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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정책서 소외됐나…일자리 감소 5위 중 3곳 모두 '경북'

중앙일보 2020.02.27 12:52
경북 구미시 구미국가산업1단지 곳곳에 공장 임대 홍보 현수막이 걸려 있는 모습. 구미=김정석기자

경북 구미시 구미국가산업1단지 곳곳에 공장 임대 홍보 현수막이 걸려 있는 모습. 구미=김정석기자

한때 한국 제조업의 역사로 불린 경북 구미. 이곳은 1970~80년대 고도 성장기 섬유·전자 산업에서 90년대에는 전자·가전, 2000년대 모바일·디스플레이, 2010년 이후 자동차부품·탄소섬유 등 주력 산업의 고도화 흐름에 빠르게 적응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삼성·LG 등 대기업 공장의 수도권·베트남 이전설과 구조조정설, 구미 인구 대량 감소설 등 각종 '뜬소문'이 횡행하고 있다. 소문이 현실화할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최근 고용 통계상 전국에서 가장 많이 일자리가 줄어든 도시는 구미였다.
 

구미 일자리 1년새 4000명↓ 

27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지역별 사업체 노동력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0월을 기준으로 지난 한 해 동안 전국에서 일자리가 가장 많이 줄어든 기초지방자치단체(시·군·구)는 경북 구미로 집계됐다. 직원 1인 이상 사업체 종사자 중 구미에서 줄어든 사람만 4000명(증감률 -2.3%)이었다. 종사자가 가장 많이 줄어든 기초지자체 5위 중 3곳도 모두 경북 지역이었다. 경주시(2위)는 1600명이, 칠곡군(4위)은 1000명이 감소했다.
시·군·구별 사업체 종사자 증감 순위.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시·군·구별 사업체 종사자 증감 순위.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경북만 12개 시군 일자리 감소 

다른 지역과 비교해도 유독 경북은 일자리가 줄어든 기초지자체가 많았다. 경기·강원·충남·전북·전남·경남 등지에선 종사자가 한 해 전보다 줄어든 곳이 한 곳도 없었다. 그러나 경북은 총 23개 시·군·구 중 포항·안동·영천·울진 등 12곳에서 모두 일자리가 감소했다.
 
전국에서 노동시장 진입과 퇴출이 활발하지 않은 '일자리 맹지(盲地])' 5곳을 꼽아도 모두 경북 지역이었다. 입직률(근로자 중 직장에 들어온 사람)과 이직률(근로자 중 직장을 나간 사람)을 더해 가장 낮은 순서대로 꼽으면 경북 영양군·청송군·상주시·예천군·봉화군이다. 반면 일자리시장 진입과 퇴출이 활발한 곳 1~5위는 충남 공주시, 광주 서구, 충북 단양군, 대전 서구, 충남 서천군이었다. 대부분 충북·충남권 지역에 해당한다.
일자리 유연성 상·하위 시·군·구.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일자리 유연성 상·하위 시·군·구.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제조업 후퇴, 경북 일자리 감소로"  

전문가들은 경북에서 유독 일자리가 줄어든 이유로 제조업의 침체를 든다. 구미와 포항·영천 등은 전자·철강 산업의 핵심 거점 도시였다. 그러나 중국 제조업의 시장 잠식과 법인세·인건비 등 각종 비용 증가로 국내 제조업 가동률은 계속해서 하락했다. 이렇다 보니 국내 제조업 핵심 도시에서 일자리가 생겨나지 않는 현상으로 이어진 것이다.
 
정부가 추진한 공공 일자리 사업은 보건·사회복지·공공행정 분야 일자리 증가로 이어졌지만, 제조업 일자리 감소 추세를 돌려세우진 못하고 있다. 고용부의 올해 1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에서도 보건·사회복지업에선 12만4000명, 공공·사회보장행정에선 3만5000명으로 한 해 전보다 종사자가 늘었다. 그러나 전체 산업에서 종사자 비중이 20%에 달하는 제조업에서는 3000명이 증가하는 데 그쳤다.
 
김동원 전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는 "국내 자동차 산업과 건설업 등 전방 산업 후퇴로 구미·포항 등 경북 내 공업지역의 후방 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민간 제조업의 후퇴가 경북 지역 일자리 감소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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