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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엑소더스···'우한 전세기 탈출' 한국서도 벌어지나

중앙일보 2020.02.28 18:50
 세계 각국에서 ‘코리아 포비아’(한국 기피증) 움직임이 커지자 외교부가 28일 아예 한국 입국 제한ㆍ금지 국가에는 방문을 자제해줄 것을 요청하는 여행주의보를 발령했다.
 

외교부, 한국 입국 제한 국가에 여행주의보 발령

2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인천발 로스앤젤레스(LA)행 KE017편 탑승구 앞에서 대한항공 직원들이 탑승 승객의 발열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인천발 로스앤젤레스(LA)행 KE017편 탑승구 앞에서 대한항공 직원들이 탑승 승객의 발열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50분 현재 한국에서 오는 방문객에 대해 입국 제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 나라는 62개국이다. 한국발 여행객 입국을 금지하고 있는 나라가 30개국, 검역 절차나 격리 조치를 강화한 나라는 32개국이다. 유엔 회원국(193개국) 기준으로 30%에 달하는 국가에서 입국 절차를 제한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경우 전날 산둥성과 랴오닝성, 지린성, 헤이룽장성, 푸젠성 등 5개 지역에서 광둥성, 상하이시, 산시성, 쓰촨성 등 4개 지역이 추가돼 총 9곳에서 한국발 입국자에 대해 14일간 호텔 격리나 자가 격리 등을 시행하고 있다.
 
이날 발령한 여행주의보는 별도 공지 시까지 해당 국가 방문 계획을 재고하거나 연기를 권고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존 여행경보와는 별개의 조치다. 외교부에 따르면 여행주의보는 한국에 대한 입국 금지는 물론 입국 절차를 강화하는 나라들에 자동으로 연동돼서 적용된다. 앞으로 숫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세계 각국에서 입국 한국민이 사전 예고 없이 공항에서 발이 묶이는 사례가 나오는가 하면, 중국 등 일부 지역에선 한국인 혐오 분위기도 조성되고 있어 외교부가 해당 국가에 사실상 해외여행 자제령을 내린 것이다.
 
 외교부는 “입국제한 등의 조치를 취한 국가들에 한국 정부의 선제적이고 강화된 방역 조치를 설명하면서 관련 조치가 조기에 시정될 수 있도록 외교적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관광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2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베트남 다낭으로 향하는 여객기의 좌석이 대부분 비어 있다. [사진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관광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2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베트남 다낭으로 향하는 여객기의 좌석이 대부분 비어 있다. [사진 뉴시스]

 
비자 발급을 중단하는 방식으로 한국인의 자국행을 제한하는 국가도 나오고 있다. 베트남은 29일부터 한국인에 대한 무비자 입국 허용을 임시 중단키로 했다. 지난 2004년 7월부터 한국민에게 15일간 무비자 입국을 허용해 온 지 16년 만이다. 
 
주베트남 한국대사관은 베트남 당국이 한국민에 대한 다른 비자발급도 중단하기 시작했는지 확인하고 있다. 베트남은 한국의 제4위 교역국이어서 현지 교민과 해당 기업인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오후 중국 및 베트남 지역 공관장들과 긴급 화상회의에 나섰다. 또한 강 장관은 팜 빙 밍 베트남 부총리 겸 외교장관과 전화통화를 갖고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무비자 입국조치의 조속한 원상 회복을 촉구했다. 
 
인도도 이날부터 한국인에 대한 전자 비자와 도착 비자 발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인도 정부는 2018년 10월부터 일본에 이어 한국인에게도 도착 비자 제도를 적용, 인도 도착 후 신청서를 제출하면 도착 비자를 받을 수 있게 했다. 인도를 새롭게 방문하려면 주한 인도대사관에서 심사를 거쳐 체류 목적에 따라 일반 비자를 받아야 한다.
 
한국행 노선을 중단하거나 축소하는 항공사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자국민 수송을 위해 전세기 투입을 검토하는 나라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중국 우한에 각국이 자국민 철수를 위해 전세기를 투입했던 ‘우한 엑소더스’와 유사한 '코리아 엑소더스'다.
 
러시아 교통부는 27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다음 달 1일부터 블라디보스토크 등 극동 지역과 한국을 오가는 정기 항공편 운항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러시아가 자국민 철수를 위해 전세기 투입을 검토한다는 보도도 나왔지만, 외교부는 “그런 요청을 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미국 하와이안항공은 다음 달 2일부터 4월 30일까지 인천~호놀룰루 직항 노선을 한시적으로 운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국 항공사로선 첫 한국편 운항 중단이다.
 
지난 27일 한국에 대한 여행 경보를 3단계(여행 재고)로 격상한 미 국무부가 이를 4단계(여행 금지)로 격상하기 전에 한국을 서둘러 빠져나가려는 미국인도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한국으로 오는 항공편이 감축되면 귀국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을 떠나는 중국인 숫자도 한국에 들어오는 중국인 숫자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으로 출국한 중국인은 25일 3337명, 26일 3697명인 반면, 입국 금지된 후베이성 이외 지역에서 입국한 중국인 숫자는 25일 1824명, 26일 1404명이어서 2배가량 더 많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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