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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27일"→"3월초"→"28일까진…" 정부 혼선에 마스크 허탕

중앙일보 2020.02.27 18:34
27일 서울 서대문구 농협 하나로마트 신촌점 입구에 마스크 물량 확보가 되지 않는 상황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시스.

27일 서울 서대문구 농협 하나로마트 신촌점 입구에 마스크 물량 확보가 되지 않는 상황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시스.

27일 마스크를 사려고 우체국·하나로마트 등을 찾은 시민은 발길을 돌렸다. 이르면 이날부터 마스크를 공급하겠다는 정부 발표를 믿고 공공 판매처를 찾았지만, 여전히 마스크는 구할 수 없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마스크 수급 불안이 발생해 국민께 송구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언제부터 마스크를 살 수 있는지 시점은 못 박지 못했다.
 

"28일까지 준비하겠다" 

홍 부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한 마스크 수급 관련 긴급 브리핑에서 "일각에선 (마스크 공급이) 다음 주 월요일(3월 2일) 정도 돼야 한다고 하는데, 28일 금요일까지 모든 것을 정부 의도대로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부 목표는 28일까지 마스크를 원활하게 공급하겠다고 했지만, 제조·유통업체와 협의 상황에 따라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다.

왜 계획대로 못했나

정부는 25일에 다음 날 마스크를 살 수 있을 것처럼 발표했다. 26일엔 "이르면 27일 오후부터 마스크를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번복했다. 27일 '마스크 대란'이 이어지자 우체국 온라인 쇼핑몰에선 "3월 초부터 구매할 수 있다"는 공지가 나오기도 했다.
 
정부가 계획대로 마스크를 공급하지 못해 혼란을 부추긴 건 정부와 마스크 생산·판매업자 간 '동상이몽' 탓이다. 판매업자는 시중 가격이 높은 만큼 비싼 값에 팔고자 하지만, 정부는 이보다 싼 값을 부르고 있다. 정부로선 26일부터 시행한 마스크 수출 규제 이후 하루 생산 물량 1000만여장 중 절반인 500만장을 공공 판매처로 납품해야 하므로 예상보다 싸게 살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마스크 생산업자 중에선 싸게 팔 바에야 생산량을 줄이겠다는 곳까지 나왔다. 정부가 생산자로부터 마스크 공급 물량을 확보하더라도 약국·하나로마트 등 판매처와 가격 협상도 남아 있다. 협의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홍 부총리는 "생산업체나 공적 유통망에 제공하는 단가와 물량 등에 협조가 안 되는 점이 있고, 생산을 좀 덜 하겠다는 제조사도 있어서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계약상 확보한 마스크를 포장·배송하는 시간까지 고려하지 못하다 보니 마스크 공급 시점을 성급히 발표했다는 해명을 덧붙였다.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지난 26일 생산한 마스크는 984만장이었는데 이중 (정부가) 확보한 물량이 486만장"이라며 "계약 물량을 확보하더라도 실제 상품으로 출고하려면 포장·배송 등 유통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실제 소비자 손에 도달하는 시간과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화장품 사면 마스크 덤' 단속 검토

정부는 끼워팔기 행위도 규제하겠다고 밝혔다. 화장품 등 다른 품목을 사면 마스크를 덤으로 주겠다는 식의 판매 행위는 불공정 거래에 해당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홍 부총리는 "소비자 구매 의사가 없는 상품을 사야 마스크를 살 수 있다면 공정거래에 관한 문제 소지가 있을 것"이라며 "비슷한 사례가 많다면 신속하게 대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은 국민 안전을 위해 창고에 마스크를 쌓아둘 여유가 없기 때문에 사재기 단속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경기도 용인시 소재 한 마스크 판매업체 창고에서 정부합동단속단이 마스크 매점매석 단속을 하고 있다. 뉴스1.

경기도 용인시 소재 한 마스크 판매업체 창고에서 정부합동단속단이 마스크 매점매석 단속을 하고 있다. 뉴스1.

정부는 앞으로 공공 판매처에서 판매할 마스크 가격을 평균 3000원 정도로 내다봤다. 홍 부총리는 "계약마다 가격이 다르지만, 평균 3000원대에 팔릴 것으로 안다"며 "가격을 높게 설정하더라도 정부가 그 자체를 통제하긴 어렵지만, (가격이 급등할 경우) 어떻게 단속할 수 있을지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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