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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맵, 중고 직거래, 스쿨버스…돈 되는 별별 위치정보

중앙선데이 2020.02.29 00:21 675호 14면 지면보기
지난달 30일 밤 10시. 중국에서 번진 코로나19에 한국도 한창 긴장하기 시작하던 당시 한 온라인 지도(맵) 서비스가 구세주처럼 등장했다. 경희대 산업경영공학과에 재학 중인 대학생 이동훈(27)씨가 질병관리본부(질본) 정보와 ‘오픈스트리트맵’이라는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만든 ‘코로나바이러스 현황 지도(coronamap.site)’다. 코로나19 국내 감염 확진자 분포 현황과 이동 경로(동선)를 담아 PC와 모바일로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했다. 이씨가 만들어 이날 무료 공개한 코로나맵은 하루 만에 누적 조회 수 240만을, 지난 17일엔 1400만을 각각 넘어섰다.
  

올해 시장 규모 1조8418억 전망
출장 세차원, 집 청소 도우미 연결
차량 주변 카페·주유소 예약·결제

아이디어로 승부, 스타트업에 유리
자율주행차·드론·로봇에도 활용

#그 사이 언론에 소개돼 네이버와 카카오, 아마존웹서비스 같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이 코로나맵 운영 지원에 나섰다. 이후 국내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불안감이 가중됐지만 도움이 될 다른 서비스도 속속 나오고 있다. ICT 스타트업 티나쓰리디가 만들어 무료 배포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코로나 100m 알리미(코백)’를 설치하면 확진자 동선을 추적, 내 스마트폰 주변 100m 안에 확진자 방문 지역이 들어오면 알려준다. 고유의 웹(web) 3D와 지리정보시스템(GIS) 등 기술을 적용했다. 이 앱은 24일 누적 다운로드 수 100만을 돌파했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진화하고 있는 위치정보(location information) 산업이 코로나19 유행에 대응하는 첨병(尖兵) 역할을 하고 있다. 위치정보는 휴대용 ICT 기기나 사용자의 위치가 어디인지를 알려주는 정보다. 예컨대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코로나19 확진자의 스마트폰 위치 추적 결과를 지난달 29일부터 보건복지부에 제공하고 있다. 그러면서 질본이나 이동훈씨, 티나쓰리디 등이 그 정보를 활용해 대응하고 전에 없던 서비스가 나오고 있다. 물론 이는 비영리적인 경우이지만, 이처럼 위치정보를 다양하게 활용해 시장 관점에서 소비자들이 찾는 ICT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위치정보 산업이다. 적극적인 기업으로 카카오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 ‘카카오톡’과 연동되는 ‘톡친구 위치 공유’라는 서비스는 ‘카카오맵’으로 지인 위치정보를 실시간 파악해 서로 공유할 수 있게 한다. 모빌리티 서비스 ‘카카오 T’와 ‘카카오내비’도 위치정보 활용과 밀접하다.
 
지난 21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런 위치정보 산업은 지난해 국내에서 매출 기준 1조5918억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한 것으로 추산된다. 2018년(1조4758억원) 대비 7.9% 증가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15.7% 증가한 1조8418억원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그만큼 최근 성장세가 가파르다. KISA는 지난해 ▶대인·대물 위치 추적과 관제(7386억원) ▶생활·엔터테인먼트(3019억원) ▶지도·내비게이션(1595억원) ▶광고 마케팅·상거래(1356억원) ▶빅데이터 분석·제공(160억원) 등 분야에서 위치정보 관련 서비스 시장이 비중 있게 형성된 것으로 분석했다. 모두 유료 서비스 매출에 더해 무료 서비스에서 파생되는 간접 매출까지 더한 규모다. 특히 빅데이터 분석·제공 서비스는 아직 규모가 작지만 성장세가 무섭다. 2018년 대비 지난해 이 분야 매출이 68.4%나 증가한 것으로 추산됐다.
 
분야별 서비스 다양성, 그리고 이 때문에 아이디어 좋은 스타트업이 두각을 보이기 쉽다는 점이야말로 위치정보 산업이 지닌 특성이자 성장 잠재력이다. 소비자 입장에선 별별 유용한 서비스가 있다.  
  
#중고 직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은 이용자가 사는 동네를 위성항법장치(GPS) 기반으로 인증해 인근 이용자와 만나 거래할 수 있게 한다. 다른 비슷한 플랫폼에서 택배 거래 때 사기 위험에 노출되기 쉬운 취약점에 착안, 2015년 차별화해 선보였다. 지난해 말 누적 다운로드 수 1000만을 기록했다. 청소 서비스 매칭 플랫폼 ‘미소’도 맞벌이 가정에서 인기다. 내 집과 가까운 위치의 클리너를 연결해주고 클리너가 방문해 집안 곳곳을 청소해준다.
 
자가용을 가진 소비자라면 ‘와이퍼’ 세차 관리 솔루션이나 ‘오윈’ 모바일 주유 할인 플랫폼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와이퍼는 위치정보 확인과 원격 제어를 통한 출장 세차를 해준다. 오윈을 쓰면 차량 위치정보로 가까운 곳의 주유소·카페를 파악할 수 있어 미리 예약·결제한 후 방문할 수 있다. 차 내부에 소형 전용 단말기를 꽂고 스마트폰에 앱을 깔면 위치 정보를 분석한다. 자녀가 있다면 ‘세이프 스쿨버스’ 앱에도 관심을 둘 만하다. 자녀가 탑승한 통학 차량 위치와 좌석 정보를 실시간 제공한다. 이들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들은 공통적으로 위치정보와 아이디어로 승부해 꾸준한 호응을 얻고 있다.
 
이뿐 아니다. 기술 발전 추세를 보면 앞으로는 위치정보 관련 서비스가 자율주행자동차와 사물인터넷(IoT), 웨어러블 기기, 드론과 로봇 등 한층 광범위한 분야에서 더 많이 적용될 수 있다. 채승완 KISA 데이터안전활용지원단장은 “정부가 기업에 대한 시장 진입 규제 완화, 맞춤형 컨설팅 지원 등으로 데이터 활용 경제 시대 흐름에 맞게 지원 체계와 제도적 기반을 갖추면서 국내 위치정보 산업이 탄력을 받는 선순환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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