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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주와 대화나눈 배달기사 감염…'코로나 호황' 배달업체 불안

중앙일보 2020.02.28 15:17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배민라이더스 남부센터에서 한 직원이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에 나서고 있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우려에 따라 바깥 활동 대신 집에 머물며 음식을 배달해먹는 '집밥족'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1]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배민라이더스 남부센터에서 한 직원이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에 나서고 있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우려에 따라 바깥 활동 대신 집에 머물며 음식을 배달해먹는 '집밥족'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1]

배달 라이더 코로나 19 확진 판정 

 
최근 배달업계엔 비상이 걸렸다. 한 배달대행업체의 라이더(배달기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은 소식이 알려지면서다. 
 
배달대행업체에 따르면 서울 송파지역을 담당했던 해당 라이더는 지난 24일 지역 내 한 아이스크림 가게를 방문했다가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라이더의 동선이 대구나 신천지 등 확산지역과는 무관하며,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 업체 점주와 대화를 나누던 중 감염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점주는 지난 23일 송파구청을 통해 확진을 받은 것이 공개됐다. 이 라이더는 이후 배달 업무를 진행하지 않다가 보건소를 찾아 검사를 받아 이용자와의 접촉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달대행업체는 다른 라이더에 대한 코로나 19 검사 결과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으며 해당 프랜차이즈 지점 직원 가운데서도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배달을 시키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중앙포토]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배달을 시키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중앙포토]

택배·배달업계 코로나 19에 무방비 노출

 
문제는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고 고객과 접촉하는 택배나 배달업계 종사자가 코로나 19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수많은 사람과 접촉하는 업무 특성상 이들이 바이러스에 노출될 경우 광범위한 지역 사회 전파도 우려된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와 배달원 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은 27일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 19의 전국적 확산 국면에서 시민이 외출을 자제하자 온라인 주문은 더욱 증가했는데 물품을 전달하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무엇을 어찌해야 하는지 알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지속되면서 외식업계에서 배달주문, 비대면 주문 서비스가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 배달의 민족 라이더 센터 모습. 장진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지속되면서 외식업계에서 배달주문, 비대면 주문 서비스가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 배달의 민족 라이더 센터 모습. 장진영 기자

실제로 마케팅ㆍ여론 조사 전문기관인 나이스디앤알이모바일 앱 로그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배달의 민족, 요기요와 같은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이용량은 지난달 셋째 주 주말과 비교해 국내 코로나 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인 이달 첫째 주 주말에 1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온라인 쇼핑 앱 이용량도 5.1% 늘었다.  
 

업계, 소비자에 사전 결제 및 비대면 배송 권고  

 
배달앱 업체들은 소비자에게 음식 배달 주문을 할 때 만나서 결제보다는 앱 내에서 사전 결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대면한 상태에서 현금이나 카드가 오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음식 배달은 물론 쿠팡이나 마켓컬리 및 일반 택배회사도 비대면 배달을 권고하고 있다. 쿠팡의 경우 21일부터 모든 주문 물량을 비대면 배송으로 처리하고 있다. 고객과 직접 만나 물건을 전하는 대신, 문 앞에 두거나 택배함에 맡기는 방식이다.  
 
쿠팡맨. [사진 쿠팡]

쿠팡맨. [사진 쿠팡]

비대면 배송을 원하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요기요에 따르면 ‘문 앞에 두고 가주세요’라는 요청사항 메시지 선택 비율이 전달 대비 이달에 17% 증가했다.  

 
최근 배달앱 사용이 부쩍 늘었다는 주부 이모(38)씨는 “코로나 19 확산으로 외출을 줄이면서 배달앱을 통해 음식을 주문하는 경우가 많은데 음식을 ‘문 앞에 두고 가달라’는 요청사항을 꼭 챙겨 넣는다”며 “소비자도 배달 라이더도 요즘 같은 분위기에선 비대면을 더 선호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업계, 라이더 등 감염 예방 대책 마련 고심  

 
택배ㆍ배달 관련 기업은 라이더 등의 감염 예방을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코로나 19 의심 환자로 격리되는 라이더에게 생계 보전비와 오토바이 대여료, 산재보험금 등을 더해 1주일에 약 50만원을 지급하는 지원책을 마련했다.
 
2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수출입은행 본점을 찾은 택배기사가 건물 출입통제로 돌아가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수출입은행 본점을 찾은 택배기사가 건물 출입통제로 돌아가고 있다. [연합뉴스]

 
한 배달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19로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의 매출 타격을 배달이 어느 정도 보완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배달망에 문제가 생기면 이들의 피해는 더 커질 것”이라며 “라이더의 건강 상태를 수시로 확인하고 예방 수칙 등을 수시로 공지하면서 이들이 감염의 매개체가 되지 않도록 공공의 안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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