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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명중 100명 감염, 첫 사망자는 42kg···대남병원선 무슨 일이

중앙일보 2020.02.26 19:26
청도대남병원 다인실에 환자가 누워있다. 코로나19 중앙임상위원회 제공

청도대남병원 다인실에 환자가 누워있다. 코로나19 중앙임상위원회 제공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숨진 12명의 확진자 중 경북 청도대남병원 정신과 폐쇄병동 입원자가 7명이나 된다. 폐쇄병동 102명의 환자 중 2명을 빼고 코로나19에 감염됐다. 79명이 여전히 그 병원에 남아있다. 은평성모병원 등의 입원환자가 감염된 경우 격리병동으로 이송됐는데, 대남병원 확진자 대다수는 일주일 가량 폐쇄병동에 남아있다가 26일 그 병원의 2층 일반병동으로 옮겼다. 음압병실(외부 공기가 빠져나가지 않는 특수병실)은 이들에게 꿈이다.
 
코로나19 주치의로 구성된 '코로나19 중앙임상위원회'는 26일 대남병원 현황을 일부 공개했다. 침대 없는 방바닥 다인실에 경증환자와 중증환자가 섞여 있고, 환자 이름표도 없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 따르면 19일 숨진 코로나19 첫번째 사망자(63)는 몸무게가 42㎏에 불과했다. 20년 넘게 폐쇄병동 생활을 한 환자였다. 이 단체는 "사망자가 20년 넘게 폐쇄병동에 갇혀 있는 동안 어떤 열악한 삶을 살았으며 얼마나 허약한 면역력을 지녔는지 가늠할 수 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청도대남병원 다인실에 환자가 누워있다. 코로나19 중앙임상위원회 제공

청도대남병원 다인실에 환자가 누워있다. 코로나19 중앙임상위원회 제공

대남병원 확진자들은 대부분 10년,20년 폐쇄병동 생활을 했고, 오랜 입원 생활로 인해 전반적으로 건강이나 영양 상태가 좋지 않았다. 가족이 없거나 있어도 거의 단절된 사실상의 무연고자가 많았다. 이렇게 평생 격리 생활을 하다 코로나19라는 감염병에 걸렸는데도 이들은 폐쇄병동을 벗어나지 못했다. 보건 당국은 당초 19일 첫 확진자가 나오자 중증은 서울의 국립정신병원, 경증은 부곡병원으로 옮기기로 했다가 2명을 제외한 100명이 확진되자 폐쇄병동에 통째로 격리하는 코호트 방식으로 바꿨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26일 성명서에서 "일반적인 원내감염이라면 코호트 격리할 수 있지만  청도대남병원 정신병동이 과연 코로나19 확진자에게 최선의 치료를 제공하기에 적합한 공간이었는지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지적했다. 이소희 국립중앙의료원 정신건강센터장은 "세계적으로 신종 감염병이 정신병동서 도는 걸 거의 못 봤다"며 "청도대남병원이 (다른 정신병원에 비해) 좀 더 열악했다. 침대도 없이 바닥에서 매트리스 깔고 생활했다. 대부분의 정신병동이 이렇지는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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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이 감염병 자체에 대한 치료와 더불어 정신질환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특성이 있어서 쉽게 단시간에 조치를 취하는 데 제한이 따랐다"고 말했다.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은 "수십년 간 사회에서 배제·분리되어 시설에 수용된 사람들에게 필요한 감염 대책은 또 다시 고립되는 코호트 격리가 아니다. 격리를 위한 격리가 아니라 의료적 호전이 보장되는 것을 전제로 격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건 당국은 그간 대남병원 상태에 대해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 환자 발생과 이송 정도만 공개했다. 확진 환자의 연령·질병·병실 구조·외출·외박 등의 기본 자료를 내놓지 않았다. 병원 측이 24일 심야에 외출 등의 자료를 내놨을 뿐이다. 
청도대남병원 다인실에서 의료진이 환자를 돌보고 있다. 코로나19 중앙임상위원회 제공

청도대남병원 다인실에서 의료진이 환자를 돌보고 있다. 코로나19 중앙임상위원회 제공

정신의학회는 "대남병원의 상황을 소상히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 정신질환 환자 가족의 마음이 매우 간절하다"며 "증상이 발생하면 전문의료기관으로 최대한 빨리 이송해달라. 국립정신병원 등에 내과 전문의와 의료진을 파견하고 장비를 확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청도=윤상언 기자 ssshin@joong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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