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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스피디아 3000명, 에어버스 2300명…실직 쇼크 시작됐다

중앙일보 2020.02.27 00:03 경제 2면 지면보기
“앞으로 떠날 직원이라면 그동안의 노고에 감사했다. 새로운 기회를 찾아 떠나는 안전한 여행을 바란다.” 세계 최대의 온라인 여행사 익스피디아 그룹은 25일(현지시간) 이런 내용의 e-메일을 모든 직원에게 보냈다. 3000여 명의 감원 계획을 통보하면서다. 전 직원의 12%에 해당하는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이다. 익스피디아는 e-메일에서 “일부 사업을 줄이거나 중단하고 조직을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여행·항공업계 코로나 직격탄
익스피디아, 손실 400억대 추산
전 직원의 12% 대규모 구조조정
에어버스도 독일·영국 등서 감원

“안전한 여행을 바란다”는 회사 측 언급과 달리 익스피디아 직원 여덟 명 중 한 명꼴은 전혀 안전하지 않은 길을 떠나게 됐다. 이들을 실직으로 내몬 원인의 하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이다. 익스피디아는 감원의 이유로 코로나19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파이낸셜타임스(FT)는 “코로나19 대유행의 영향”이라고 평가했다. 익스피디아는 코로나19로 인한 손실액을 3000만~4000만 달러(약 366억~488억원)로 자체 추산했다. FT는 “익스피디아를 비롯한 여행업계는 구글의 영역 침범, 코로나19의 확산이란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각국 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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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바이러스만큼이나 무서운 실직 공포를 몰고 오고 있다. 대규모 감원은 코로나19 확산의 직접 영향을 받는 여행·항공 분야에서 현실화했다. 지난 19일 항공기 제조업체 에어버스는 독일·영국·스페인·프랑스 등에서 직원 2300여 명을 내보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에어버스는 항공 수요 감소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 공세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다음 달 18일부터 에어버스에 부과하는 관세율을 기존의 10%에서 15%로 올리기로 했다. USTR은 유럽연합(EU)이 에어버스에 불법 보조금을 줬다는 것을 관세 인상의 이유로 내세웠다. EU는 즉각 반발하면서 대서양을 사이에 둔 미국과 유럽의 무역 갈등도 심해지고 있다.
 
‘세계의 공장’이자 아시아에서 가장 큰 소비시장인 중국이 코로나19로 흔들리면서 세계 경제 전반으로 불황의 공포가 퍼지고 있다. 선진 7개국(G7)에 속하는 이탈리아에서 수백 명의 코로나19 확진자와 10여 명의 사망자가 나오면서 유럽도 바짝 긴장하는 상황이다.
 
미국 뉴욕 증시는 지난 24일에 이어 25일에도 코로나19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5일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879.44포인트(3.15%) 내린 2만7081.36으로 마감했다. 지난 20일 이후 나흘간 주가 하락 폭은 2200포인트가 넘는다. 25일 나스닥 지수도 2.77% 급락하며 9000선이 무너졌다. 독일 프랑크푸르트(-1.88%)와 프랑스 파리(-1.94%), 영국 런던(-1.94%) 등 유럽 증시도 25일 일제히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26일 아시아 증시도 동반 하락했다.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는 전날보다 0.83% 떨어진 2987.93로 마감했다. 지난 19일에 이어 일주일 만에 다시 지수 3000선이 무너졌다. 일본 도쿄의 닛케이지수는 전날보다 0.79% 내린 2만2426.19에 거래를 마쳤다. 홍콩 항셍지수도 0.73% 내렸다.
 
안전한 투자처를 찾는 돈이 몰리면서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채권값도 급등(채권금리는 급락)하고 있다. 25일 미국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연 1.34%로 떨어지며 2016년 기록한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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