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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야 음료야?”…미국산 알콜 탄산음료 한국 상륙 눈앞

중앙일보 2020.02.27 15:00

[더,오래] 황지혜의 방구석 맥주여행(37)  

 
2~3년 전부터 미국에서 알코올 탄산음료인 하드 셀처(Hard Seltzer)가 대유행이다. 작년에는 생산이 소비를 따라가지 못해 품귀현상까지 나타났다. 젊은이들이 와인이나 대기업 맥주 대신 하드 셀처를 마신다고 한다. 국내에도 오는 4월 하드 셀처가 수입된다.
 
하드 셀처는 과일이 첨가된 알코올 탄산음료다. 사탕수수로부터 나온 설탕이나 맥아를 발효시켜 알코올을 만들고 탄산과 과일추출물을 더해서 만든다.
 
화이트클로우 하드셀처. [사진 white claw]

화이트클로우 하드셀처. [사진 white claw]

 
미국에서는 2016년 마크앤서니블랜즈가 출시한 화이트클로(White Claw)가 인기를 얻으면서 하드 셀처 시장이 열렸다. 인터내셔널 와인&스피릿 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알코올음료 시장 중 하드 셀처의 점유율은 2018년 0.85%에서 2019년 2.6%로 3배 가까이 커졌다. 이렇다 보니 대기업, 수제맥주 기업을 망라해 모든 맥주 업계가 잇달아 하드 셀처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보스턴 비어 컴퍼니(Boston Beer Company)가 ‘트룰리 하드 셀처(Truly Hard Seltzer)’를 출시했고 버드와이저도 ‘버드 라이트 셀처’(Bud Light Seltzer)를 내놨다. 이들 제품은 하드 셀처 시장에서 화이트 클로우에 이어 판매량 2위와 3위를 기록하면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과일맛이 나는 알코올 탄산음료라고 하면 ‘라들러(Radler)’와 비슷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드 셀처의 맛이 라들러와 유사하다는 평이 있지만 만드는 방식과 칼로리, 도수 등에서 차이가 있다. 라들러는 독일에서 유래한 음료로 가벼운 라거 맥주에 과일맛 음료수를 섞은 일종의 맥주 칵테일이다. 영미권에서는 샌디(Shandy)라고 불리기도 한다. 라들러는 우리가 흔히 마시는 맥주의 도수(4.5~5.0%)의 절반 정도인 2~3% 도수로 만들어진다. 이런 낮은 도수 때문에 독일에서는 이 음료에 ‘자전거 타는 사람’이라는 뜻의 라들러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에 비해 하드 셀처는 알코올과 과일추출물을 섞고 탄산을 주입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도수도 일반 맥주와 유사한 5% 정도다. 무엇보다 하드 셀처가 다른 알코올 음료와 차별화되는 지점은 칼로리와 성분이다. 하드 셀처는 대개 100㎉ 정도로 일반 맥주보다 낮고 라이트 맥주와 비슷한 수준이다. 탄수화물 함량도 1~2g 정도로 제한적이고 대부분 설탕을 첨가하지 않으며 글루텐 프리인 제품도 있다. 또 라들러가 인공적인 향을 넣는 경우가 많지만 하드 셀처는 천연 과일추출물 함유를 강조한다.
 
이런 요소가 미국의 젊은 세대들에게 어필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건강을 생각하는 음료라는 것이다. 또 새롭고 신선한 것에 반응하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적합한 아이템이다. 미국 젊은 세대는 기존의 대기업 맥주와 와인을 고루하게 여기는 수제맥주, 내추럴 와인 등과 같은 새로운 제품을 찾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지난해 미국에서 대기업 맥주와 와인 소비는 줄어든 반면 수제맥주 소비량은 4.1%, 저알코올 및 무알코올 맥주는 6.6%, 수입맥주는 3.1%가 증가했다.
 
벨칭비버 하드셀처(좌). 모디파이드 띠어리(우) [사진 준트레이딩, modified theory]

벨칭비버 하드셀처(좌). 모디파이드 띠어리(우) [사진 준트레이딩, modified theory]

 
국내에도 하드 셀처가 들어온다. 미국 수제맥주 양조장 벨칭비버가 만든 ‘패션후르츠 &구아바 하드셀처’가 오는 4월 시중에 풀릴 것으로 보인다. 캔당 110㎉에 탄수화물 함유량은 2g, 무가당, 글루텐 프리 제품이다. 패션후르츠와 구아바 생과즙으로 맛을 냈다.
 
또 다른 미국 수제맥주 양조장 데슈츠 브루어리에서 내놓은 모디파이드 띠어리(Modified Theory) 제품도 국내 출시될 예정이다.
 
하드 셀처는 맥아를 사용하지 않은 제품이 많아 기타 주류로 분류돼 맥주에 부과되는 72%의 주세 대신 30%의 주세를 부과받을 가능성이 높다. 맥주보다 저렴한 가격이 책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도 하드 셀처라는 카테고리가 만들어질까? 하드 셀처에는 천연, 저칼로리, 새로움 등 젊은 세대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요소가 분명히 있다. 수제맥주와 내추럴 와인이 그렇듯 기존 와인, 맥주와는 차별화되는 기호를 소비한다는 만족감을 줄 것이다. 이런 심리가 어느 정도까지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비플랫 대표·비어포스트 객원에디터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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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혜 황지혜 비플랫 대표·비어포스트 객원에디터 필진

[황지혜의 방구석 맥주여행] 미니멀 라이프를 지향하면서 맥주는 짝으로 쌓아놓는 이율배반적인 삶을 살고 있는 맥주 덕후. 다양한 맥주를 많이 마시겠다는 사심으로 맥주 콘텐츠 기업 비플랫(Beplat)을 운영하고 있다. 전 세계의 다양한 맥주 스타일, 한국의 수제맥주, 맥주를 맛있게 즐기는 방법 등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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