다. 센터 측이 조언을 한 시점은 중국 당국이 우한에서 발생한 폐렴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이라는 점을 발표하기 이틀 전이었다.  
 
해당 실험실은 지난달 11일 자료를 공개하고, 공개플랫폼(virological.org) 및 공개자료저장소(GenBank)에 올렸다. 결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당시 공개 몇시간 후 세계보건기구(WHO)와 게놈서열 정보를 공유하겠다고 발표했다.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그로부터 9일 후인 지난달 20일이 돼서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사람 간에 전염된다는 것은 확증적”이라고 인정했다.
 
SCMP는 “해당 실험실의 정보 공개 덕분에 중국 내 다수 회사에서 진단키트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며 “해당 실험실이 폐쇄돼 다른 학자들의 연구에도 영향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