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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한국인 초유의 4월 무급휴직 현실화되나…정부, 인건비 先협상 제안

중앙일보 2020.02.28 17:54
정은보 외교부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대사가 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주한미군의 한국인 근로자 무급휴직 계획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정은보 외교부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대사가 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주한미군의 한국인 근로자 무급휴직 계획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한·미 방위비분담금협정(SMA)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부분을 먼저 협상하자고 미국에 공개 제안했다.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 두고 치열한 수싸움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금협정 협상 대사는 28일 브리핑에서 "SMA 타결이 지연될 경우에 대비해 정부는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에 대한 인건비 문제를 우선 해결하기 위한 교환각서 체결을 미측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정 대사는 이어 "지난해 확보한 방위비분담금 예산에서 한국인 근로자에 대한 인건비를 우선 지원하고, SMA가 최종 합의되면 이에 포함되도록 하는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미측은 이같은 제안에 현재까지 호응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미군 사령부는 27~28일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들에게 4월 1일자 무급휴직을 최종 통보했다.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노조 측은 "한국인 근로자 9000여명에게 무급휴직 공지 문서를 전달한 후 서명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사상 초유의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무급휴직 사태가 4월 1일부로 현실화될 수도 있다.
  
정 대사는 이와 관련,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와 가족분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이런 상황이 발생한 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그런 경우(무급휴직 시행)를 방지하기 위한 보완적인 방안으로 인건비 선 협상을 제안한 것"이라며 "미측도 한미 간 분담금 총액 등 핵심 쟁점에 대한 입장차는 있을 수 있지만, 인건비와 관련해선 이견이 없는 만큼 이를 수용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 체결을 위한 6차 회의가 1월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와 제임스 드하트 미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뉴시스]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 체결을 위한 6차 회의가 1월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와 제임스 드하트 미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뉴시스]

 
정 대사가 이날 인건비 선 협상 제안을 공개한 것은 미측에 SMA 실무 협상에 응하라는 압박 의도도 담긴 것이란 관측이다. 한·미는 11차 SMA 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을 지난해 9월부터 6차례 진행하고 있지만, 지난달 중순 이후 한 달이 넘도록 차기 협상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한·미 간엔 여전히 총액 등에 대한 이견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최초 50억 달러에 육박하는 방위비 분담금을 요구하고 있고, 이후 양측은 각기 수정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미측이 제시한 총액은 여전히 ‘과도하다’는 게 정부 내 판단이다.
 
최근까지 양측 간 의견 교환은 이뤄지고 있으나 미측은 후속 협상 일정을 잡는데 소극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 미측이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무급휴직 문제를 한국에 대한 방위비분담금 협상 압박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다.
 
하지만 미국도 한·미 연합방위태세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주한미군 한국인 무급휴직을 현실화하기엔 부담이 큰 상황이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은 24일 "잠정적 무급휴직은 군사작전과 준비태세에 부정적인 영향 이상의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주한미군은 자체 예산으로도 충분히 인건비를 사전 지급할 능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미국도 무급휴직이 실행되는 단계로 가는 것이 불가피해진다면 (우선 협상 제안에) 동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노조 관계자도 "최소한의 필수 인원을 남긴다고 해도 현실적으로 기지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힘들다"고 우려했다.
 

백민정·이근평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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