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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 없어 인터넷 보고 배운다" 병상 기다리는 대구 확진자

중앙일보 2020.02.28 08:06
27일 오후 경북 청도대남병원에 입원 중이던 다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들이 국립정신건강센터로 옮겨가기 위해 이송 버스에 탑승해 출발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27일 오후 경북 청도대남병원에 입원 중이던 다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들이 국립정신건강센터로 옮겨가기 위해 이송 버스에 탑승해 출발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대구에서 병상·의료진 부족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백 명이 자가격리 중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병원 격리 시설이 아닌 거주지에 머물며, 병원행을 기다린다는 의미다. 
 

"인터넷 보고 배워 따뜻한 물 마시는 중"
"언제 병원가는지 안내 없어 답답하다"

그렇다면 자가격리 중인 이들은 어떤 의료 지원을 받고 있을까. 관리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을까. 대구시와 보건당국은 "철저하게 모니터링을 하고, 최대한 이른 시간에 병상을 확보해 옮기겠다"고 했다. 중앙일보가 대구에서 자가격리 중인 20대 직장인 남성 확진자와 지난 27일 저녁 전화 인터뷰를 했다. 
 
언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나. 몸 상태는 어떤가.

"지난 26일 바이러스 검사결과가 나왔는데, 양성이라는 연락을 받았다. 정확하진 않겠지만, 스스로 생각할 때 지금 몸 상태가 그리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폐렴 증상도 없는 것 같다."

 
양성 판정 통보를 받으면서, 어떤 안내를 받았나.

"보건소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그러곤 양성 판정자이니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고 안내하더라."

 
그게 전부인가.

"병상이 나오지 않아 병원에는 당장 못 들어 간다고도 했다. 그러곤 무조건 집 밖으로 나오지 말라고 안내하기도 했다."

 
의료 지원 서비스에 대한 안내는 없었나. 수분 섭취 방법이나 폐기물 처리법 같은 것.

"없다."

 
식사 방법이나, 병원에 언제쯤 간다는 그런 안내는 없었나.

"식사 방법 안내 그런 거 없다. 병원에 언제쯤 간다는 그런 안내도 없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내가) 직접 검색해 따뜻한 물을 마시면 좋다고 해서 마시며 입원을 기다리고 있다. 방 창문도 하루 5회 환기하면 좋다고 인터넷에서 나와 있어서 따라하고 있다."

 
약이나 그런 것은 별도로 지급하지 않았나.

"약? 그런 거 없다. 열나면 보건소에 전화하라고 했다."

 
병원에 당장 못가니 불만스럽지 않나.

"답답하다. 코로나19에 걸렸으니, 약을 먹든 병원을 가든 치료를 해야 일상생활이 가능할 것 같은데. 그냥 자가격리 상태이니. 의아하다는 생각이 든다."

 
외출 금지 같은 자가격리에 대해선 어떻게 관리를 받고있나.

"공무원이 하루 2회 정도 전화를 걸어오더라. 몸 상태를 체크하는 전화다. 자가격리자라는 안내 문자도 스마트폰으로 온다." 

 
마스크를 끼고 집안에서 생활하나. 가족도 있지 않나.

"방에서 혼자 있을 때는 마스크를 벗고 있다. 거실에 나갈 때는 마스크를 낀다. 2차 감염도 걱정스러워서 외출을 금지하는 등 자가격리 수칙은 나름 철저하게 지키며 입원을 기다리고 있다." 

2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근무교대에 들어가는 의료진이 서로의 보호구를 확인하며 격려하고 있다. 뉴스1

2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근무교대에 들어가는 의료진이 서로의 보호구를 확인하며 격려하고 있다. 뉴스1

 
이렇게 대구에서 확진자가 집에서 대기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이유는 확진자 급증 때문이다. 대구의 음압격리병상은 54개에 불과하다. 대구시는 27일 기준으로 일반 병상을 급히 비워 1013개 병상을 확보했지만 역부족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확진자가 입원하면 의료인력 수급 문제가 따라가야 하기 때문에 한번에 입원시킬 수가 없다”고 밝혔다. 
 
대구시에 따르면 집에 있는 환자가 27일 오전 기준 570명에 달한다. 이들 중 100여 명은 이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신규 확진자가 늘면서 입원 대기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대기 환자가 경증 또는 무증상 환자여서 다인 병실에 입원시키고 있지만 환자 증가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확진자를 병상으로 옮길 구급차도 부족하다. 
 
의료진도 턱없이 부족하다. 병상이 늘면 병상에 맞춰 의료진이 필요하다. 27일에는 집에서 병상을 기다리던 74세 환자가 상태가 갑자기 악화해 병원으로 긴급 이송 중 사망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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