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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만에 무너진 2100선…“증시 충격, 메르스 때보다 클 것”

중앙일보 2020.02.27 00:03 경제 2면 지면보기
코스피 지수가 다시 2100선이 무너졌다. 26일 오후 서울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마스크를 쓰고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 지수가 다시 2100선이 무너졌다. 26일 오후 서울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마스크를 쓰고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공포로 주가가 다시 급락했다. 26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26.84포인트(1.28%) 내린 2076.77로 마감했다. 전날 1% 넘게 반등하며 지수 2100선을 회복했다가 하루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26일 코스닥 지수도 전날보다 2.32포인트(0.35%) 떨어진 654.63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1.28% 내린 2076.77 마감
5년 전엔 한 달 안에 확진자 정점
코로나는 언제 진정될지 예측 곤란

안전자산을 찾는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달러값과 채권값은 크게 올랐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값은 전날보다 6.6원 하락(환율은 상승)한 달러당 1216.9원으로 마감했다. 시장금리의 지표가 되는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1.135%로 전날보다 0.036%포인트 하락(채권값은 상승)했다.
 
금융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선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와 비교하면 코로나19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더 클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5년 전 메르스 사태 때는 한 달 안에 확진자 수 증가 추이가 정점을 찍고 내려왔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아직 언제쯤 정점을 찍을 것인지 예측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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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메르스보다 치사율이 높은 것은 아니지만 감염력과 확진자 수 증가 속도가 빠르다. 이탈리아를 비롯한 전 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가) 사스보다 제한적일 것이란 초기의 분석은 성급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과 이달 초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중국 내 확진자 급증으로 중국 생산시설과 연계된 부품 공급망의 차질은 우려됐지만 국내에선 확진자 수가 제한적이었다. 덕분에 2118(지난 3일)까지 떨어졌던 코스피 지수는 2243(지난 14일)까지 반등했다. 증시만 놓고 보면 5년 전 메르스 사태보다 부드럽게 고비를 넘어가는 듯했다. 코로나19 사태에서 증시의 변곡점은 지난 18일이었다. 이날 이후 7거래일 동안 코스피 지수는 166포인트 떨어졌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경제 주체들의 심리적 악화가 실물경제까지 영향을 줄 가능성이 커졌다”며 “경제 성장률 같은 거시 경제지표뿐 아니라 주요 기업의 실적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심스러운 낙곽론을 펴는 전문가들도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참여자들은 이미 글로벌 경제 전반의 생산 차질과 소비 급감을 상정하고 움직이고 있다”며 “지나친 비관론보다 앞으로 정부 차원의 대응에 집중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나 정부의 코로나19 관련 대책 발표 등에 기대를 걸어볼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은은 27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 수준(현재 연 1.25%)을 결정할 예정이다. 당초 금융시장에선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견해가 우세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수 있다고 보는 전문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희망을 걸어볼 변수로 크게 세 가지를 꼽고 있다. 코로나19의 치료제 개발이나 확진자 수의 정점 통과, 정책 측면에서의 국제적 공조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확진자 수 증가 추세가 꺾이면 극단적인 공포 심리가 잦아들면서 일시적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 관건은 실물경제 측면에서의 후폭풍”이라고 말했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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