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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발표 믿고 약국 몰렸지만, 그곳에 마스크는 없었다

중앙선데이 2020.02.29 00:21 675호 7면 지면보기

[코로나19 비상] 마스크 공급 혼선 

마스크를 사려는 시민들이 28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행복한백화점 앞에서 줄을 서 있다. 1인당 5장 한정으로 5000원에 판매했다. [연합뉴스]

마스크를 사려는 시민들이 28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행복한백화점 앞에서 줄을 서 있다. 1인당 5장 한정으로 5000원에 판매했다. [연합뉴스]

“오늘만 100명 가까이 와서 뉴스 보고 왔는데 왜 마스크 안 파냐고 그러더라.”(서울 종로구 안국동 A 약국)
 

서울 시내 약국 10곳 가보니
“앵무새처럼 온종일 없다는 말만”
서울·경기 외 약국엔 공급 재개

시민들 “정부 성급하게 발표” 당혹
수도권선 주말 1인 5장 구매 가능

“온종일 마스크 없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있다.”(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B 약국)
 
중앙SUNDAY가 28일 서울 시내 약국 10곳을 둘러보며 약사들의 말을 들었다. 이날 오후 마포·서대문·종로구 일대 약국 중 정부가 공급한 마스크를 파는 약국은 한 곳도 없었다. 약사들은 모두 “어제부터 마스크 사러 오는 사람들이 많은데 모두 돌려보냈다”고 입을 모았다. 약국 대부분은 ‘성인용 마스크 품절입니다’, ‘면 마스크만 있습니다’와 같은 품절 안내문을 입구에 붙여 놨다.
 
이날 기자가 신촌의 한 약국에 들어서며 “마스크가 있냐”고 묻자 약사 정모씨는 “이미 안내문을 붙여 놓았다”며 난처한 기색을 보였다. 그는 이날만 수십 명의 손님이 마스크를 찾았지만 들어온 물량이 없어 하나도 팔지 못했다고 했다.
 
대한약사회(약사회)에 따르면 서울·경기 수도권 외 약국에는 이날 마스크 공급이 이뤄졌지만, 수도권 마스크 공급까지는 하루 정도 시간이 더 걸릴 예정이다. 이르면 이날 오후, 늦으면 주말쯤 수도권 약국에 마스크 공급이 완료될 것이라는 게 약사회의 설명이다.
 
마스크를 찾는 손님이 약국에 몰린 건 정부 발표 때문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27일 ‘마스크 수급 안정 관련 긴급 합동 브리핑’을 열고 “28일부터 120만 장을 전국 약국을 통해 판매할 예정”이라며 “국민 접근성이 높은 2만4000여개 약국에 대해 점포당 평균 100장씩, 총 240만 장을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27일부터 하루 마스크 생산량의 50% 이상인 약 500만 장을 전국 농협과 우체국, 약국 등에 매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신촌 독수리약국의 정석문 약사는 “오늘 전화가 10건 넘게 왔고, 정부 발표를 보고 약국에 직접 찾아온 분들도 20명이 넘는다”며 “유통 과정에 소요되는 시간 등이 있기 때문에 정확히 언제 마스크 공급되는지 알지 못한다”고 했다. 또 그는 “현장엔 마스크가 없어 혼란스러운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약국을 찾은 시민들도 당혹스럽긴 마찬가지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만난 박용규(58)씨는 “정부가 의지만 갖추고 성급하게 발표한 것 같다”고 했다.
 
약사회 관계자는 “28일 오후부터 수도권 약국에 마스크 배송이 이뤄지고 있다”며 “현실적으로 일괄 배송은 불가능하고 지역에 따라 배송 일정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어 오래 걸리는 곳은 토요일 오전쯤 공급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수도권 약국에서도 이르면 28일 오후부터 29일 오전에는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게 된다. 한 사람당 한 약국에서 최대 5장까지 마스크 구매가 가능하다.
 
정진호·박현주·박건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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