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스크 여유분 보냅니다" 대구병원에 전달된 서울서 온 택배

중앙일보 2020.02.27 19:04
코로라19 거점병원인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 전달된 마스크와 응원편지. [사진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코로라19 거점병원인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 전달된 마스크와 응원편지. [사진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때마침 남편의 재택근무로 제 가족이 사용하지 않아도 될 (마스크) 분량이 생겨 조금이나마 보내드릴 수 있게 됐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치료의 ‘최전선’인 대구 중구 계명대 동산병원에 26일 조그마한 택배 상자가 도착했다. 열어보니 포장도 뜯지 않은 마스크 제품이 들어 있었다. 손편지도 함께였다. 한 자 한 자 정성스레 적었다.
 

시중 구하기 어려운 '마스크' 기부 

편지에는 “뉴스 기사를 통해 의료진분들이 한 개의 마스크를 며칠씩 재사용한다는 내용을 보고 안타까움을 느꼈습니다”며 “많지 않아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면 좋겠습니다”라고 썼다. 남편이 2주간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서 가족이 사용하지 않게 된 마스크를 보낸다면서다.  
 
이어 의료진에게 “누군가의 가족이자 지금 국민에게 소중하고 꼭 필요한 존재입니다”며 “힘내시고 건강에 유의하시길 바랍니다”고 맺었다.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 전달된 온정의 손길 [사진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 전달된 온정의 손길 [사진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대구, 10일도 안돼 환자 1000명 넘어 

대구는 코로나19 사태의 최대 피해지역이다. 첫 환자가 나온 지 9일 만에 확진자가 1000명을 넘었다.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은 국가지정 거점병원으로 현재 233명의 환자가 격리돼 치료를 받고 있다. 의료진과 환자가 사투를 벌이는 치열한 현장이다. 그런 병원에 전국에서 응원과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병원으로 답지하는 물품은 귤 4상자부터, 컵 과일 500개, 컵라면 8상자, 빵 한 상자, 500인분 간식 등 다양하다. 2000만원과 5000만원 거금을 쾌척한 개인도 있다. 
 
체온계는 물론 특히 의료현장에 정말 필요하지만 요즘 시중에서 ‘몸값’이 높아질 대로 높아진 마스크까지 병원에 속속 도착하고 있다. 한 무전기 판매 회사는 마스크 5000장을 보냈고, 대구지방고용노동청도 비슷한 수량의 마스크를 건넸다. 마스크 기부에는 개인도 예외는 아니다. 혹시 모를 상황에 5년 전 메르스 사태 때 구매해 보관해놓은 마스크까지 전해졌다.
2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근무교대에 들어가는 의료진이 서로의 보호구를 확인하며 격려하고 있다. 뉴스1

2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근무교대에 들어가는 의료진이 서로의 보호구를 확인하며 격려하고 있다. 뉴스1

 

거점병원 응원하는 시민들, 기업, 기관

이렇게 전국에서 대구동산병원으로 전달된 기부품목을 정리해놓은 것만 현재 A4 2장 분량이다. 대구동산병원 관계자는 “지금도 온정이 계속 답지하고 있다”며 “어떻게 감사 인사를 드려야 할지…, 환자 치료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대구에 불어온 온정은 이뿐만이 아니다. 삼성·SK·LG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전국재해구호협회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을 통해 거액의 기부를 하고 있다는 게 대구시의 설명이다. 방송인 장성규씨와 배우 손예진씨도 성금을 전했다. 재경대구경북시도민회·교촌에프앤비·대구동신교회 등도 힘을 보탰다. CJ제일제당을 비롯해 위니아딤채·한화그룹·제주도청 등은 마스크, 손 소독제 등 위생용품과 생필품을 전달했다.
권영진 대구시장. 연합뉴스

권영진 대구시장. 연합뉴스

 

권영진 시장, "하루 속히 어려움 이겨내겠다" 

전국민이 보내는 응원도 어려움에 처한 대구시민들에게는 큰 힘이 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대구시청 공식 계정에는 ‘#힘내요DAEGU’라는 해시태그를 단 재난 극복 응원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더욱이 시민들이 운영하는 SNS상에는 손님이 끊겨 식재료 소진이 어려운 대구 음식점들을 돕자는 글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고통을 나누겠다”며 월세를 면제해 준 건물주의 사연도 훈훈하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27일 코로나 19 대응 정례 브리핑에서 “여러분의 격려와 응원으로 하루 속히 이번 어려움을 이겨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