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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방역 통제관’ 보건소장···전주선 그 자리가 40일째 공석

중앙일보 2020.02.29 05:00
지난 24일 전북 전주시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비상대책 상황실에서 김승수 전주시장과 실·국장, 과장, 동장 등이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뉴스1

지난 24일 전북 전주시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비상대책 상황실에서 김승수 전주시장과 실·국장, 과장, 동장 등이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세가 가파른 가운데 전북 전주시의 방역 실무 책임자 격인 보건소장 자리가 한 달 이상 비어 있어 논란이다. 
 

[이슈추적]
40여일 전 의사 출신 전임 소장 퇴직
코로나19 전국 확산 속 논란 불거져
정의당 "공백 장기화, 시민 불안 가중"
민생당 "시장 소속 민주당 책임 커"
전주시 "방역망 촘촘…억울해" 반박

야당에서는 "여당 소속 전주시장이 감염병 예방 컨트롤타워를 장기간 비워둔 채 보여주기식 행정을 해 시민 불안이 크다"는 비판이 나온다. 전주시는 "지역에 코로나19 환자가 나오기 전 보건소장 스스로 그만둔 데다 확진자가 나온 이후엔 부시장이 보건소에 상주하며 의사 등 전문 인력을 총괄해 방역에는 문제없다"고 반박했다.
 
28일 전주시에 따르면 전임 전주보건소장(4급·서기관)은 지난달 16일 일신상의 사유로 퇴직했다. 전주시는 40일 넘게 후임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 사이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이날 현재 2337명으로 불어났고, 전주를 포함해 전북에선 환자가 5명 발생했다.
 
확진자만 2000명에 육박하는 대구·경북보다 덜하긴 하지만, 전주도 지역사회 전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애초엔 이슈조차 안 된 '전주보건소장 공백'이 논란거리가 됐다. 전주시 안팎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일부 야당이 여당을 흔들기 위해 애먼 꼬투리를 잡는다'는 시각도 있다.
 
전북도 직원들이 26일 전주시 경원동에 있는 신천지교회 부속시설 하늘문화센터에 '시설 임시 폐쇄'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연합뉴스

전북도 직원들이 26일 전주시 경원동에 있는 신천지교회 부속시설 하늘문화센터에 '시설 임시 폐쇄'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당 전북도당은 28일 논평을 내고 "정부는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운영하며 총력 대응을 하는 반면 전주시는 감염병 예방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할 보건소장이 장기간 공백 상태인 채 위기를 버티고 있다"며 "전주시민들의 불안이 가중되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승수 시장이 직원들과 함께 코로나19 확진자 동선의 음식점을 돌며 식사를 하는 퍼포먼스를 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방역체계의 컨트롤타워를 제대로 세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생당 전북도당도 같은 날 논평을 통해 "전주보건소장 자리는 질병관리본부 등 정부 의료 대응 체계와 연계해 지역에서 방역 행정을 책임지고 예방해야 할 통제관 역할을 하는 매우 중요한 자리"라며 "이 자리를 1개월 넘게 비워둔 것은 전주시 인사행정의 맹점을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승수 전주시장이 지난 2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사회 확산을 막기 위해 전주역에서 직원들과 함께 소독을 하고 있다. 뉴스1

김승수 전주시장이 지난 2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사회 확산을 막기 위해 전주역에서 직원들과 함께 소독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어 "전주시 홈페이지에는 전주시 재난안전대책본부장은 시장이고 통제관은 보건소장으로 돼 있는데 보건소장이 공석이면 통제관도 없다는 뜻"이라며 "전주시장 소속 정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책임이 크다"고 비판했다.
 
전주시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전임 보건소장은 오는 6월 퇴직을 앞두고 본인 의사에 따라 수개월 먼저 나갔기 때문이다. 전주시는 코로나19 사태를 재난으로 보고 특별채용도 검토했지만, 근거 규정이 없어 불발됐다. 게다가 전임 소장이 그만둘 당시 전북에는 코로나19 환자가 없었고, 사태가 지금처럼 심각하지 않았다는 게 전주시 설명이다.
 
앞서 전주시 내부에서는 행정직이나 보건직 공무원을 승진시켜 보건소장에 앉히자는 이야기도 나왔으나, 김승수 전주시장이 외부 전문가를 고집해 적임자를 수소문 중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공공 기관이다 보니 민간 병원보다 연봉이 턱없이 낮아 마땅한 의사를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양원 전주시 부시장. 뉴스1

김양원 전주시 부시장. 뉴스1

'전주시에 방역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 최현창 전주시 기획조정국장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최 국장은 "지난 20일 전주에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이후 전주시는 코로나19 보건소 대응반을 확대·운영하고 있다"며 "김양원 전주부시장(2급 이사관)이 총괄반장을 맡아 전주보건소에 매일 출근하며 선별진료소 운영 등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고, (전주시) 총무과장이 상황실장으로서 김 부시장을 보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전주보건소에는 보건직뿐 아니라 의사 5명이 있고, 공중보건의 2명이 추가로 투입돼 자정까지 선별진료소를 운영한다"며 "김 부시장은 보건소에 상주하면서 중요한 회의가 있을 때만 본청에 들어온다"고 했다. 익명을 원한 전주시 다른 간부는 "외려 전주시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방역망을 촘촘히 짜고 방역 활동을 강화해 일부 직원은 불만이 있을 정도"라며 "정치권에서 (전주보건소장 공백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전주시는 이르면 다음 달 2일 전주보건소장 채용 공고를 띄울 계획이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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