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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중국인 입국 금지 곤란”

중앙선데이 2020.02.29 00:37 675호 1면 지면보기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중국인 입국 금지 확대 가능성을 일축했다. “도대체 왜, 무슨 이유로 (중국인 전면 입국 금지를) 못하는 것인지 궁금하다”는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의 질문에 “전면 금지할 경우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의 입국 금지 대상국이 될 수 있다”고 답하면서다.
 

여야, 4당 대표와 대책 회동
“전면 금지 땐 우리도 대상국 돼”
야 “안일한 판단이 사태 키워”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국회 사랑재에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황교안 통합당 대표, 유성엽 민생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 여야 4당 대표와 회동했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여야 정당 대표와의 대화’라는 이름으로 마련한 자리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여야 대표들에게 “국가의 방역 역량 강화와 피해 지원 등을 위해 예산과 제도로 뒷받침해 달라”며 ‘초당적 협력’을 요청했다.
 
1시간 40분가량 진행된 이날 회동에서 문 대통령은 경제와 추경(추가경정예산)에 방점을 찍었지만 야당에서는 “중국인 입국 금지” 목소리가 나왔다. 황 대표는 “시중의 말처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한 때문에 중국발 입국 금지를 못한다고 믿고 싶지 않다”며 “오늘 대통령께서는 (코로나 확산에 대해) 국민 앞에 깊이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하루에 2만 명 가까이 들어오던 중국인 숫자가 1000명 수준으로 줄었다”는 통계를 제시했다고 한다. 강훈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이) ‘현재 (중국발 입국을) 전면 금지할 경우 우리 사례가 다른 나라의 (한국인) 입국 금지로 치환될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황 대표에게 답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야당은 이날 “최근 정부·여당의 연이은 말실수”(심 대표)를 지적하기도 했다. 황 대표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즉각 경질하라”며 책임론을 제기했다. 유 대표는 “안전불감증에 빠진 정부의 안일한 판단과 대처가 사태를 키웠다”고 꼬집었다.
  
황교안 “모기장 열고 모기 잡는 게 무슨 소용” vs 이해찬 “중국인 입국장은 달라”

 
28일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동에서 황교안 통합당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동에서 황교안 통합당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 대표는 회동 후 브리핑에서 “중국인 입국 현황이 하루 평균 1만6489명에서 지난 27일 1093명까지 내려갔다. 오늘(28일)은 1000명 아래로 내려갈 것이란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전희경 통합당 대변인은 “(대통령이) ‘초기라면 몰라도 지금 상황에서는 그 조치(중국인 전면 입국 금지)가 실효적이지 않은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회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문 대통령과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김상조 정책실장이 번갈아가며 “유학생과 긴급 비즈니스 외 (중국발) 입국자는 거의 없다” “우리가 의약품을 중국에서 주로 수입하는데 이런 부분에도 악영향” “잃어버릴 손실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한다.
 
황 대표가 “모기장을 열어놓고 모기 잡는 게 무슨 소용이냐”고 했지만 이해찬 대표는 “중국인은 (국내 공항·항만 내) 입국장이 다르다”고 반박했다. 다른 야당 대표들도 “실익도 없고 우리 손해도 커질 수 있다”(심상정 대표)거나 “국민 감정은시원하겠지만 무리일 것”(유성엽 대표)이란 의견을 냈다. 문 대통령과 여야 4당 대표 회동이었지만 실상은 4 대 1의 구도임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이날 회동 후엔 “추가경정예산안은 감염병 대응 및 민생 피해 직접 지원을 위해 노력한다”는 공동발표문도 나왔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긴급 추경을 편성해 최대한 빨리 국회에 제출하겠다”며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2월 임시국회 회기는 다음달 17일까지다. 문 대통령은 추경과 관련해 “핵심은 속도”라며 “2015년 메르스 사태 때 제가 야당 대표로서 추경을 먼저 제안하고 신속히 통과시킨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당시 추경은 정부 발의 후 18일 만에 국회 문턱을 넘었다. 이에 대해 심 대표는 “총선용 선심성 예산이 끼면 안 된다”며 “메르스 때도 10조원을 편성해 2조원밖에 쓰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후 여야 대표들은 “예비비든 추경이든 모두 선제적으로 돕겠다”(황 대표)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공동발표문에는 “의료 인력, 치료 병상, 시설과 장비 등을 집중 지원하기로 한다”고 명시했다.
 
이날 회동에서는 총선 연기도 논의했다. 유 대표가 “이 상황이 3월 중에도 잡히지 않으면 총선 연기도 검토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운을 뗐다. 이에 문 대통령이 “진정 시기를 지금 가늠하고 얘기하긴 어렵다”고 하자 이 대표가 “3월 20일 정도가 돼야 판단할 수 있다. 아직은 연기를 논의하기엔 이르다”고 했다.
 
코로나19 진정 시기와 관련해선 “날이 따뜻해지면 괜찮다는 얘기가 있다”(유 대표)거나 “따뜻한 중동에서도 환자가 나온다. 날이 따뜻하기를 기다리는 전략은 어렵다”(문 대통령) 등의 얘기가 오갔다. 이 대표가 중국 우한 사례를 들며 “최고조에 달하는 기간이 1.5개월로 알려져 있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지금 관건은 증가세를 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동은 이번이 6번째로 가장 최근은 지난해 11월 10일이었다. 문 대통령이 국회를 찾아 여야 대표와 회동한 건 처음이다.
 
심새롬·윤성민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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