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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실세 5인 '비례정당' 밀실 회동···野 "소름 끼치는 정치공작"

중앙일보 2020.02.28 12:23
더불어민주당 핵심 인사 5인이 지난 26일 서울 마포구 한 식당에서 직간접적 형태의 비례 위성정당 추진을 결의했다는 중앙일보 보도(2월 28일, "탄핵 막으려면" 민주당 5인 비례당 결의)로 여야 정치권이 28일 내내 들썩였다.
 
민주당은 이날 당 대변인 등 공식 공보라인을 통한 입장은 내놓지 않았다. 그 대신 5인 회동 당사자인 이인영 원내대표와 윤호중 사무총장이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백브리핑 형태로 관련 논란에 대해 답했다. 5인 회동에서 오간 내용을 묻는 취재진 질문엔 "사석에서 오간 이야기"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자제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선대위 전체회의 직전과 직후 2차례에 걸쳐 기자들과 만나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다 확인은 못해주겠는데 여러 이야기를 나눈 건 사실"이라며 "어쨌든 우리가 직접 창당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래통합당의 비례 정당인) 미래한국당이 선거 결과를 왜곡하고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근본 취지를 훼손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는 (앞으로) 이야기할 것”이라고 했다. 이 원내대표는 ‘직접 창당이 아닌 기존 당을 흡수하는 방안은 고려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것까지 이야기할 수 있는 상황이 전혀 아니다”고 답했다.
 
윤호중 사무총장이 본지 기사와 관련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호중 사무총장이 본지 기사와 관련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총장은 선대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그제(26일) 5명 의원이 저녁식사를 같이 했다. 선거법 개정 이후 진행되는 상황들과 관련해 자유로운 이야기가 있었다"며 "대체적 의견은 미래통합당이 정치개혁을 위해 도입된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근본적으로 허물어뜨리고 훼손하는 역사의 죄악이 될 일을 하는 것에 대한 공통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점에서 국민을 믿고 가자는 얘기를 주로 나눴다. 다양한 이야기가 오간 것인데 그런(비례 정당 창당) 내용은 우리 당의 원칙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 외곽의 비례 정당 연대 논의에 대해선 "연대나 그런 제안이 아직 없다. 우리 당이 먼저 논의할 입장에 있지 않다"며 가능성을 닫아두지 않았다.
 
앞서 중앙일보는 이날 이인영 원내대표, 윤호중 사무총장, 전해철 당 대표 특보단장, 홍영표·김종민 의원 등 당 핵심 인사 5인이 26일 저녁 서울 마포구의 한 식당에 모여 비례 정당을 추진키로 가닥을 잡았다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 이들은 "(대통령) 탄핵을 막기 위해서라도 우리가 어쩔 수 없이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구체적 방법론을 거론하며 "심상정(정의당 대표)과 (연대는) 안된다. 정의당이나 민생당이랑 같이 하는 순간, X물에서 뒹구는 것"이란 말도 했다. 연동형 비례제를 수용하게 된 경위를 말하며 "그때는 공수처가 걸려 있는데 (마음에 안 들어도) 어떻게 할 수 없었다"고 했다.  
 

"X물이라니"…당 안팎 비판·성토 

’꼼수정당“→’뜻 모였다“, 입장 바꾼 민주당.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꼼수정당“→’뜻 모였다“, 입장 바꾼 민주당.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마포 5인 회동’ 보도 이후 민주당 내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김해영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당 선대위 회의에서 “제 발언 순서가 아닌데 하겠다. 비례 정당 창당 얘기가 나오는데 민주당은 미래통합당의 비례 위성정당을 강력하게 규탄해왔다”며 “위성정당을 만드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고 창당에 대해 분명하게 반대 입장을 밝힌다”고 말했다.  
 
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이른바 '4+1 협의체'로 민주당과 함께 선거법 개정에 앞장섰던 정의당과 민생당이 민주당을 거세게 비판했다.
 
강민진 정의당 대변인은 공식 논평을 내고 "소위 ‘비례 민주당’ 창당을 논의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민주당의 공식 입장을 요구한다"며 "정치개혁을 위한 험난한 길을 함께 걸어온 정치적 파트너에 대해 혐오스러운 표현이 사용된 점에 대해 참담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 등 3당 합당으로 탄생한 민생당의 김정현 대변인은 논평에서 “여당 실세들이 저녁에 식당에 앉아 비례 위성정당 설립을 위해 밀실야합 음모를 꾸민 것은 전형적인 정치 공작이고 소름 끼친다”며 “비례 위성정당을 공식적으로 만들고 면피용으로 이름을 바꾼 미래한국당보다 더 나쁘고 비열하다”고 했다. 특히 “지난해 4+1을 만든 주체들이 상대 정당들을 'X물' 취급한 것은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기회주의적 행태”라고 비판했다. 
 
자매정당 미래한국당을 만든 미래통합당도 비판에 가세했다. 김재원 통합당 정책위의장은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가짜 정당, 나쁜 정치 선동’이라며 이인영 원내대표가 (미래통합당에) 악담 퍼붓던 날이 불과 며칠 전”이라며 “참으로 가증스럽다”고 했다. 이어 “원흉은 민주당이 주도한 괴물 선거법”이라며 “이제 와서 의석 한석이 아까워 비례 위성정당을 시도하는 건 국민에 대한 배신이자 기만”이라고 주장했다.
 
김성원 통합당 대변인도 논평에서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덫에 걸려 허우적대는 민주당의 어리석음에 말이 안 나온다는 표현조차 모자랄 지경"이라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경각에 달린 지금 표 계산만 하는 민주당의 죄는 그 무엇으로 용서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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