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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검찰화’ 하자던 추미애…검찰개혁 준비단은 검사로 채웠다

중앙일보 2020.02.28 05:00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신임 국무위원 인사를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신임 국무위원 인사를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법무부가 검찰개혁 후속 조치를 위해 꾸린 수사권조정팀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설립준비단을 파견 검사로 채웠다. 이에 줄곧 ‘탈검찰화’를 주장하던 법무부가 정작 내부 파견 인력은 검사로 채웠다는 비판이 나온다. 근본적으로는 법무부의 탈검찰화 주장 자체가 지나치게 이상적인 목표였음을 방증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검사로 채운 ‘검찰개혁’ 추진단

법무부는 지난달 15일 김오수 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개혁입법실행 추진단’을 꾸렸다. 이른바 ‘검찰개혁법’으로 불리는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법률과 공수처법 통과에 따라 하위 법령 및 관련 법령 제·개정 등 후속 조치를 하기 위해서다. 산하에는 조남관 검찰국장을 팀장으로 하는 ‘수사권조정 법령개정 추진팀’과 이용구 법무실장을 팀장으로 하는 ’공수처 출범 준비팀’이 있다.  
 

소속 팀원들은 검사들로 채워졌다. 수사권조정팀에는 김종현 1팀장(의정부지검 부부장검사)와 김남훈 2팀장(인천지검 부부장검사)를 비롯해 총 7명의 검사가 파견됐다. 공수처준비팀에도 사법연수원 35기 안팎의 검사 2명이 파견됐다. 이들의 파견은 검사 파견 심사위원회 심의나 대검찰청 협의를 거치지 않고 결정됐다.
 

대검찰청. [뉴스1]

대검찰청. [뉴스1]

‘탈검찰화’하던 법무부…왜?

법무부는 수사권조정팀과 공수처준비팀 모두 비직제부서라 검사 파견심사위원회의 심의 대상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검찰 인사권은 법무부 소관이니만큼 대검 협의도 공식 절차는 아니라고 한다. 무엇보다 1년이 안 되는 촉박한 시한 내에 많은 관련 업무를 소화해내야 하다보니 검사 파견이 불가피하다는 현실적 이유가 있다.  
 

현재 수사권조정팀이 담당하는 검경 수사권 조정안의 시행령 등 하위 법령은 총 40여개에 달한다. 법령 공포일의 6개월~1년 안에 후속 조치를 마무리해야 하는 만큼 검찰국 한 과당 2~3명 남짓한 기존 검사 인력으로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또 공수처 역시 오는 7월 출범을 코앞에 앞두고 있어 시급히 해결해야 할 업무들이 산적해있다고 한다.  
 

‘탈검찰화’에 엇갈리는 평가

법무부의 탈검찰화 정책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힘을 받아왔다. 최근에는 검찰국장 자리에 비검사를 임명하려 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거센 논란이 일기도 했다.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 때는 교정본부장을 제외한 6개 부서장을 검사장급 현직 검사가 맡았으나 그 중 4자리를 비검사로 교체했고, 과장 및 평검사급 파견 검사수도 30~40여명 줄였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한 인터뷰에서 “법무부를 주도하는 힘이 검찰에서 나오면 검찰을 민주적으로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검찰의 이해를 대변할 수 밖에 없다”며 “검찰이 다른 직렬 공무원을 통제하는 외청의 내청화 문제가 계속 누적되어 왔다”고 주장했다.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이 8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검찰개혁방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이 8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검찰개혁방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그러나 정작 검찰개혁을 추진하는 단원들을 검사들로 채우자 “법무부의 ‘내로남불’ 아니냐”는 비판이 잇따른다. 근본적으로 ‘탈검찰화’ 논의 자체가 허울 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수사나 형사 정책의 체계를 잘 아는 검사가 관련 업무를 맡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었다는 것이다. 한 검사는 “법무부와 검찰의 업무가 많은 부분 연계돼 있다”며 “애초부터 비검사가 법무부 파견 검사들의 업무를 대신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이 많았다. 사실 검찰 인력 보충은 당연한 과정인데 무리하게 법무부가 탈검찰화를 진행한 게 자충수”라고 짚었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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