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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민생당 “여당 실세들의 비례당 설립 음모 비열해”

중앙선데이 2020.02.29 00:02 675호 3면 지면보기

민주당 5인, 위성정당 논의 후폭풍

28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선대위 회의에서 이낙연(왼쪽)·이해찬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이 심각한 표정으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선대위 회의에서 이낙연(왼쪽)·이해찬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이 심각한 표정으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핵심 인사 5인이 지난 26일 서울 마포구의 한 식당에서 직간접적 형태의 비례 위성정당 추진을 결의했다는 중앙일보 보도(2월 28일자 1, 3면)로 여야 정치권이 28일 내내 들썩였다.
 

‘4+1 협의체’였던 두 정당 거센 반발
통합당도 “가짜당 악담하더니” 비난

이인영 “직접 창당하는 일 없을 것”
김해영 “국민에 대한 도리 아니다”
정봉주, 비례정당 ‘열린민주’ 창당

민주당은 이날 당 대변인 등 공식 공보라인을 통한 입장은 내놓지 않았다. 대신 5인 회동의 당사자인 이인영 원내대표와 윤호중 사무총장이 국회에서 백브리핑 형태로 관련 논란에 대해 답했다. 5인 회동에서 오간 내용을 묻는 취재진 질문엔 “사석에서 오간 얘기”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자제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선대위 전체회의 직전과 직후 2차례에 걸쳐 기자들과 만나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다 확인은 못해 주겠는데 여러 이야기를 나눈 건 사실”이라며 “어쨌든 우리가 직접 창당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래통합당의 비례 정당인) 미래한국당이 선거 결과를 왜곡하고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근본 취지를 훼손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는 (앞으로) 이야기할 것”이라고 했다. ‘직접 창당이 아닌 기존 당을 흡수하는 방안은 고려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것까지 이야기할 수 있는 상황이 전혀 아니다”고 답했다.
 
윤 총장도 선대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그저께(26일) 의원 다섯 명이 저녁식사를 같이했다. 선거법 개정 이후 진행되는 상황들과 관련해 자유로운 이야기가 오갔다”며 “미래통합당이 정치개혁을 위해 도입한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근본적으로 허물어뜨리고 훼손하는, 역사의 죄악이 될 일을 하는 것에 대한 공통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윤 총장은 이어 “그런 점에서 국민을 믿고 가자는 얘기를 주로 나눴다. 다양한 이야기가 오간 것인데, 그런 (비례 정당 창당) 내용은 우리 당의 원칙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 외곽 비례 정당과의 연대 논의에 대해선 “연대나 그런 제안이 아직 없다. 우리 당이 먼저 논의할 입장에 있지 않다”며 가능성을 닫아두지는 않았다.
 
김종민 의원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보도는) 부분 부분 들은 내용을 끼워 맞추느라 최종 결론과 달랐다”며 “(5인 회동에선) 국민을 믿고 (위성정당 없이) 가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중앙일보는 이날 이 원내대표와 윤 사무총장, 전해철 당 대표 특보단장, 홍영표·김종민 의원 등 당 핵심 인사 5인이 지난 26일 저녁 서울 마포구 식당에 모여 비례 정당을 추진하기로 가닥을 잡았다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대통령) 탄핵을 막기 위해서라도 우리가 어쩔 수 없이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또 구체적 방법론을 거론하며 “심상정(정의당 대표)과 (연대는) 안 된다. 정의당이나 민생당이랑 같이 하는 순간 X물에서 뒹구는 것”이란 말도 했다. 연동형 비례제를 수용하게 된 경위를 언급하며 “그때는 공수처가 걸려 있는데 (마음에 안 들어도) 어떻게 할 수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마포 5인 회동’ 보도 이후 민주당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김해영 최고위원은 이날 당 선대위 회의에서 “제 발언 순서가 아닌데 하겠다. 비례 정당 창당 얘기가 나오는데, 민주당은 미래통합당의 비례 위성정당을 강력하게 규탄해 왔다”며 “위성정당을 만드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위성정당 창당에 대해 분명하게 반대 입장을 밝힌다”고 말했다.
 
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이른바 ‘4+1 협의체’로 민주당과 함께 선거법 개정에 앞장섰던 정의당과 민생당이 민주당을 거세게 비판했다.
 
강민진 정의당 대변인은 공식 논평을 내고 “소위 ‘비례 민주당’ 창당을 논의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민주당의 공식 입장을 요구한다”며 “정치개혁을 위한 험난한 길을 함께 걸어온 정치적 파트너에 대해 혐오스러운 표현이 사용된 점에 대해 참담하게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 등 3당 합당으로 탄생한 민생당의 김정현 대변인은 논평에서 “여당 실세들이 저녁에 식당에 앉아 비례 위성정당 설립을 위해 밀실 야합 음모를 꾸민 것은 전형적인 정치 공작으로 소름이 끼친다”며 “비례 위성정당을 공식적으로 만들고 면피용으로 이름을 바꾼 미래한국당보다 더 나쁘고 비열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지난해 ‘4+1 협의체’를 만든 주체가 상대 정당들을 ‘X물’ 취급한 것은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기회주의적 행태”라고 지적했다.
 
자매정당인 미래한국당을 만든 미래통합당도 비판에 가세했다. 김재원 통합당 정책위의장은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가짜 정당, 나쁜 정치 선동’이라며 이인영 원내대표가 (미래통합당에) 악담을 퍼붓던 날이 불과 며칠 전”이라며 “참으로 가증스럽다”고 비난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원흉은 민주당이 주도한 괴물 선거법”이라며 “이제 와서 의석 한 석이 아까워 비례 위성정당을 시도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배신이자 기만”이라고 주장했다.
 
김성원 통합당 대변인도 논평에서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덫에 걸려 허우적대는 민주당의 어리석음에 말이 안 나온다는 표현조차 모자랄 지경”이라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경각에 달린 지금 표 계산만 하는 민주당의 죄는 그 무엇으로도 용서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런 가운데 정봉주 전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비례대표 정당인 ‘열린민주당(가칭)’ 창당을 선언했다. 진보 진영 원로인 조성우 주권자전국회의 공동대표와 하승수 녹색당 공동위원장 등도 범진보 진영이 동참하는 비례정당인 ‘선거연합당(가칭)’을 창당하자고 제안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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