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새벽 5시, 코스트코···'마스크 대기표'는 이미 200번대였다

중앙일보 2020.02.27 13:38
27일 오전 9시 20분 코스트코 서울 양재점 위생용품 판매대를 찾은 40대 주부 A씨는 88번이 적힌 번호표를 직원에게 보여줬다. A씨는 마스크를 지키고 있던 직원 3명 중 1명에게 마스크 한 박스를 건네받았다. 박스 안에는 KF80 방역 마스크 24개가 들어있었다.
 
27일 오전 4시 코스트코 양재점 앞 마스크 구매 번호표를 받으려고 줄을 선 시민들. [독자 제공]

27일 오전 4시 코스트코 양재점 앞 마스크 구매 번호표를 받으려고 줄을 선 시민들. [독자 제공]

 
코스트코 멤버십 회원인 A씨는 이날 새벽 4시30분에 코스트코 양재점 앞에서 줄을 섰다. A씨 앞에 있던 사람은 약 80여 명이었다. 모두 코스트코에서 마스크를 저렴하게 공급한다는 소식을 듣고 온 코스트코 멤버십 회원들이었다. A씨는 "가장 빨리 온 분이 3시에 왔다"며 "줄 선 사람은 대부분 패딩을 입은 나이 많은 어르신들이었다"고 말했다.
 
 

한 박스 12900원 마스크 사러 새벽 코스트코 앞 줄 서는 시민들

이날 200번대 번호표를 받았다는 직장인 김모(35)씨는 "5시쯤 번호표를 받고 회사에서 기다리다 지금(오전 8시40분) 물건을 받으러 왔다"며 "나는 거의 줄 마지막에 있었고 5시20분쯤 번호표 배부가 마감됐다"고 전했다. 
 
코스트코 양재점은 이날 마스크를 총 280 박스 팔았다. 번호표를 받은 고객은 한 명당 한 박스씩만 살 수 있었다. 김씨가 구매한 마스크 한 박스의 가격은 12,990원이다. 위생용품 판매대의 한 직원은 "매일 새벽 줄을 서는 손님이 생겨 이틀 전부터 번호표 시스템을 도입했다"며 "5시에 번호표를 배부하고 매장이 문을 여는 8시부터 12시 사이에 물건을 가져가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27일 오전 4시 코스트코 양재점 앞. [독자 제공]

27일 오전 4시 코스트코 양재점 앞. [독자 제공]

 
또다른 코스트코 직원은 "멤버십이 있는 고객만 살 수 있어 경쟁이 덜할 줄 알았는데 하루 280박스 물량이 금방 동났다"고 말했다. 
 
27일 오전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새벽 이른 시간 코스트코 각 지점에 늘어선 줄을 전하는 사진들이 올라왔다. 하남점, 상봉점, 광명점 등이다. 코스트코 코리아 측은 "주중 각 지점에 마스크를 소량 입점하고 있지만 공급 문제로 정확한 수량과 입점 날짜는 사전에 알 수 없다"고 했다.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은 여전히 '마스크 품절' 

한편 정부가 공적 판매처로 지정한 농협 하나로마트는 여전히 마스크가 품절 상태였다. 27일 낮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의 마스크 판매대에는 "제조사와 공급 협의 진행 중이며 3월 초 판매를 개시할 예정"이라는 공지가 붙어있었다.
 
마스크 판매대 관리직원은 "오늘 소량 입고가 됐지만 금방 팔렸다"며 "그래도 어제보다는 공공마스크를 찾는 손님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 매장의 또 다른 직원은 "양재점이 서울 하나로마트 중 가장 큰 데 여기 없으면 다른 곳도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정부는 27일 오후부터 약국ㆍ우체국ㆍ농협 등에서 마스크가 공급된다고 예고했다. 다만 1일 공급 물량 350만개가 대구ㆍ경북 지역에 집중될 예정이어서 수도권은 대란 사태 계속될 우려가 있다.
 
 

농협 인터넷몰에 3만5000명 몰려... 9시간 대기

한편 27일 농협 인터넷쇼핑몰은 평소보다 많은 방문자로 인해 접속 지연 상태가 됐다. 이날 오후1시 기준 접속 대기자 수는 약 4만명이고 접속 대기시간은 11시간 19분이다. 
 
27일 오후 1시 농협몰 상황. 편광현 기자

27일 오후 1시 농협몰 상황. 편광현 기자

 
이에 민간 온라인 쇼핑몰에도 마스크를 공급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27일 오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농협몰 서버가 트래픽을 감당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가 공영 플랫폼뿐 아니라 민간 플랫폼도 충분히 활용해 마스크를 국민에게 공급해달라"고 적었다. 
 
 
편광현 기자 pyun.gwanghyun@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