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증시 주저앉고 공장·체육관 텅텅…금융·내수 모두 ‘꽁꽁’

중앙선데이 2020.02.29 00:28 675호 2면 지면보기

코로나 직격탄 맞은 경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확산 우려로 전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실물경제도 꽁꽁 얼어붙었다.
 

코스피 5개월 만에 2000선 붕괴
다우지수도 역대 최대폭 떨어져

현대차·수출입은행 등 직장 폐쇄
K리그 이어 야구 개막 연기 검토

여행객 84%, 영화 관람 57% 감소
“인건비 보전 등 핀셋 대책 필요”

28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67.88포인트(3.3%) 내린 1987.01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가 2000 아래로 주저앉은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도 전일 대비 27.44포인트(4.3%) 하락한 610.73을 기록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각국 증시가 일제히 약세를 보인데 따른 것이다. 27일(현지시간) 미국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190.95포인트(4.42%) 하락했다. 포인트 기준으로는 낙폭이 역대 최대다. 지난 24일 1031.61포인트 급락한 지 사흘 만에 다시 1000포인트를 웃도는 낙폭을 기록한 것이다.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권 증시가 무너지면 유럽 증시를 거쳐 뉴욕 증시로 충격이 이어지는 흐름이 반복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이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글로벌 신용평가업체 무디스는 코로나19의 대유행 확률을 기존의 20%에서 40%로 높였다. 무디스는 “한국뿐 아니라 이탈리아·이란에서까지 감염자가 급증하는 것은 바이러스가 중국을 벗어나 세계로 퍼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가 미국까지 위협하면서 올 상반기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위험까지 커졌다고 무디스는 경고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는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3.4%(1.64달러) 하락한 47.09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최대 수요처인 중국에서 코로나19 영향으로 수요가 20% 이상 줄었기 때문이다. 유가 하락으로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업체들이 줄도산 위기에 처했다. 일반적으로 석유 기업들의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60달러 안팎이다.
 
금융시장이 흔들리는 가운데 한국에서는 공장·사무실·체육관·대형마트 할 것 없이 텅텅 비었다. 현대자동차 울산2공장 근무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현대차는 28일 오전 11시 30분부터 울산2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현대차는 “최종 폐쇄 범위 및 기간 등은 질병관리본부 지침에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 울산2공장은 대기 수요가 몰려있는 제네시스 ‘GV80’, 팰리세이드 등을 생산하는 곳이다. 서울 여의도 한국수출입은행 본점도 직원 한 명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건물 전체를 폐쇄했다. 대부분의 직원이 재택근무에 들어간 가운데 일부 직원들은 방호복과 마스크를 쓴 채 비상근무에 나섰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경기장과 대형 업무용 빌딩 등도 속속 비워지고 있다. 26일 오후 7시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치러진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와 안양 KGC인삼공사의 경기는 관중 없이 치러졌다.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한 한국프로농구연맹(KBL)이 당분간 무관중 경기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9일부터 열기로 했던 K리그 개막전을 모두 연기했다. 핸드볼 실업리그는 아예 조기에 막을 내렸고, 프로야구는 시범경기 취소와 개막 연기를 검토 중이다.
 
수천여 명이 온종일 근무하는 업무 빌딩도 마찬가지다. LS그룹은 25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LS용산타워에서 확진자가 나오면서 급히 건물을 폐쇄했다. 이 바람에 이 건물에 입주한 LS그룹 계열사는 물론 삼일회계법인 등 4000여 명이 사무실을 비워야 했다. 선제적으로 재택근무에 나선 기업들도 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SK E&S 등 SK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최소 운영 인력 30%만 제외한 채 다음달 8일까지 재택근무한다. 네이버와 카카오도 26일부터 전 직원 원격근무 체제에 돌입했다. 넥슨·워메이드 게임업계도 적극적으로 재택근무에 나서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다음달 2일까지 아예 전 직원이 유급휴가를 간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시차 출퇴근과 재택근무 등 유연근무제를 활용하고, 전국 각급학교의 개학 연기에 맞춰 가족돌봄휴가를적극적으로 써달라”고 당부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1월 셋째주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 줄어들면서 외국인 관광객 수가 반토막났다. 항공기 탑승객은 84% 줄었고, 놀이공원 입장객은 71%, 영화 관람객은 57% 감소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줄어든 매출 또는 피해 사업장의 근로자 인건비 일부를 보전해주거나 자영업자의 임대료를 지원해주는 등의 ‘핀셋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창우·황정일 기자 changwoo.kim@joongang.co.kr

관련기사

선데이 배너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