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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지역구 안내고 비례공천만"…사실상 통합당 선거연대

중앙일보 2020.02.28 11:20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8일 4월 총선에서 지역구 후보자를 내지 않고 비례대표 공천만 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비례 정당’으로 총선을 치르겠다는 의미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총선에서 253개 지역 선거구에 후보자를 내지 않기로 했다”며 “대신 비례대표 공천을 통해 실용적 중도의 길을 개척하고 야권은 물론 전체 정당 간의 혁신ㆍ정책 경쟁을 견인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이 이대로 가선 안 된다고 생각하는 국민께서는 지역 선거구에서 야권 후보를 선택해 문재인 정권을 심판해주시고 정당 투표에선 가장 깨끗하고 혁신적이며 미래 지향적인 정당을 선택해 반드시 정치를 바꿔달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는 방식으로 사실상 미래통합당과 선거연대를 하겠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연합뉴스

 
안 대표는 회견에서 “저는 정치공학적인 보수통합과 ‘묻지마 반문(반문재인)연대’는 처음부터 반대했다”면서도 “대안을 만들고 제대로 일하는 정당 하나 정도는 살아남아야 한국 정치를 바꿀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비례대표 선출을 위한 정당투표 대결에 집중해 치열하게 혁신 경쟁을 한다면 누가 한국 정치를 바꾸고 발전시킬지 진정한 승부를 겨룰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비례대표 제도는 국민의 뜻을 좀 더 제대로 반영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비례대표에 대한 법과 제도의 취지를 농락하는 위성정당의 먹잇감이 되지 않고 국민의 다양한 의견을 담아내는 그릇으로 만들어주실 것을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렵지만 굳건하게 국민의당을 지켜주시는 국민 여러분과 당원 동지 여러분, 오늘의 결심이 있기까지 참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다. 오랫동안 지역구 출마를 준비했지만 제 결심을 받아주신 동지들께 진심으로 미안함과 감사함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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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창당에는 권은희 의원을 비롯해 안철수계 현역 의원 5명이 참여했으나 이들 중  김삼화ㆍ김수민ㆍ신용현 의원은 미래통합당 입당을 고민하고 있다. 권 의원을 비롯한 안철수계 여러 의원이 지역구 출마를 준비 중이다. 이와 관련해 안 대표는 “저와 오랫동안 정치 여정을 함께했던 의원들에게 부담 갖지 말고 스스로 정치 진로를 결정하시라고 말씀드렸다”며 “팔과 다리를 떼어내는 심정이었지만 그 분들의 뜻과 사정을 존중하고 유능한 정치인들이 뜻을 펼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게 제 할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2020 국민의당 e-창당대회'r가 23일 서울 삼성동 서울종합예술학교 SAC아트홀에서 열렸다. 안철수 대표 등 참석자들이 마스크를 쓴 채 당기를 흔들고 있다 . 오종택 기자

국민의당 '2020 국민의당 e-창당대회'r가 23일 서울 삼성동 서울종합예술학교 SAC아트홀에서 열렸다. 안철수 대표 등 참석자들이 마스크를 쓴 채 당기를 흔들고 있다 . 오종택 기자

 
안 대표는 발표 후 기자들과 문답 시간을 가졌다.
 
언제 결심했나.
“어제 밤새도록 고민했다. 한잠도 못 잤다. 제 나름대로 생각을 정리하는 글을 쓰면서 새벽 무렵 결심했다.”
 
당 인사들의 탈당 기류도 영향을 미쳤나.
“현재 상황에 대한 여러 고민을 했다.”
 
비례대표 의원만으로 목표 의석을 달성할 수 있나.
“3월쯤 목표 의석을 말씀드리겠다.”
 
지역 후보를 안 내는 게 사실상 선거연대 아닌가.
“지금 국민의 바람을 짓밟는 위성정당이 탄생하고 있다. 이런 정당들이 국민을 속여서 표를 받아가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 저희는 구체적 정책으로 대결하겠다.”
 
권은희ㆍ김수민 의원 등 여러 의원이 지역구 출마를 준비 중인데.
“그 분들을 만나 얘기를 했다. 저는 어렵지만 이 길을 가겠다. 다만 정치인은 각자 처한 상황이 다르니까 어떤 선택을 내리든 존중하겠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당 소속으로 지역구 출마를 준비했던 일부 인사들은 추가 이탈 가능성이 점쳐진다. 광주 광산을이 지역구인 권은희 의원은 질의응답에 동석해 “저는 지역 주민과 직접 소통해 선택을 받겠다”고 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안 대표는 “팔과 다리를 떼어내는 심정”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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