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서울 광화문 불법천막 철거…전광훈 옥중서신 “주말 집회 취소”

중앙일보 2020.02.27 13:24
서울시와 종로구가 2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광화문광장 일대의 불법 집회천막을 철거했다. [뉴스1]

서울시와 종로구가 2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광화문광장 일대의 불법 집회천막을 철거했다. [뉴스1]

서울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광화문광장 일대 불법 천막을 철거했다.
 
서울시와 종로구는 27일 오전 6시 30분 행정대집행을 예고하고 7시쯤부터 10시쯤까지 광화문광장 일대의 불법 천막 등을 철거했다. 철거 대상은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천막 3개 동, 고(故) 문중원 기수 시민대책위원회 천막 1개 동, 옛 일본대사관 앞 반아베반일청년학생공동행동 농성장, 광화문 KT 앞 민중민주당 적치물, 남북행동 적치물 등이다.
 
행정대집행에는 종로구청 직원 100여 명, 용역 200여 명, 경찰 병력 12개 중대가 투입됐다. 문 기수 시민대책위와 민주노총 등 관계자 100여 명이 저항했지만 철거를 막을 수 없었다.
 

물리적 충돌…4명 연행, 6명 병원 이송

이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이 일어나 4명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경찰에 연행됐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문 기수 부인 등을 포함해 6명이 실신하거나 다쳐 병원으로 실려갔다. 종로구청 직원 1명도 실신해 현장에서 응급처치를 받았다.
 
철거 완료 후 문 기수 시민대책위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명숙 인권활동가는 “문중원 기수 죽음의 진상을 규명하면 될 일이지 물건을 깨부수고 사람을 짓밟고 내동댕이치는 등 폭력을 행사할 일이 아니다”며 “세월호 침몰이 박근혜 정권의 침몰을 불렀듯이 분향소 철거는 문재인 정권을 몰락시키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종코로나를 앞세워 이렇게 폭력을 행사해도 잠잠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며 “총선에서 심판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기수는 부산경남경마 기수협회 소속으로 일하다 지난해 11월 29일 한국마사회의 내부 비리를 고발하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문 기수 시민대책위는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노숙 농성을 벌여왔다.
 
서울시는 당초 26일에 행정대집행을 실시하려 했다가 반발에 부딪혀 이날로 연기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신종코로나 확산으로 서울시 도심 집회가 금지된 가운데 광화문광장 일대의 장기 불법 점거가 시민의 안전과 법질서를 해친다고 판단해 행정대집행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24일 전광훈 목사가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마친 후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24일 전광훈 목사가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마친 후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전광훈 “집회 준비 수십억 썼지만 국민 우려 커 취소”

한편 이날 범투본을 이끄는 전광훈 목사(구속)는 유튜브 채널 너알아TV를 통한 옥중 서신에서 “서울 도심 집회를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범투본은 매주 토요일 낮 12시 ‘문재인 탄핵 국민대회’를, 일요일 오전 11시 ‘주일 연합예배’를 진행해왔다. 이달 29일에는 3·1절을 맞아 대규모 국민대회를 열 예정이었다.
 
전 목사는 “오는 집회 준비를 위해 이미 수십억원을 지출하는 등 준비를 마쳤지만, 신종코로나 확산에 대한 국민의 염려가 커 집회를 전격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 “유튜브 집회로 대신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전 목사는 “야외 집회에서 신종코로나에 감염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그는 24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선거권이 없는 상태에서 대규모 집회 등을 통해 사전 선거운동을 한 혐의다. 전 목사는 지난 대선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문자 메시지 수백만 건을 교인들에게 발송한 죄로 2018년 징역형이 확정돼 선거권이 박탈된 상태다.
 
전 목사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하나만으로 구속됐지만 별도로 횡령, 사문서 위조, 배임수재 등 10여 가지 혐의도 받고 있다. 
 
박현주·김민중 기자 park.hyunjoo@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