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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월급 주려 버스 판다···코로나에 울상 짓는 日관광업체들

중앙일보 2020.02.29 05:0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를 강타한 가운데 일본 관광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비정규직 버스가이드 "수입 0인 날도"
외국인뿐 아니라 국내 여행객도 급감
버스 매각해 직원 월급 주는 회사도

 
28일 일본 MBS 방송에 따르면 일본 관광업계에서는 신종 코로나 감염을 두려워한 관광객들이 여행을 자제하면서 버스 투어가 급감하고 있다. 특히 비정규직인 버스 가이드는 수입이 전혀 없기도 해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 27일 오전 10시 30분, 대표적인 관광지 중 하나인 나라 공원 근처 버스터미널은 평소 단체 관광객을 태운 대형버스가 자주 드나드는 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한산했다. 중국과 태국 등으로부터의 단체 관광이 신종 코로나 감염 우려로 인해 취소됐기 때문이다. 
단체 관광 손님이 줄어들면서 한산해진 관광지의 풍경. [MBS]

단체 관광 손님이 줄어들면서 한산해진 관광지의 풍경. [MBS]

이런 상황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은 비정규직 버스 가이드다. 20년 넘게 버스 가이드로 근무하는 40대 여성은 "일본 내 투어가 모두 취소돼 업무가 급감했다"고 MBS에 밝혔다. 
 
버스 가이드의 대부분은 파견 사원 혹은 계약 사원 같은 비정규직이다. 정규직이라면 재택근무를 하나 정상 출근을 하나 월급은 매월 정해진 기본급이 나온다. 그러나 상당수의 비정규직은 파견·출근 일수를 맞추지 못하면 수입이 '제로'가 된다. 오사카 노동국에선 지난 14일부터 특별 상담 창구를 설치했는데 비정규직의 휴업 등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된 각종 노동 상담이 약 300건 접수됐다. 
 
중국인 관광객 버스 투어로 생계를 유지하던 회사 중에는 '장사 도구'인 버스를 팔아야 하는 상황에 몰린 곳도 나왔다. 오사카에서 택시 서비스 등을 하는 운수회사 '니혼죠택시'는 중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한 관광버스에서 실적을 올려왔지만 최근 일이 격감하면서 차량 유지보수 등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24일 기준 9명의 버스 운전사가 출근했지만 7명은 대기상태로 시간을 보냈다. 
오사카에 있는 니혼죠 택시의 사카모토 사장. 버스를 일부 매각해 기사들의 월급을 주기로 결정했다. [MBS]

오사카에 있는 니혼죠 택시의 사카모토 사장. 버스를 일부 매각해 기사들의 월급을 주기로 결정했다. [MBS]

외국인 관광객뿐 아니라 일본 국내 여행이나 사원 여행 등도 잇따라 중지되면서 회사는 타격을 입게 됐다. 내달 이후의 예약은 거의 차지 않았다는 게 니혼죠 택시의 설명이다. 이에 사카모토 아쓰노리(坂本篤紀) 니혼죠 택시 사장이 나서 보유하고 있는 대형 버스 10대 중 오래된 3대를 매각해 기사들의 급료 지불 등에 쓰기로 결정했다.  
 
사카모토 사장은 MBS 인터뷰에서 "지켜야 할 것은 (차보다) 운전사"라면서 "그들이 가진 경험을 돈으로 환산한다면 굉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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