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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풍낙엽' 코스피 1990선도 붕괴…"다음 방어선은 1960선"

중앙일보 2020.02.28 16:12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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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주식시장은 개장 전부터 '팔자' 주문이 쏟아졌다. 오전 9시 장이 열리자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34.72포인트(1.69%) 하락한 2020.17로 출발한 뒤 낙폭을 키워 2000선을 위협했다. 정부가 오전 11시 총 20조원 규모의 경기보강 대책을 내놓은 영향에 2010선을 회복했지만, 그리 오래가진 않았다. 오전 11시 48분 심리적 지지선인 2000선이, 12시 45분엔 1990선이 힘없이 무너졌다. 장 막판엔 1980.82까지 밀렸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67.88포인트(3.30%) 내린 1987.01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 올해 고점 대비 12% 뚝

국내 증시가 또 '검은 금요일'을 맞았다. 코스피는 지난해 9월 3일(1965.69) 이후 6개월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올해 고점(2267.25) 대비 12% 넘게 주가가 빠진 셈이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낙폭이 더 컸다. 전날보다 4.3% 내린 610.73으로 마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면서 코스피가 1990선 아래로 급락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면서 코스피가 1990선 아래로 급락했다. 연합뉴스

금융시장을 뒤흔든 건 미국 증시 폭락이었다. 지난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4.42% 하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4.42%)와 나스닥(-4.61%)도 내렸다. 기존 고점과 비교하면 3대 지수 모두 12% 넘게 빠졌다. 미국계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올해 미국 기업 순이익 증가율이 0%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는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유럽 증시도 직격탄을 맞았다. 영국(-3.49%), 프랑스(-3.32%), 독일(-3.19%) 주가지수가 3% 넘게 급락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 경제가 타격을 입으면 이는 기업 실적 악화로 이어지고, 자칫 유동성·신용 위기를 초래할지도 모른다는 공포심리가 작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코로나19로 버니 샌더스 민주당 경선 후보의 대통령 당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감도 반영됐다"고 했다.
 

외국인 닷새 동안 3조5000억 순매도

이런 분위기는 고스란히 국내 증시로 전달됐다. 외국인 투자자가 6300억원어치 팔아치웠다. 닷새 연속 주식을 던져 이번 주에만 3조4600억원가량 순매도했다. 이날 기관과 개인 투자자가 각각 3600억원, 2200억원가량 사들이며 지수 방어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온통 '파란불(하락 의미)'이었다.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3.04% 하락한 5만4200원으로 마감했고 SK하이닉스(-5.28%), 삼성바이오로직스(-3.44%), 네이버(-4.4%), LG화학(-5.15%) 등도 급락했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아시아에 한정됐던 코로나 사태가 유럽·미국으로 퍼지자 판데믹(세계적 대유행) 우려가 커지면서 코스피 낙폭도 확대됐다"고 말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코로나19 파급영향 최소화와 조기극복을 위한 민생·경제 종합대책'을 발표하기 앞서 인사하고 있다. 뉴스1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코로나19 파급영향 최소화와 조기극복을 위한 민생·경제 종합대책'을 발표하기 앞서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추격 매수보단 시장 지켜봐야"

코스피가 속절없이 밀리면서 어느 선에서 하락세가 멈출지 관심이 쏠린다. 일단 1960선에서 방어선이 구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윤희도 센터장은 "과거 질병 이슈가 판데믹으로 확대된 경우 진정되기까지 3~6개월 정도 걸린 만큼 코스피도 온전하게 회복하기까진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10배인 1960선이 지수 하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애널리스트 실적 추정치가 아직 하향 조정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커 1900선까지 열어놓고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국내는 물론 미국에서도 코로나 확진자가 계속 나올 전망이고, 안 좋은 경제지표가 나올 수밖에 없다"며 "코스피 하단을 알 순 없지만, 당분간 변동성이 큰 조정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 센터장은 "추격 매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보단 당분간 시장을 지켜보거나, 우량주 위주로 분할 매수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한편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 가치는 전날보다 달러당 3.5원 오른(환율은 하락) 1213.7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미국에서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 우려가 커지자 달러화가 원화 대비 약세를 나타낸 영향으로 분석된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시장이 코로나19 공포에 대한 내성이 생긴 데다 미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 점이 환율 하락(원화값 상승)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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