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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55분 들어와 5시2분에 끝···“2명 검사 7분” 드라이브 스루

중앙일보 2020.02.28 05:00
27일 오후 4시 55분 세종시 조치원읍에 있는 세종시보건소. 주차장에 설치된 커다란 흰색 천막 사이로 승용차 한 대가 들어왔다. 창문을 내린 여성 운전자에게 다가운 의료진은 발열 여부 등을 확인한 뒤 검체를 채취했다.
지난 27일 세종특별자치시보건소에 설치된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운전자가 차량에 탑승한 채 검체 채취를 받고 있다. [사진 세종시보건소]

지난 27일 세종특별자치시보건소에 설치된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운전자가 차량에 탑승한 채 검체 채취를 받고 있다. [사진 세종시보건소]

 

줄서서 기다리지 않고 차량에 탄채로 검사
30분 건리던 코로나19 검사 10분만에 완료
대기 시간도 이틀에서 당일 검사로 단축해

뒷자리에 타고 있던 아이도 같은 방법으로 검사를 받았다. 겁을 먹고 울음을 터트렸던 아이는 채취가 금세 끝나자 언제 그랬느냔 듯 울음을 그쳤다. 의료진에게서 주의사항을 안내받은 여성은 창문을 닫고 5시 2분쯤 보건소를 빠져나왔다. 여성과 아이가 검체 채취를 받는 게 걸린 시간은 7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전국의 선별진료소를 찾는 사람도 갈수록 늘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감염원에 노출될 수 있고 검사할 때마다 장비를 소독하고 의료진이 방호복도 갈아입는 불편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접수하고도 검사를 받는 데까지 5~6시간이 걸리는 일도 다반사다.
 
이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선별진료소 안으로 들어가는 대신 차에 탄 채로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지난 26일부터 세종시가 시작한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 방식의 코로나19 선별진료소 얘기다. 검사 대상자는 차 안에서 검체 채취를 받는다. 다른 선별진료소처럼 문 앞에서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거나 모여 있을 필요가 없다. 감염 위험을 피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검체 채취를 마치면 의료진이 소독포(1장)를 운전자에게 건넨다. 차 안을 닦도록 하기 위해서다. 채취했던 차량 부위 창문을 닫고 소독 스프레이로 소독한다. 운전자에게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자가 격리하고 차량이 다른 가족이 쓰지 않도록 교육한 뒤 귀가 조처한다.
지난 27일 세종특별자치시보건소에 설치된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운전자가 차량에 탑승한 채 검체 채취를 받고 있다. 신진호 기자

지난 27일 세종특별자치시보건소에 설치된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운전자가 차량에 탑승한 채 검체 채취를 받고 있다. 신진호 기자

 
이날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를 이용한 여성은 “접촉자로 통보를 받고 겁도 나고 신분이 노출되는 것도 부담스러웠다”며 “미리 보건소와 통화해 검사시간을 예약한 뒤 방문하니 대기시간도 길지 않고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는 일반 진료소처럼 별도의 소독작업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검사시간도 크게 줄일 수 있다. 보통 선별진료소에는 1시간에 2~3명을 검사할 수 있지만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는 6~7명까지 가능하다.
 
세종보건소에는 일반 선별진료소 2곳과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 1곳이 설치돼 있다. 지난 26일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가 마련되기 전 검사는 하루 최대 41건이었다. 하지만 26일에는 검사가 90건을 넘어섰다. 27일에는 오후 5시까지 100여 건에 달했다. 검사 건수만 늘어난 게 아니다. 대기 시간도 이틀 정도 걸리건 데 당일 검사도 가능하게 됐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서울과 대전 등 다른 자치단체에서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도 덕양구 주교 제1 공영주차장에 드라이브 스루 방식인 ‘고양 안심 카(Car) 선별진료소’를 설치, 운영 중이다.
세종특별자치시보건소에 설치된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 운전자는 자신의 차량에 탑승한 채 검체 채취를 받을 수 있다. 신진호 기자

세종특별자치시보건소에 설치된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 운전자는 자신의 차량에 탑승한 채 검체 채취를 받을 수 있다. 신진호 기자

 
권근용 세종시보건소장은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는 차의 유리창만 내리기 때문에 노출 부위가 적어 안전하다”며 “기다리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사전 예약을 통해 검사 인원을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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