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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터 바꿔쓰는 수제 면 마스크 KF80만큼 안전"…서울시 인증 받은 강동구 아줌마의 도전

중앙일보 2020.02.28 06:00
강동구 부녀회 회원과 이정훈 강동구청장(왼쪽 두번째)이 필터를 갈아끼워 쓸 수 있는 면 마스크를 만들고 있다. [사진 강동구]

강동구 부녀회 회원과 이정훈 강동구청장(왼쪽 두번째)이 필터를 갈아끼워 쓸 수 있는 면 마스크를 만들고 있다. [사진 강동구]

'마스크 대란' 속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이례적이지만 일반인에게는 반가운 연구 결과를 내놨다. 일회용 마스크가 아닌 면 마스크에 대한 연구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28일 필터 교체형 수제 면 마스크도 보건용 마스크(KF80) 만큼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천으로 만든 마스크라도 마스크를 빨아 쓰고,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 구할 수 있는 필터를 교체하면 충분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강동구 부녀회의 도전

 
연구원이 천 마스크 검증에 나선 것은 순전히 강동구 부녀회로부터 시작된 일이다. 한상림 강동구 새마을부녀회 회장은 코로나19로 아이들용 마스크마저 품절됐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아이디어를 냈다. 필터를 교환해 쓸 수 있는 천 마스크를 만들어 강동구에 있는 취약계층 자녀들에게 전달하자는 것이었다. 
 
부녀회원들은 뜻을 모으기 시작했다. 원단을 구하고, 본도 직접 만들었다. 마스크를 박음질할 미싱까지 빌려왔다. 교체 필터도 구했다. 부녀회 회원들은 지난 14일 강동구청 강당에 모여 필터를 바꿔 쓸 수 있는 아동용 천 마스크 500여 개를 만들었다.
 
필터 교체형 면 마스크 [사진 서울시]

필터 교체형 면 마스크 [사진 서울시]

천 마스크 만들고 나자 넘어야 할 '산'

 
부녀회는 좋은 뜻으로 마스크 500여 개를 만들었지만 정작 나눠주자니 고민이 됐다. 수제 마스크가 보건용 마스크 대용이 될 수 있을지 궁금했다. 강동구는 서울시에 문의했다. 마침 서울시엔 '직접 제작한(DIY) 마스크'가 안전한 지를 묻는 문의가 많아지고 있었다. 연구원은 강동구에서 만든 '수제 필터 면 마스크' 샘플을 가져와 실험에 들어갔다. 
 

"KF80 마스크만큼 효과 있어"

 
연구원은 부녀회의 수제 마스크를 덴탈마스크와 비교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를 줄이기 위해선 비말(침)을 차단해야 한다. 결과는 놀라웠다. 덴탈마스크 3종과 비교를 위해 시험을 했다. 
 
분진포집효율 시험 결과, 수제 필터 면 마스크는 평균 80~95% 차단 효과가 있었다. 덴탈 마스크는 66~70%의 성능을 보였다. 수제 면 마스크가 KF80 보건용 마스크(평균입자크기 0.6㎛, 80% 이상 차단)와 비슷한 효과를 내는 셈이었다. 
 
필터를 제거하면 효과는 확 떨어졌다. 면 마스크나 정전기 필터를 제거한 면 마스크는 비말 입자 차단율이 16~22%로 낮았다. 연구원은 "일반 면 마스크도 큰 사이즈(3㎛ 이상)의 비말을 차단하는 효과는 있을 것으로 판단되지만 보다 완벽한 차단을 위해서는 필터를 부착해서 사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동구 부녀회 회원과 이정훈 강동구청장이 필터를 갈아끼워 쓸 수 있는 면 마스크를 만들고 있다. 아동용으로 제작한 이 마스크는 취약계층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사진 강동구]

강동구 부녀회 회원과 이정훈 강동구청장이 필터를 갈아끼워 쓸 수 있는 면 마스크를 만들고 있다. 아동용으로 제작한 이 마스크는 취약계층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사진 강동구]

 

강동구 "필터 교체형 면 마스크 2개월 이상 사용 가능"

 
연구원의 시험 결과는 강동구와 부녀회에는 반가운 소식이었다. 강동구는 "어린이용 마스크를 주민들과 더 제작해 나눠주겠다"고 밝혔다. 
 
강동구 관계자는 "필터 교체형 면 마스크는 구민이 직접 제안한 데다 일회용 마스크보다 필터를 교체하면 차단 효과가 높고, 2개월가량 사용이 가능하다"며 "수제 마스크 하나로 마스크 몇 십개의 효과를 내는 셈이라 다른 구에서도 도입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강동구는 다음달부터 추가 제작에 들어가 마스크를 구하기 어려운 취약계층 구민들에게 나눠주기로 했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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