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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도전] 전 국민이 ‘짜파구리’ 요리사 ~ 호텔 룸서비스로도 즐겨요

중앙일보 2020.02.27 00:02 Week& 2면 지면보기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에서 작품상 등 4관왕에 오른 뒤 영화에 등장한 ‘짜파구리’도 덩달아 인기를 끌고 있다. 유통·숙박·외식업에서 ‘짜파구리 열풍’이 불고 있다. [사진 농심]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에서 작품상 등 4관왕에 오른 뒤 영화에 등장한 ‘짜파구리’도 덩달아 인기를 끌고 있다. 유통·숙박·외식업에서 ‘짜파구리 열풍’이 불고 있다. [사진 농심]

오스카 발 ‘짜파구리’ 열풍이 거세다. 짜파구리는 농심의 짜장라면 ‘짜파게티’와 봉지라면 ‘너구리’를 섞어서 만드는 요리다. 지난 10일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4관왕에 오르자 영화 속에 등장한 짜파구리도 덩달아 인기를 끌고 있다.
 

농심
기생충 열풍에 ‘호캉스 상품’ 유행
마트서 두 라면 함께 구매하면 할인
짜파구리+한우 세트 편의점에 등장

기생충의 오스카 수상 이후 마트 라면매대엔 짜파구리 코너가 생겼고, 마트는 이 두 라면을 함께 구매한 사람에게 할인해주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정육코너에선 ‘짜파구리용 소고기’가 별도로 판매된다. 한 편의점에서는 짜파구리+한우 한정판 세트를 내놓았다. 말 그대로 짜파구리 신드롬이다.
 
짜파구리 열풍은 대형마트·편의점 등 유통채널은 물론이고 숙박업계와 외식업계 등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특히 호텔가에선 ‘짜파구리 호캉스’가 유행하고 있다.
 
‘여의도 글래드호텔’은 스위트 객실에서 부챗살이 들어간 짜파구리를 룸서비스로 즐길 수 있는 ‘스위트 플렉스’ 패키지를 다음 달 말까지 선보인다. ‘여의도 메리어트호텔’도 짜파구리가 포함된 특별 패키지를 판매한다. 패키지 이용객은 스위트 객실에서 짜파구리와 맥주 등이 포함된 특별메뉴를 즐길 수 있다.
 
외식업계도 짜파구리 마케팅에 동참 중이다. 서울 광화문 고급 한우 레스토랑 ‘한육감’ 디타워점은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을 기념해 ‘한우 채끝 짜파구리’를 판매하고 있다. 레스토랑 대표는 “2인분에 한우 채끝살 140g을 넣고 별도 볶음춘장을 더해 영화 속 상류층 입맛을 재현했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유명 중식셰프 이연복씨가 서울 중랑구의 한 전통시장에서 김정숙 여사에게 전수한 ‘대파 짜파구리’도 화제다. 이연복 셰프는 기생충에 나온 짜파구리 인기를 설명하면서 “가격이 부담스러운 한우 대신 돼지목살을 넣고 대파와 함께 볶아 짜파구리와 먹으면 진짜 맛있다”며 자신만의 짜파구리 레시피를 소개했다.
 
농심 관계자는 “짜파구리의 인기는 오랜 경기불황에 중국발 코로나19 이슈까지 겹치면서 어느 때보다 소비심리가 위축된 요즘 소비자들을 다시 시장으로 불러내며 국내 경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짜파구리는 소비자가 취향대로 제품을 요리해 먹는 모디슈머(Modify와 Consumer의 합성어) 열풍의 원조다. 모디슈머들은 라면뿐만 아니라 다양한 식품 영역에서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짜파구리와 같은 소비 트렌드는 대중이 자발적으로 찾는 재미와 즐거움이 핵심요소”라며 “이러한 소비가 유행처럼 번지면서 경제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주고 있다”고 설명한다. 보다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소비자들은 구매를 일종의 게임으로 여기며 재미와 즐거움을 이용해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들은 자신들의 소비 행태를 SNS를 통해 끊임없이 공유·모방하며 확대 재생산하기 때문에 기업의 매출은 물론 다른 산업과의 컬래버레이션, 해외시장 수출 등 다양한 경제 영역으로 퍼진다는 분석이다.
 
서울대 소비자학과 전미영 교수는 “모디슈머 열풍은 우리 사회의 메가트렌드로 자리 잡았고, 이는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앞으로 더욱 가속할 현상”이라고 내다봤다.  
 
 
중앙일보디자인=김재학 기자  kim.jaih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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