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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가 박세리, 기부로 존경받는 한국판 낸시 로페스 꿈

중앙선데이 2020.02.29 00:02 675호 25면 지면보기

인생 2라운드 시작한 ‘골프 여왕’

은퇴 뒤 3년. 박세리가 인생 2라운드를 시작했다. 골프 관련 교육과 공익사업, 매니지먼트 등을 다루는 회사의 공동 대표가 됐다. 현역 시절 못지않게 바빠진 박세리는 요즘 새로운 일에 빠져 열일 중이다.
 

은퇴 3년 장고 끝에 제2 인생 티샷
골프 관련 교육 콘텐트, 매니지먼트
저소득 유소년 골퍼 지원 사업 구상

도쿄올림픽 여자대표 감독도 맡아
현역시절 못지않은 분주한 일상
“후배가 닮고 싶어하는 선배 됐으면”

#3년의 준비 그리고 새로운 도전
 
박세리의 애견 사랑은 유별나다. 은퇴 뒤 애완견 세 마리를 입양해 키우고 있다. [사진 신중혁]

박세리의 애견 사랑은 유별나다. 은퇴 뒤 애완견 세 마리를 입양해 키우고 있다. [사진 신중혁]

2016년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박세리는 2017년 자신의 이름을 딴 ‘세리 와인’을 출시했지만 이렇다 할 활동이 없었다. 아니 한동안 두문불출했다. 이 기간 박세리는 고향인 대전 집에 머물면서 은퇴 이후의 삶을 구상했다. 오랜 선수 생활로 몸과 마음이 지친 상태이기도 했지만 새로운 삶을 위해서는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지난해 말 한 장의 명함을 들고 나타났다. ‘바즈 인터내셔널’ 공동 대표, 박세리의 새로운 명함이다.
 
바즈 인터내셔널은 뉴욕 양키스 국제 스카우트로도 활동 중인 이치훈 씨와 함께 차린 회사다. 박세리는 이 대표와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데뷔 한 해 전인 1997년에 인연을 맺었다. 그해 열린 US여자오픈에 출전하면서 응원을 왔던 이 대표와 처음 만났다. 은퇴 뒤 장고를 거듭했던 박세리를 움직이게 한 것도 이 대표였다. 박세리는 “2년 정도 이야기를 나눴지만, 마음의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대로 고민하다가는 시간만 더 보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바즈 인터내셔널은 골프 관련 교육 콘텐트 제작과 대회 주관을 비롯해 매니지먼트 사업 등을 전개하는 회사다. ‘박세리’라는 브랜드를 활용해 건강식품, 골프 용품, 골프 피팅, 뷰티 등 다양한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사업을 시작한 박세리는 매주 서울과 대전을 오가며 열일 중이다. 주중은 서울에서, 주말은 대전에서 보내는 게 보통이지만, 최근 들어 2~3일에 한 번씩 서울과 대전을 오가는 경우도 많아졌다. 현역 시절 못지않은 살인적인 스케줄이다.
  
#반려견과 함께 하는 행복한 삶
 
서른아홉 살까지 투어 생활을 한 박세리는 자연스럽게 결혼 적령기를 놓쳤다. 30대 초반부터 줄곧 결혼에 대한 생각을 해왔지만 투어 활동을 하면서 결혼은커녕 연애도 쉽지 않았다. 은퇴 뒤 박세리는 인터뷰를 할 때마다 “가정을 꾸리는 게 가장 큰 목표 중 하나”라는 이야기를 입버릇처럼 했다. 그러나 누군가에게 결혼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일 수 있지만 박세리에게 결혼은 메이저 대회 우승보다 어려운 일이다. 이상형에 대한 박세리의 바람은 의외로(?) 소박하다. 친구처럼 같은 곳을 바라볼 수 있는 사람. 그러나 아직까지 그런 친구 같은 동반자를 찾지 못했다.
 
박세리는 지난해에 신랑감 대신 평생의 보금자리가 될 집부터 마련했다. 대전 집 옛 건물을 헐고 그 자리에 지상 4층짜리 주택을 지었다. 설계는 전문가에게 맡겼지만 공간을 구성하는 일은 직접 나섰고, 입주 뒤에는 인테리어를 손수 했다.  
 
박세리는 이 집에서 언니, 여동생, 세 마리의 반려견과 함께 살고 있다. 박세리의 애견 사랑은 유별나다. ‘모찌’, ‘찹쌀’, ‘시루’라는 이름의 강아지 세 마리를 키우면서 반려견과의 일상을 소셜미디어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고 있다. 모찌는 보스톤테리어, 찹쌀이는블랙탄포밀리언, 시루는 믹스견이다. 은퇴 뒤 모찌를 분양받은 박세리는 일 년 뒤 찹쌀이에 이어 올해 초 시루를 입양했다. 박세리가 세 마리의 반려견을 식구로 받아들인 데는 사연이 있다. 찹쌀이는 왼쪽 다리를 사용하지 못하는 장애견이다. 시루는 유기견 센터를 통해 입양한 주인 없는 개였다. 박세리는 “유기견을 입양한다는 건 불쌍한 마음만으로는 쉽지 않은 일”이라며 “자식을 키우는 것과 비슷하기 때문에 의무와 책임감이 동반되어야 한다”고 했다. 자식이 셋으로 늘어나면서 박세리의 여유는 그만큼 사라졌다. 집에 가면 밥을 주고, 대소변을 치우는 등의 일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그래도 자식 같은 반려견의 재롱을 보면 일을 하면서 쌓이는 피로가 풀리는 기분을 느낀다. 반려견과 함께 하면서 박세리의 삶은 전보다 더 웃음이 많아졌다.
 
#롤 모델은 낸시 로페스
 
사업을 시작한 박세리는 매주 서울과 대전을 오가며 열일 중이다. 주중은 서울에서, 주말은 대전에서 보내는 게 보통이지만, 최근 들어 2~3일에 한 번씩 서울과 대전을 오가는 경우도 많아졌다. [사진 신중혁]

사업을 시작한 박세리는 매주 서울과 대전을 오가며 열일 중이다. 주중은 서울에서, 주말은 대전에서 보내는 게 보통이지만, 최근 들어 2~3일에 한 번씩 서울과 대전을 오가는 경우도 많아졌다. [사진 신중혁]

2020년은 박세리에게 그 어느 해보다 중요한 해다. 새로 시작한 사업 때문에 눈 코 뜰 새 없는 시간이 흐르고 있고, 7월 도쿄올림픽이 다가오면서 벌써부터 마음이 바쁘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이어 2회 연속 한국 여자골프 대표팀 감독을 맡게 된 박세리는 감독 역할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한국의 여자골프 국가대표는 금메달을 따는 것보다 선발되는 것이 힘들다는 이야기가 나올 만큼 치열하다. 세계랭킹 15위 내에서 최대 4명까지 출전할 수 있는데 한국은 6~7명이 15위 내에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그런 선수들을 이끌 수 있다는 건 큰 행운이고, 자부심을 가질 만한 일이다. 그래서 지난해에는 미리 대회가 열리는 일본 사이타마현가스미가세키CC를 돌아보고 왔다.
 
당장 상반기에는 직접 제작한 교육 관련 콘텐트의 온라인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 사이판에서 촬영을 마친 교육 관련 콘텐트는 최근 스튜디오 더빙을 마치고 후반 작업 중이다. 박세리는 흔히 볼 수 있는 레슨 책의 내용을 쏙 빼고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이해하기 쉽고 편안하게 볼 수 있는데 신경 썼다는 것을 강조했다. 교육 콘텐트지만 너무 교육적 목적에 치우치지 않고 재미 요소를 고려했다고 했다. 박세리의 롤 모델은 미국의 낸시 로페스다. 로페스처럼 존경받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LPGA 투어 통산 48승을 거둔 로페스는 현역 시절부터 기부를 이어오면서 많은 존경을 받고 있다. 박세리는 로페스처럼 저소득, 취약계층의 유소년에게 스포츠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프로선수가 될 때까지 지원하는 공익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박세리는 “후배들이 내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저런 선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끔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프리미엄 월간지 ‘JTBC골프 매거진’ 복간…인터넷 사이트도 3월 초 오픈
프리미엄 골프 월간지 ‘JTBC골프 매거진’이 27일 발간됐다. 2011년 창간한 JTBC골프 매거진은 2019년 한 해동안 휴간하다 2020년 3월 ‘제2 창간’을 선언하면서 다시 골프팬을 찾아간다.  
 
중앙일보와 일간스포츠 골프담당 기자들이 제작하는 JTBC골프 매거진은 국내외 투어 소식뿐만 아니라 스타 인터뷰, 골프용품 소개 등 다채로운 내용을 담았다. 특히 올해부터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를 중계하는 골프전문채널 JTBC골프의 다양한 콘텐트도 지면을 통해 소개한다. PGA 투어뿐만 아니라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유러피언 투어 등 국내외 골프 소식을 상세하게 소개할 예정이다.
 
제2 창간을 맞는 3월호 커버스토리의 주인공은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골프 여왕 박세리(43)다. 은퇴 4년째를 맞은 박세리는 최근 골프 관련 교육과 공익사업, 매니지먼트 등을 담당하는 회사의 공동 대표로 인생 2라운드를 시작했다. 올해 7월 개막하는 도쿄올림픽에선 여자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을 예정이다.
 
올 시즌 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한국 선수 중 가장 어린 신인 손유정(19)도 이번 호를 통해 골프팬에게 선을 보인다. 2001년 2월생인 손유정은 “김세영·전인지·박성현·고진영·이정은으로 이어진 한국의 신인왕 계보를 잇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JTBC골프 매거진은 골프용품 분석 기사도 강화했다. 골프용품의 단순한 소개를 넘어 최고 전문가의 심층 리뷰를 싣는다. 골프용품 뉴스를 효과적으로 전하기 위해 인터넷 전문 뉴스 사이트(golfgear.kr)도 3월 초 오픈할 예정이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

 
※박세리에 대한 더 자세한 인터뷰는 프리미엄 골프&라이프 전문지를 표방하며 3월 복간한 ‘JTBC골프 매거진’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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