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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 미용실 "2월 손님 2명"···코로나에 문 열자마자 닫을판

중앙일보 2020.02.29 06:00
26일 서울 강동구 한 미용실에서 관계자가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뉴스1]

26일 서울 강동구 한 미용실에서 관계자가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뉴스1]

“가게 인수한 지 한 달 밖에 안됐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질수록 ‘신입’ 자영업자들은 어려움을 배로 느끼고 있다. 일부 프랜차이즈의 경우 월세지원, 로열티 면제 등의 운동을 하는 반면, 이들은 사업을 시작할때 대출받은 이자도 내지 못하게 생겼다는 분위기다. 이들 사이에서 “신종 코로나가 한 달만 더 지속돼도 문을 닫아야 할 것 같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미용실 “직원 월급 주기 어려워 휴점도”

헤어디자이너와 손님의 물리적 거리가 밀접한 미용실은 신종코로나 여파로 인해 일찌감치 손님이 끊긴 사업장 중 대표격이다. 지난 1월 서울 마포구에 새로 개업한 한 미용실 원장 이모(36)씨는 “빚을 내 가면서 입지 좋은 곳에 사업장을 마련했는데, 이렇게 되면 이자조차 제대로 내지 못할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프랜차이즈 미용실에서 일하다 독립한 이씨는 “단골손님도 어느 정도 모였고, 그 동안 모은 돈으로 미용실 운영에 필요한 것들을 갖췄는데 신종코로나 때문에 예약이 모두 취소되고 있다”며 “혹시나 예약하지 않고 방문하는 손님들이 있을까봐 가게 문을 열고는 있지만 2월부터 손님은 2명뿐이었고, 그마저도 신종코로나 확진자가 늘어난 2월 셋째 주부터는 손님은커녕 아예 방문판매원조차도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씨뿐만이 아니다. 아예 3월 첫째 주까지 미용실 문을 닫는다고 공지한 영업장들도 많다. 약 3주간 임시 폐업한다는 한 미용실 원장은 “문을 열면 직원들 월급도 챙겨야 하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그러기가 힘들어 직원들에게 양해를 구했다”며 “얼른 이 사태가 지나가길 기도할 뿐”이라고 말했다.
 

공연업 "이번 달 수입은 0원"

지난 24일 오전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위치한 한 PC방 내부가 텅 비어 있다. 함민정 기자

지난 24일 오전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위치한 한 PC방 내부가 텅 비어 있다. 함민정 기자

PC방도 마찬가지다. PC방은 학생들이 방학 기간이라 성수기를 맞았던 터라 타격이 더 컸다. 지난 23일 교육부에서는 학원 휴업 및 다중이용시설 이용 자제를 발표한 바 있다. 서울 양천구 목1동 인근에 위치한 PC방 김모(40) 사장은 “PC방 업계에 들어온 지 한 달 밖에 안됐는데 걱정이다”며 “학생 손님이 대부분인데, 신종코로나 여파 때문에 지난주부터 매출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공연업체를 운영하는 이들의 상황은 더 열악하다. 연주회와 콩쿠르 의상 대여와 사진 촬영 업무를 하는 A씨는 “모든 행사가 취소돼 이번 달 수입이 0원”이라며 “전달도 적자라 돈을 빌렸는데 이번 달도 돈을 빌려야 하나”고 한숨을 쉬었다. 그는 “졸업식, 입학식 등 각종 행사가 많은 2월에 최고 소득을 올리고 행사 시즌인 5월까지 약 3개월 동안 그때 번 돈으로 생활을 해 왔다”며 “이번 2월은 완전히 망해서, 앞으로 남은 시간을 버텨야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금융지원책 있지만 현장에서는 '그닥' 

신종코로나로 영업이 어려운 소상공인을 위한 정부의 금융 지원책들이 나오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그닥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반응도 나온다. 이미 대출을 많이 받아 사업장을 차린 자영업자들은 추가 대출이 어려운 데다가, ‘긴급 지원’임에도 불구하고 대출이 실제 실행되기까지 한달 이상이 걸리기 때문이다. 신용이 낮거나 기존 매출액을 입증할 수 없는 신규 자영업자도 대출 받기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한 자영업자는“하루하루 피가 말리는데 긴급지원이라더니 한 달 이상을 기다리라고 한다”며 “그 전에 대부업체에서 대출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함민정·이후연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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