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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 안갔다' 지령에 비밀모임 여전"···고발 당한 신천지 교주

중앙일보 2020.02.27 17:02
신천지 포교활동의 피해자로 구성된 전국신천지피해연대 소속 회원이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신천지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신천지 포교활동의 피해자로 구성된 전국신천지피해연대 소속 회원이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신천지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신천지 포교활동의 피해자들이 교주 이만희(89) 총회장을 고발했다. 이들은 “코로나19 사태와 관련된 신천지의 속내를 알면 정부의 고민은 깊어질 것”이라며 신천지 압수수색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27일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는 이 총회장을 감염병예방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이들이 언론에 공개한 고발장은 274장에 이른다.  
 

“신천지 신도들, 아직도 비밀모임 개최”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 [중앙포토]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 [중앙포토]

피해자연대는 “신천지는 겉으로는 자신들의 집회 장소를 모두 공개했고, 신도들의 명단을 협조했다고 주장하나 이는 신천지의 거짓 실상을 알면 기대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 총회장은 특별편지에서 “신천지 전 성도 명단을 제공하고 전수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며 “정부 시책에 적극 협조해 코로나19를 극복하는 데 최선을 다하는 성도가 되자”고 밝혔다.  
 
그러나 피해자연대는 그동안 신천지가 질병본부에 거짓으로 대응해 왔다고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신천지는 최근 집회장 1100곳을 알려주었으나 이는 매년 총회에서 보고된 보유 부동산 목록과 429개가 차이 난다. 또 확정 판정을 받을 때까지 신천지 신도임을 알리지 않았던 대구시 서구보건소 방역총괄팀장을 예로 들며 “신천지는 자신들의 정체성을 감추기 급급하다. 이러한 현상은 신천지는 코로나19 감염보다 자신의 정체성이 드러나는 것을 더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심지어는 아직도 심각성을 깨닫지 못한 신천지 신도들이 비밀모임을 여전히 하는 것으로 포착됐다는 게 피해자연대의 입장이다.  
 
이들은 또 '바이러스 확산에 가장 위험한 인물들'인 입교 대기자 약 7만명과 중요 인사들에 대한 명단은 신천지가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이날 신천지 교육생 7만명에 대한 명단을 제출하도록 신천지 측에 다시 요청했다. 신천지 측은 “교육생은 아직 신도가 아니라서 명단을 제공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이유를 댔다고 한다.  
 

“신천지 알려졌을 경우 ‘난 그날 예배 안 갔다’ 말하라”

27일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가 언론에 공개한 고발장 내용 일부. [사진 피해자연대]

27일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가 언론에 공개한 고발장 내용 일부. [사진 피해자연대]

피해자연대는 신천지가 질서유지, 행동강령을 총괄하는 ‘섭외부’를 두고 있으며 이는 신천지의 공식입장이라고 주장했다. 피해자연대가 공개한 섭외부가 내린 공지에는 신천지 신자임을 부정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신천지 교인임이 밝혀졌을 경우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있던) 그날은 예배 안 갔다”고 하거나 “부모님 덕분에 (예배 안 가서) 내 건강을 지키게 돼 감사하다”고 말하라고 되어 있다. 심지어 신천지 교인임을 의심받을 경우 “신천지에 코로나가 있는 것과 내가 무슨 관계냐. 내가 코로나에 걸렸으면 좋겠냐?”고 물으라고 지시한다. 피해자연대는 “신천지는 이에 대해 개인의 일탈로 주장하나 신천지 조직의 생리가 그럴 수 없는 조직”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또 얼마 전 신천지를 탈퇴해 자신이 이 총회장의 내연녀였다고 주장한 김남희씨 명의로 100억대가 넘는 재산이 있었다는 점에서 이 총회장의 횡령죄를 의심했다. 교주 역할 외에 별다르게 재산을 형성할 수 있는 능력이 없었던 이 총회장이 이러한 재산을 쌓을 수 있었던 건 비자금 조성과 정치권에 대한 로비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피해자연대는 “신천지 본부와 대남병원, 대구교회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해 정확한 전체 신천지교도 명부, 대남병원 장례식장 CCTV를 시급하게 확보해야 한다”며 “신속히 수사해 코로나19 확산의 주범 이만희 교주를 엄히 처벌해 달라”고 요구했다.  
 
피해자연대는 앞서 2018년 12월 이 총회장을 특경법상 횡령, 부동산실명제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했다. 이 사건을 수사한 경기 과천경찰서는 1년 후 이 총회장을 소환 조사했으나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수원지검 안양지청은 아직 사건을 결론짓지 않았다.  
 
단체 관계자는 “당초 검찰에 진정서를 넣으려 했으나 코로나19 사태가 불거진 데다 횡령 의혹에 대해서도 혐의를 입증할만한 단서가 포착돼 고발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고발장이 이제 접수된 만큼 일단 사건 배당 후 자료 검토 등 수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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